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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보드 4.0의 일기(日記) 이곳은 '제로보드 4.0'에 있던 내용을 추출하여 되올린 곳인데... 간혹 게시판의 하단 내용에 이상이 생긴다. 그렇지만 봉사로 있다가 무려 6년만에 다시 눈을 뜬 것만 같다. 또한 글을 쓰던 예전의 기억을 떠올려 볼 수 있어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 너무 기쁜 나머지 이정도만해도 과분한 것 같다.

영등포역에서...(7)

2007.10.19 17:28

문학 조회 수:2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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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숙자들 중에 두 사람은 격렬하게 싸움을 시작하였는데 오른쪽의 사내가 왼쪽에 있는 사내들 향해 주먹을 휘둘렀고 발로 찼다. 공격은 일방적이었다. 주위에 있던 노숙자와 나처럼 차량이 다닐 때를 기다리면던 몇 사람들은 모두 그 싸움을 바라보았는데 한 여인네가 비명을 지르면서 달아나듯이 후문 쪽으로 달려간 것을 제외하고는 그들 두 사람의 싸움은 누구에게도 제지를 당하지 않았다.

  나를 향해 다가오던 50대 사내가 재빨리 내 팔을 끌어 당기면서 말했다.
  "자, 이쪽으로 앉으시오!"
  "...."

  그가 지금까지 계속 나를 쫒아 왔었으므로 반감을 갖을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처음으로 상대가 내게 악의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는 매우 말이 많은 사내였으며 나 뿐만이 아니고 주위의 다른 사람들을 향해 시피를 거는 것처럼 말을 걸었다.
  "어이, 노인네가 이런 곳에 왜 와! 집에 얼렁 돌아가지!"
  "씨부랄... 네가 간섭해서 좋을 게 뭐야! 나도 너 꼬라질 보는것도 지겹다!"
  60대 쯤 보이는 노인은 개다리를 흔들며 앞에서 그를 향해 비아냥 거렸으므로 내게 다가오던 행동이 이제는 그쪽으로 향하는 것이었다. 그는 의도적으로 상대를 따라 다니며 괴롭혔던 것이다. 그렇지만 악의가 있어서도 아니였으며 태성이 그런 것처럼 보였으므로 나는 롯데 백화점 쪽에 내려온 샤터를 기대고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나를 향해 걸어오던 노숙자가 갑자기 다른 사람에게 방향을 돌렸으므로 내게 적의가 없다는 판단을 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러면서 그 노인네를 따라 다니면서 계속 괴롭혀 대면서 짖궂은 농담을 하자 상대는,
  "쳇, 제수없는 놈.... 다음에 보자... 나 간다!"
  "김 노인 잘가!"
  그들은 이곳에세 제법 안면이 있는 사람들이었지만 나이 차이가 많이 나 보였지만 서로 반말을 하는 것으로 보아 상대는 그것이 불만으로 상종을 하지 않겠다고 가버렸던 것이다. 그렇지만 두 사람은 만날 때마다 그렇게 옥신각신 하며 지냈을 것이다. 노인네 입장에서는 제법 힘이 있는 50대 남자에게 잘못 보이고 싶지 않아서 상대를 하지 않았다. 그리고 꾸짖는 말씨를 하면서도 심한 언사는 아니었다. 이런 두 사람을 쳐다보다가 내게 다가오면서 사진을 찍었다고 트집을 잡았던 방금전의 행동을 이해하게 되었다. 그는 그런 말투로 상대방의 약점을 잡고 조금이라도 빈틈이 보이면 무언가를 요구하는 행동을 취하였는데 그게 곧 효과를 가져왔다. 그 노인에게는 담배를 빌리게 되었고 함께 앉아 있던 중년의 아주머니에게는 음료수를 받게 되었다. 그는 나에게 쥐어 짜내서 무엇인가를 받아낼 속셈이었지만 조금도 흩으러지지 않자 다른 곳에 붙어 버린 것같았다. 이제는 노파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었는데 그와 나의 사이는 두 걸음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그 반대쪽에 누런 종이 상자를 깔고 앉아 있는 노파가 가방에서 병에 담긴 음료수를 꺼내 그에게 주웠던 것이다.
  "어머니, 어디서 왔어요! 괜히 우리 어머니 생각이 나서..."
  "그래... 나도 집 나온지 서너 달 되었어!"

  여자들은 이곳에 모두 몇 사람이 있었는데 모두 60대 쯤 보였다. 그녀들은 이곳저곳 흩어져서 잠을 자고 있다가 서로 깨워서 깔고 있던 종이 조각들을 줏어다가 비밀 장소에 감춰두는 것이었다. 또한 등에 매는 배낭을 모두 갖고 있었으며 그곳에 필요한 물품들을 챙겨서 넣어 두고 그것을 꺼내서 다른 사람에게 나눠주는 아량도 배풀었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노파들은 모두 같은 일행들처럼 보였다. 서로 깨우고 주위 정리를 함께 한 뒤에 가방을 맨 뒤에 함께 계단을 내려가기 위해 출구쪽으로 총총히 사라졌다.    

  두 사람의 싸움은 그러는 중에도 계속되었다. 그들은 불과 삼십대 초반의 비교적 젊은 모습이었으며 입고 있는 옷도 세련되어 보였다. 어떻게 보면 노숙자들 같지 않았지만 일행들같았다. 밖으로 뛰쳐 나간 여자가 일행으로 보이는 세 명의 사내들과 함께 나타났다. 그리고 싸움을 만류하기 위해 서로 반대편 사람을 끌어 당겼지만 그럴 수록 오른쪽 남자는 다시 뛰어 가서 주먹을 휘둘렀으므로 왼 쪽의 남자는 몇 차례 맞았다. 그리고 고개를 양팔로 감싼 체 허리를 구부린 체 일방적으로 맞기만 하였다. 오른 쪽의 사내는 기세가 등등하게 소리를 지르며 압도하였다. 그는 이곳에서 왕자처럼 보였다. 체격은 그다지 좋지 않았지만 날렵하였으며 머리는 뒤로 넘긴뒤에 무스를 발라서 굳혔다. 광택이 반짝거리는 뾰족한 구두와 멋진 검정색의 턱시도를 입었고 바지는 칼처럼 줄이 선 멀쑥한 차림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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