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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보드 4.0의 일기(日記) 이곳은 '제로보드 4.0'에 있던 내용을 추출하여 되올린 곳인데... 간혹 게시판의 하단 내용에 이상이 생긴다. 그렇지만 봉사로 있다가 무려 6년만에 다시 눈을 뜬 것만 같다. 또한 글을 쓰던 예전의 기억을 떠올려 볼 수 있어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 너무 기쁜 나머지 이정도만해도 과분한 것 같다.



-그림은 레이어를 통하여 그림자를 넣을 것 -

1. 훈련소 입대와 그 무한한 변화에 적응하다.

  처음에 진해 훈련소 대략 삼 백명 정도의 젊은이들이 인산인해를 이루듯 훈련소 정문 앞에서 이별을 위해 마중나온 수많은 사람들과 이별을 아쉬워 하였다. 그리고 하나 둘 씩 정문을 들어서면서 모든 게 달라졌는데 그곳은 딴 세상이었다.

  우선 군복을 지급 받고 나자 두 구룹으로 나뉘어 졌다. 그것이 해상과와 상륙과로 구분되어 각기 다른 다른 소대장과 조교들을 통해 다른 생활을 시작한 것이다. 그 때부터 내 몸속의 육체와 정신적인 시계는 지금까지의 생활에 익숙해진 모든 것을 버리고 다시 적응하기 위해 생리적인 변화를 시작하게 된다.

  이질적인 군인 생활은 너무도 큰 변화였다.

  해상과와 상륙과는 축구를 하건 연병장에서 각계전투를 하건 서로 다른 부대로 구분되어 경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것은 병무청에서 지원 서류에 '해상과' '상륙과'로 구분을 한 것이었지만 매우 이례적으로 변하였다. 당시 병무청의 서류에 상륙과로 동그레미를 친 것에 불과한 것이 군대생활 전반에 관하여 커다란 영향을 준 것이다. 사실 군대에 들어오면 모두 같은지 알았었다. 정문을 통과하기 전까지만 해도 모든 입소자들이 같은 시간대에 입대하는 동기생들인지 알았다.

  정문을 통과한 직후 하늘과 땅처럼 서로 등을 돌리고 경쟁했으며 다른 길을 걷기 시작한 것이다. 만약 두 사람의 친구들이 함께 입대하여 서로 다른 곳에 편성되었다면 그들은 완전히 달라진 자신의 모습에 비애를 느낄지도 모른다. 참으로 다행인 것은 내가 친구가 없었다는 점이었고 19세의 나이에 무작정 지원하여 군대 경험을 하면서 많은 느낌을 받았다는 사실이다.

  입대 초기에는 내가 해병대에 입대한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었다. 훈련소에 입소하여서 달라졌는데 모든 것을 해상과를 이겨야만 한다는 사실뿐이었다. 어떻게 그렇게 사람이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을 19세의 나이에 이해한다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했다. 그 당시에는 모두 그렇게 훈련소에서의 생활은 무작정 따를 수 밖에 없는 자신보다 외부의 환경에 변화를 갖게 되는 것을 최고로 쳤다.
  모친은 내가 군대에 가는 것에 동의는 했지만 힘들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듯 싶었다.
  "훈련소가 가장 힘드니까 꿋꿋하게 버텨야 한다. 돌아올 생각말고..."
  나는 돌아오지 말라는 말에 대하여 그때까지도 몰랐었다. 군대에 입대하여 꿀처럼 달콤한 그 유혹에 빠져 버리지 않은 사실을 지금도 자랑스러워 한다.  
  "훈련이 자신에게 맞지 않고 불만인 훈련병은 언제든지 돌아가도 좋다! 다시 한 번 묻겠다. 돌아 갈 사람은 나와라!"
  "..."
  훈련을 받는 과정에서 낙오되는 사람은 다시 집으로 돌아 갔으며 그는 나중에 육군 영장을 받는다고 했다.  

  진해 훈련소는 해상과와 상륙과가 나뉘어져서 훈련소 내에서 구분되어졌다. 그런데 해상과는 상륙과와는 전혀 경쟁이 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렇게 전반기 훈련 4 주동안 우리들은 내내 해군들을 이겼으며 또한 후반기는 다른 곳으로 떠나야만 했다.

  후반기 훈련으로 진해 훈련소를 떠나 다른 곳으로 출발했다. 우리들은 진해역에서 야간 열차를 타고 출발하여 새벽녁에야 포항제철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2. 후반기 훈련을 위해 도착한 곳은 맘모스 같은 거대한 도시였다.

  모든 게 크고 웅장했으며 쇠를 녹이는 용광로에서 뻘겋게 불빛이 새어 나왔으므로 그것이 마치 거대한 육식 공룡이 웅장하게 서서 다른 공룡을 잡아 먹고 있으며 피를 토하는 듯 느껴질 수 밖에 없었다.

내가 포항제철에 대한 선입견은 그렇게 생각되어 졌는데 군대를 제대하기 전까지 상륙 훈련이던가 해군의 배를 타고 제주도로 전지 훈련을 나갈 때도 또한 포항제철 부두에서 기다렸던 것이다. 이 거대한 제철소는 정말 끔찍할 정도로 무서웠었다.

  처음에는 죽음으로 이르는 지옥의 불구덩이에 온 본 것처럼 시뻘건 쇠물과 붉은 불기둥 같은 것을 보면서 공포를 느꼈음을  실토하지 않을 수 없다. 야간에 도착한 포항 제철소는 공포 그 자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