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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보드 4.0의 일기(日記) 이곳은 '제로보드 4.0'에 있던 내용을 추출하여 되올린 곳인데... 간혹 게시판의 하단 내용에 이상이 생긴다. 그렇지만 봉사로 있다가 무려 6년만에 다시 눈을 뜬 것만 같다. 또한 글을 쓰던 예전의 기억을 떠올려 볼 수 있어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 너무 기쁜 나머지 이정도만해도 과분한 것 같다.

7. 오리의 교미2

2004.11.15 21:17

문학 조회 수:3386



  모두가 똑같은 모양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또한 똑같이 잘 나는 것도 아니었다.  살아남기 위해서 그리고, 종족을 퍼트리기 위해서 본능적으로 오리들은 봄이 되자, 교미를 하고 알을 낳았다.
  일곱 마리, 남아 있는 것들의 치열한 각축전이 물 위에서 벌어지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서열이 있었고 암 오리들은 두목 오리가 있을 때만해도 그쪽으로 몰리더니 언제 그랬냐는 듯이 왕초 오리를 따라 다녔다.  대신 땡추 오리는 항상 뒤에 쳐져서 기회를 노리는 도둑놈 꼴이었다. 하는 작태가 어떻게 보면 눈꼴사납기까지 하다.

  아침에 처음 물 속에 들어가면 하는 행동이 교미였다. 교미하는 모양이 치열하다 못해 눈물겹기까지 하였다. 왕초오리를 향해 암오리들이 일제히 고개를 물에 저울질을 하듯이 방아찟는 것처럼 끄덕거리며 사랑의 춤을 추웠다. 둑 위에서 하천을 나아 내려간 일곱 마리의 오리들이 교미를 위해서 각축전을 벌이기 시작했다.  
  그 모양을 바라보면 이런 생각이 든다.
  ‘흠, 그 지칠 줄 모르는 교미의 본성과 미끌미끌 거리는 털의 윤기와 촉감 때문에 사람들은 오리가 몸에 좋다고들 하는 모양이다.’
  옆 집에서 몫을 빼는 노인네는,  
  “아침 식전에 일어나자마자 오리 알을 먹어! 다른 것 먹기 전에 말이지. 그럼, 그게 그렇게 정력에 좋다니까. 아니, 날 보라고 풍(風)에 대대로 단명(短命)한 집 안에서 이렇게 오래 살 수 있는 비결이 뭔지 아나? 바로 아침식전에 그 것을 먹기 때문이지.”
  하곤 했었다. 못 빼는 노인네가 입에 담고 늘 하는 말을 귀담아 듣지는 않는다. 그 늬는 또한 이런 소리를 덧붙이곤 했였다.
  나는 오리를 키우는 것이 알을 먹기 위해서야! 사람들이 알을 사러 찾아오면 하나에 오백 원씩 판다우..."
  저는 여태까지 머리털 나고 오리 알을 생으로 먹어본 적이 없어요!"
  어디 그뿐인가? 아내가 계란 프라이를 해도 입에 잘 대지를 않는다. 반찬에 항상 올라오는 오리 프라이를 거들떠보지도 않지만 냉장고에 불어나는 오리 알들을 가끔씩 방문하는 처남, 성만이네 그밖에 손님들에게 주면서 몸에 좋다고 입에 침도 묻히지 않고 말한다.
  "한 번 먹어 봐! 목구멍이 시원한 게 그저 좋지..."
  "그렇지만 비위가 상해서 영 못먹겠어요!"
  "약이라고 생각하면 먼들 못먹어!"
  "글쎄요? 제가 약을 좋아하지 않아서..."
  "흥, 지금이야 그렇지 좀 나이가 들면 몸이 부실하고 자연 약발 되는 걸 찾을걸세!"
  그렇게 넌즈시 말을 던지는 데 뜻이 있어서는 아니었다. 그저 되는대로 말하는 것이였다. 또한 자신의 몸이 어디 성치 않은 탓에 늘상 약제 얘기들을 늘어 놓곤 했던 것이다.
  "원체, 약발이지.... 이렇게 일을 하며 버텨내는 것도...(좀더 재미있게)에 좋다는데, 오리 알 좀 가져 가! 그리고, 정력에도 끝내 준데…….”
  그 말끝에는 나도 모르게 빙긋 웃음이 새어나옴은 어쩔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내가 경험자로서 그럴 말할 자격이 있는 것은 더더구나 아니었으니까.

  둑 위에서 그러는 동안에도 숫오리와 암 오리들의 춤사위는 한동안 계속된다.

