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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가는 오리 (2)

15. 오리 예찬론 2

2005.03.01 22:30

문학 조회 수:2042 추천: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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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잠시 몸을 말리기 위해 밖에 햇볕에 놓으니 그늘로 찾아 들어 웅크리고 있다가 다시 내 곁으로 다가온다. 다른 한 놈은 이 틀 먼저 나온 오리를 졸졸 따라 다니려고 안간 힘을 쓴다. 뒤뚱뒤뚱 잘 걷지도 못하고 다리는 넓게 벌어져서 딛지도 못하면서……
  “하나! 둘! 하나! 둘!” 박자를 맞춰 주면 뒤뚱거리며 잘도 뛰며 맞춘다.
  그렇게 땅 바닥을 딛는 것조차 신기한지 이리 갔다 저리 갔다 하며 때론 몸을 구르기조차 하는 것을 바라보면서 그래도, 세상 구경을 하는 새끼 오리인지라 내 딴에는 그 하는 짓이 귀엽기만 한 것은 어쩌질 못했다.
  “하루 종일 오리와 살 건가요?”
  퉁명스러운 음성으로 아내가 뒤에서 소리쳤다.
  “아니, 오늘 하루는 뜻 깊은 하루가 아니요. 이 놈들에게 물을 구경시키고 땅을 보여 주니 어찌 즐겁지 않겠소!”
  그렇게 애써 변명을 늘어놓는다.

  다시금 몸이 마른 보송보송한 새끼 오리를 물에 풍덩 빠트리면 정신없이 헤엄을 치는 것이 즐거워 어쩔 수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리곤, 그 넓은 그릇에 온통 돌아다니며 부평초를 먹고 물에 뿌려주는 사료를 주둥이로 걸러 먹는 것이 여간 대견한 게 아니었다.
  하루 밖에 안 된 놈은 밖에 나오면 오히려 뒤뚱거린 반면 물 속에서는 더 잘 놀았으니……



오리새끼가 세상을 처음 구경하는 것인지,
내가 헤엄치는 오리를 처음 구경하는 것인지 분간이 가지 않는다.
이토록, 물에 잘 노는 오리를 과연 누가 만들었을까?
난 단지 부화기에 알을 넣어 까게 한 것인데,
저들은 어떻게 저렇게 잘 헤엄치도록
태어난 것인지 정말 모를 일이었다.
모든 게 신기한 그들의 행동을 통해 세상을 처음 보고
물에 처음 들어가는 오리 새끼가 정말이지
가장 완벽한 수영 선수로서의 모양에
자못 위대함을 느끼기 조차 하는 것은 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