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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보드 4.0의 일기(日記) 이곳은 '제로보드 4.0'에 있던 내용을 추출하여 되올린 곳인데... 간혹 게시판의 하단 내용에 이상이 생긴다. 그렇지만 봉사로 있다가 무려 6년만에 다시 눈을 뜬 것만 같다. 또한 글을 쓰던 예전의 기억을 떠올려 볼 수 있어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 너무 기쁜 나머지 이정도만해도 과분한 것 같다.

두 곳의 장례식 03

2007.08.15 09:03

문학 조회 수:3147 추천:3



출세가도를 달린다.
이미 정해져 놓은 당산이었다.
한 사람은 온갖 부귀와 권세를 거머쥔 대부호의 아들이다. 그가 걱정없이 크고 남부럽지 않게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자살을 한 동기야 어쨌튼 간에 실패한 인생임에 틀림이 없었다. 잔뜩 찡그리고 고통에 일그러진 처참한 몰골. 내장이 터지고 장기가 파열되었다. 12층 유리창에서 뛰어 내린듯 창문이 열려져 있고 얼마전에 쓴 유서가 책상위에 놓여져 있었다.

◆김윤규 사장에게 보내는 유서
명예 회장님께서는 당신이 누구보다 진실한 자식이었습니다,
당신이 회장 모실 때 보면 저희 자식의 한 사람으로서 부끄러웠습니다.
명예 회장님께서 원했던 대로 모든 대북사업을 강력히 추진하기 바랍니다.
당신 너무 자주하는 윙크 버릇을 고치십시오.
◆현대 임직원에게 보내는 것으로 보이는 유서
어리석은 사람이 어리석은 행동을 했습니다.
어리석은 행동을 하는 저를 여러분이 용서해주기 바랍니다.
◆부인과 자녀에게 보내는 유서
○○ 엄마.
모든 것이 나의 잘못입니다.
당신에게 모든 것만 남기는군요.
○○, ○○, ○○ 이 아빠를 용서하기 바랍니다.
어리석은 아빠를 용서하기 바랍니다.
나의 유분은 금강산에 뿌려주기 바랍니다.
○○야 오늘 보니 더 이뻐졌더군.
나 때문에 너의 생활이… 사랑해.
○○, 너를 볼 때마다 어른이 돼 가는 것을 느끼는데.
너는 굳건히 잘 살 것이야.
○○아 너하고의 사랑을 많이 보내지 못한 것이 후회 스럽구나.
○○ ○○ ○○, 엄마 잘 모시고 행복하게 살아라

~~~~~~~~~~~~~~~~~~~~~~~~~~~~~~~~~

다른 한사람은 평법한 소시민이며 초라한 장례식을 치루는 것이 다르다면 다르리라! 그러나, 알아주는 이 없는 초라한 빈소에는 두 혼이 머물렀다.
"너의 장례식은 보기보다 초라하구나!"
"그렇습니다. 열심히 살았는데 찾아오는 사람은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적습니다. 아내도 자식들과 앞으로 살아나갈 생각에 모질게 간소화 하였고요."
저승사자와 죽은 혼백이었다. 앞서 초호화판의 빈소를 순간이동으로 갖다온 두 혼백은 너무도 조용하고 차분한 병원의 지하 영안실의 분위기에 오히려 이상했던 탓이다.

그는 암으로 사망을 한 그 순간 체온이 꺼지기 전에, 혼이 몸 밖으로 나오는 중에 뜨거운 기운과 흰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 오르기 시작했었다. 앞서 대기업의 사장과는 대조적으로 3년간의 암으로 투병을 하는 중에 겨우 부지하던 목숨이 모질게 끊기는 순간이었다. 그는 생과사의 기로에서 오락가락하였는데 눈을 뜨면 현실이고 눈을 감으면 저세상이었다.
그곳에 이미 작고한 사람들이 자신을 손짓하였다.
"아들아, 어서 오너라!"
"여보...."
눈을 뜨면 현세에서 아내가 고통에 몸부림치는 자신을 지켜보면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암의 말기였다. 한 시간에 한번씩 오던 진통은 어느새 10분에 한번씩 엄습해 왔다. 그 때마다 이를 악물었던 신음소리를 토해내면서 괴로움에 몸부림치곤 했었다.
"아, 아!"
그의 입에서 절로 나오는 신음소리...
아내는 친척들에게 알리는 모양이다.
"오빠, 남편이 임종했어요!"
7남매의 아내에게 형제들과 자신의 형제에게 오후 1시경에 우선연락이 갔지만 그 뒤, 5시간 동안을 삶과 죽음의 뒤안길에서 목숨을 부지하였다. 뇌파를 측정하는 기계에 길게 직선을 그었다가 다시 이어서 진동을 하여 되살아 난 듯 싶었더니 결국에는 그 간격이 점점 멀어지고 나중에는,
"뚜....."하며 끊겨 버렸다.
"죽었어요!"
그렇게 의사가 말을 하였어도 체온은 계속 한 시간이나 남아 있었다. 그가 남긴 마지막 말은,
"집에 가고 싶어...."였다. 그는 숨이 끊기면서 혼이 밖으로 빠져 나왔는데 그 순간 자신의 죽음을 지켜보던 아내와 어린 딸의 곡성을 들었다.
"아이고, 아이고..."
앞서 설명한 사람과 다르다면 그는 결코 현세를 떠나고 싶지 않다는 사실이었다. 죽음이 경각에 달려 있는 그 순간에도 길고 긴 시간동안 목숨이 부지하였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