  오리를 밖에 내 놓으면 하루 일과 중에 가장 먼저 하는 일이였다.
  서열이 먼저인 왕초 오리의 (왕초에 대한 설명 要) 주위에 네 마리의 암오리들이 빙글빙글 돌며 고개 짓을 한다. 방아를 찧듯 고개를 끄덕이며 몸을 비벼대자, 기다렸다는 듯 수놈은 암 놈의 뒷머리를 주둥이로 물고 훌쩍 올라타서 연신 뒤꼬리 부분을 맞대는 것이었다. 수컷의 몸무게가 실리자 암컷은 물속에 잠기면서도 모질 게 참는 듯 했다. 교미를 하는 동안에는 오로지 수컷만이 물 밖으로 비쳐 보일 뿐이다.                        
  뒷덜미를 물리고 등에 수오리를 실은 채 물 위를 둥둥 떠내려가면서까지 떨어지질 않는다. 꽁지 부분만이 요란하게 맞대려고 의도적으로 시도하는 수컷의 행동이 유별날 뿐이다. 그리곤, 집요하게 계속되던 행동도 불현 듯 멈추고 두 마리의 오리들은 이내 떨어져 버렸다. 일 분도 걸리지 않는 시각이다.  
  떨어져 내린 왕초 오리는 다른 암컷들을 찾기 위해 주위를 둘레둘레 살폈다. 그렇지만 기다리ㅣ에 지친 한 마리의 암 오리는 땡초오리와 함께 그 짓을 하고 있었다. 아주 몇 분의 사이를 두고 급히 이루워지는 관계와 그것을 경쟁적으로 벌리게 되는 숫컷들의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었다. 교미를 끝낸 암오리는 그제서야 목욕을 한다.(필자로서는 그 모양을 목욕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닭이 모래 위에 앉아, 다리로 날개 사이에 모래를 밀어 가며  온몸에 뿌려 목욕을 한다면, 오리들은 반대로 물속에서 물을 밀어 내면서 목욕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연신 입으로 무언가를 날개에 바르며 하나하나 깃털을 다듬고 고른다. 만약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몸에 물이 묻어 1분도 들어가 있지 못하였다. 그건 나중에서야 알았다. 욕쟁이 노인의 오리들을 봐서…… 땅에서 물 속으로 처음 들어 갈 때 그런 행동을 하지만, 아침에는 예외적으로 교미가 먼저 진행되었고 뒤 순위가 목욕이다. )

  두 마리의 숫 오리는 빼어난 자태를 뽐내고 있다.  머리부터 목 아래 부분까지 검은 자루를 뒤집어 쓴 것처럼 보이나 빛에 반사되어 보일 때는 붉은 비단 무늬도 났다. 빛의 굴절에 따라 영롱한 반사 무늬를 형성하여 눈부시다.  목 아래 부분에 대부분 흰 줄무늬가 목걸이를 두른 것처럼 끼워 져 있고 날개 쪽으로 흰 색과 검은 색의 조화가 확연히 돌출하고 목 부분과 배 부분에 갈색 무늬도 섞여 있다. 전반적으로 수놈은 무게가 더 나가고 덩치도 큰 편에 속했다. 나는 것은 덩치 탓인지 암놈들보다 잘 못 날랐다. 그러나 그중에서 서열 이 위인 땡추의 비상은 가장 길고 멋졌다.  놈은 나는 것에 완전히 터득한 모양이다. 나를 놀리는 것처럼 땅위로 내려앉는 것처럼 보이다가도 다시 하천으로 더 멀리 연장선상에 긴 곡선을 그으며 물 속에 들어가는 모습은 장관이었다.  나는 그 놈에게 갖은 애정을 기울이며 날아가게 하고 있다.  아마도 자유자제의 날개 짓은 왕초라는 놈에게 힘으로 밀리는 몸무게가 나가지 않는 탓이겠지만, 그렇게 잘 나르는 오리는 본적이 없었다. 깊은 애정을 갖고 바라보면서 언젠가는 그 놈을 서열 일 위로 올려놓을 생각이다. 그러나 현제는 계속 왕초에게 밀렸다. 왕초란 수놈들 중에 큰 놈을 내가 붙인 이름이다. 왕초와 땡추의 구별은 목 부분의 흰 줄무늬로 하는데 많고 굵은 놈이 왕초다.

  땡추는 교미를 하는데 늘 왕초한테 밀렸다. 그래서 왕초가 암놈과 교미를 하고 있는 동안에 재빨리 다른 암놈을 낚아채곤 하였다. 가만히 있을 왕초가 아니었다. 번개처럼 왕초가 자기의 볼일을 끝내고 암 오리 위에 올라가 있는 땡추에게 달려들어 주둥이로 위에 오른 수놈을 물어 쫒는다.
  재 볼 일을 다 하려다가 힘에 밀려 물 속에 곤두박질치고 급기야 뒤 쫒아 오는 왕초에게 꽁지야 나 살려라하고 달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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