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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보드 4.0의 일기(日記) 이곳은 '제로보드 4.0'에 있던 내용을 추출하여 되올린 곳인데... 간혹 게시판의 하단 내용에 이상이 생긴다. 그렇지만 봉사로 있다가 무려 6년만에 다시 눈을 뜬 것만 같다. 또한 글을 쓰던 예전의 기억을 떠올려 볼 수 있어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 너무 기쁜 나머지 이정도만해도 과분한 것 같다.

12. 꽈배기 12-2. 꽈배기(2) 1

2005.03.02 23:21

문학 조회 수:3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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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뒤로 돌아서서 의자에 앉았기 때문에 자세히 바라보지 않았던 상대를 마주 보자 그녀는 지긋이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먼저 맞선을 본 여자에게 너무나 실망을 하였던 내 눈에 돌연 화려한 술집 여자의 모습과도 같은 너무나 성숙해 보이는 여인이 앞에 앉아 있지 않은가! 얼굴에 뚜렷한 선이 있었다. 볼에 튀어 나온 광대뼈가 오히려 얼굴의 윤곽을 전반적으로 살려 무척이나 뚜렷한 인상을 풍겼는데, 가냘픈 입술과 눈가로 새겨진 가느다란 주름으로 보아 무척 나이가 들어 보였다. 10점 만점에서 점수를 매긴다면 대략 9 점 정도라고 할까. 아니, 10 점을 주고 싶다. 그 정도로 첫 인상이 좋았다. 하기야, 굶주린 늑대에게 고기를 주면서 육질이 어떠냐고 물어보면 뭐라고 하겠는가!
  '따봉, 따따봉이다!'하고 속으로 외치며 남자인 내가 부드럽게 물었다.
  "무엇을 시키시겠어요. 고모?"
  그제야, 웨이터가 다가와서 물었다.
  "무엇을 드시겠습니까?"
  "글쎄, 우리 뭘 마실까?" 하고 나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고모는 옆의 아가씨에게 묻는듯 싶더니 재차 말했다. 항상 달변인 그이였다.
  "이 봐요, 시원한 주스 좀 갖다 주세요!"라고 쾌활하게 주문을 하였다. 그리고 괘변을 늘어 놓는 것이었다.

  말이 많다고 하여 떠벌이라고 모친은 불렀다. 대단한 수단가여서 한번 말을 했다하면 찰거머리처럼 달라붙어 온갖 주접을 다 떤다고 핀잔도 했었다. 그만큼, 우리 친척들 모임에 약방의 감초마냥 끼어 할말 못 할말 다 하곤 하던 것을 몇 번 보았을 뿐 이렇다 할 왕래는 없었다. 우리에게는 5촌이었으니까. 그런데, 갑자기 중매를 서 준 것이다. 무슨 목적으로? 이상하게도 다른(딴) 뜻이 분명히 있는데, 그걸 모르겠다. 에라, 아무렴 어떻겠는가! 나의 생각은 어렴풋이 내막을 짐작할 수 있었다. 나에게 친분도 없으면서 이렇게 다정하게 나오는 데는 무슨 목적이
있었다. 아니면, 짐작컨대 소개해주는 상대가 다른 문제가 있던가?
  다른 문제가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자 상대를 더욱 자세히 바라보게 되었다. 어딘가에 분명히 정상이 아닌 곳이 있으리라는 전제하에…… 그렇지만, 아무리 살펴보아도 찾아 볼 수가 없다. 이제는 눈에 선명하게 익은 노란 옷의 여인이 내 눈 앞에서 모델처럼 보인다. 그리고 나는 이제 붓을 든 화가가 되어 새하얀 도화지에 그녀의 자태를 그리리라!
  "이 봐, 난 갈 테니까 너희들끼리 잘 해 봐라! 알았지? 그리고, 넌 재미있게 놀다가 늦게 와도 된다. 집에는 내가 애기 해 놓을 테니까 알았지?"
  "……."
  당고모는 여자에게 그렇게 말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출구로 나갔다.
  "고모, 안녕히 가세요!"
  나는 깍듯이 일어서서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하였다. 그러자, 고모는 손을 들어 V자를 만들어 확신시켰다.
  "저어, 우리 통성명이나 하죠. 저는 집오리라고 합니다!"
  "예, 저는 김 화원(金花元)입니다."
  그녀의 음색은 기어들어 가는 것처럼 약해서 특색이 있지는 않았다.
  "처음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아까 언뜻 생각한 건데, 그림을 그리고 싶도록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만……."
  "예? 그림을 그리셔요."
  "그림보다는 소설을 취미로 틈틈이 더 쓰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