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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보드 4.0의 일기(日記) 이곳은 '제로보드 4.0'에 있던 내용을 추출하여 되올린 곳인데... 간혹 게시판의 하단 내용에 이상이 생긴다. 그렇지만 봉사로 있다가 무려 6년만에 다시 눈을 뜬 것만 같다. 또한 글을 쓰던 예전의 기억을 떠올려 볼 수 있어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 너무 기쁜 나머지 이정도만해도 과분한 것 같다.

비들기 (3)

2008.05.19 17:23

문학 조회 수:3238



어떤 식으로든 제비들이 사라지고 있었다. 겨울을 보내기 위해 강남(베트남, 태국)으로 돌아 간 제비들이 돌아오지 않기도 했지만 병충해를 방지하기 위해 독한 농약을 대량으로 살포하는 현실에서 제비들은 결국 중독되었을 것이다.  .


  요즘의 농촌에서는 제비들을 보기가 어려웠다. 내가 어렸을 때 보아왔던 제비들을 찾아볼래야 볼수 없었으므로 시골에 사는 내게 어느 듯 제비들은 잊은지 오래였다. 전혀 보이지 않았으므로...

  그렇다면 그 많던 제비들이 모두 어디로 간 것일까?
  학자들은 제비가 사라진 것은 농약 때문이라고 한다. 제비가 겨울철을 보내는 태국, 베트남 등지에서 급속도로 현대화, 산업화가 이루워지고 농약으로 병해충을 방제하기 시작하면서 제비들이 사라지고 있다는 거였다. 병해충과 작은 벌레들이 제비의 먹이였으므로 고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니겠는가!
            
  굽이굽이 흐르는 하천에 올망졸망 모여 있는 전원적인 농촌마을이었던 외가의 처마밑에는 여러 개의 제비집들이 지어져 있었는데 마을에서 외떨어진 탓도 있었지만 집앞으로 지나가는 도로를 제외하고는 모두가 논으로 둘어 쌓여 있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유년기에 제비집을 장대로 쑤셔대었을 때 땅에 떨어져 내린 제비 새끼가 죽은 이후에는 어떻게 되었을까? 어미 제비들은 새끼들이 사라졌지만 결코 좌절하지 않았을 것이다. 집을 복구하여 다시 알을 낳고 부화를 하더여 다시 강남으로 돌아가도 늦지 않았으므로 다시 시작하였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환경적인 싸움에 있어서 오늘 날에는 저개발 국가의 극심한 오염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없을 정도로 절박한 현실로 인하여 희기 동물로 분류되어 전멸된 지도 모른다는 우려감까지도 느끼게 되었으니...

  과거 공해업소가 들어차고 하천은 중금속과 오염물질로 썩어가던 1980년대의 중화학 일변도로 급성장을 하던 한국도 환경에 대하여 무심했던 것처럼 태국, 인도, 베트남에서도 페수, 농약, 중금속으로 하천이 썩어가고 그곳에서 제비들은 삶의 터전을 잃고 죽어가고 있는 것이다.

  공장 천정에 집을 짓고 새끼를 부화한 비들기는 어떻게 된 것인지 돌아오지 않고 있었다. 그 기간이 길어지자 애타게 기다리던 새끼들은 영향을 받았다. 아무 것도 먹지 못하여 점점 기력이 없어졌고 병이 걸려서 한 마리는 결국 죽고 다른 한 마리는 어디고 갔는지 어제부터 볼 수가 없었다.

  어미 비들기가 새끼들을 포기한 것 같았다. 내가 벽을 타고 그곳 가까이에 다가가서 지켜보고 있는 동안 먹이를 물고 돌아오다가 깜짝 놀라서 달아 나는 것을 보았었다. 그렇다고 새끼들을 포기할 정도는 아니었다. 그 뒤에도 찾아 와서 새끼들을 보살폈으니까? 그런데도 이곳을 포기한 이유가 무엇 때문일까? 어미 비들기가 죽었던가 아니면 새로운 둥지를 찾았기 때문이었다. 다 큰 새끼들을 더 이상 키울 수 없을만큼 절박했던 현실에서 내가 알 수 있는 것은 인위적인 건물에서 제비처럼 살지 못하는 비들기의 차이점 같았다.  

  제비들은 인간과 공존하는 법을 알고 있었다. 반면에 비들기는 둥지가 인간에게 발견되면 과감히 포기하는 듯 싶었다. 성격이 급한 비들기였다. 매우 예민하여 사람이 지켜본다고 생각하면 둥지조차 접근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제비들은 달랐다. 사람이 바라보고 있는데 둥지로 다가왔으며 새끼들에게 젖을 먹이듯이 벌레를 먹였었다. 노랗게 주둥이를 벌리고,
"삐악, 삐악...."
  (새들은 새끼들이 모두 삐악하며 운다고 생각한다. 오리 새끼조차 그렇게 울었었다)

  기를 쓰며 울고 있는 제비 새끼들은 요란스러웠는데 그런 요란스러움은 당연했다. 왜냐하면 악을 쓰는 새끼들에게 어미가 더 많은 먹이를 물어다 주웠으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