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지털 인쇄로 책을...

     ---리룩스서버컴퓨터 백업

  공개 자료실 

 文學위의 文學 출판사입니다. PDF로 전환하여 복사기로 책을 만듭니다. 자세한 내용은, '디지털 인쇄'에서 확인해 보세요!

제로보드 4.0의 일기(日記) 이곳은 '제로보드 4.0'에 있던 내용을 추출하여 되올린 곳인데... 간혹 게시판의 하단 내용에 이상이 생긴다. 그렇지만 봉사로 있다가 무려 6년만에 다시 눈을 뜬 것만 같다. 또한 글을 쓰던 예전의 기억을 떠올려 볼 수 있어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 너무 기쁜 나머지 이정도만해도 과분한 것 같다.

영등포역에서...(3)

2007.10.03 07:49

문학 조회 수:2882





.


  내가 영등포역에 무궁화호 열차를 타고 도착한 시각은 대략 새벽 4시 20분 정도였다.
  개찰구를 빠져 나오면서 평상시와 다르지 않을 거라는 점을 추호도 의심하지 않았다. 그것은 항시 사람들로 북적대던 대합실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합실 쪽은 모두 샤터로 막혀 있었고 개찰구에서 밖으로 나가는 통로에는 샤터가 하나 열려 있을 뿐이었다. 그 샤터 밖으로 나가면서 평상시와 다를 거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은 개찰구를 빠져나와 롯데 백화점과 영등포역과의 사이에 첫 발을 들이밀고 부터였다.  

'아, 이럴수가....있을까!'
  그곳은 진풍경이 연출되고 있었는데 크게 고성방가를 하는 사람, 서로 싸운는 사람, 벽에 붙어서 시체처럼 누워 자는 사람, 술병을 들고 술을 마시는 사람, 담배를 피우고저 여기저기 사람들에게 부탁하는 사람....  
결코 적지않는 노숙자들이 롯데 백화점 샤터가 내려온 벽쪽으로 빼곡히 누워 있었다.
  "드드득...드드득!"
  영등포역에 열려있던 샤터가 마지막으로 닫히고 나자 통로에는 이제 천정에서 희미하게 비치는 몇 개의 등이 켜져 있을 뿐이었다. 그곳에서 한 사내가 비명 소리를 질렀다.
  "억... 억!"
  "조용히 핸...마!"
  "네가 뭐야!"
  서로 상대방을 향해 비방을 하던 두 사람은 결국에 가까이 다가가더니 먼저 비명을 질렀던 사내가 뭣도 모르고 서있던 상대방에게 달려들어 멱살을 잡고 주먹으로 턱을 쳤다. 그러면서 그는 뒷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 상대방의 얼굴에다 대고 소리쳤다.
  "이거 보여... 왕년에 한가닥했는데 어디 덤벼 볼테냐, 이새끼야!"
  이런 경우에는 어김없이 욕지거리가 쏟아지기 마련이었다.
  나는 우두커니 서서 그 싸움을 바라보다가 주눅이 들었다. 구석진 곳을 비집고 들어가 앉아서 6시 까지는 잠을 잘 생각이었는데 그 그럴 마음이 사라졌다. 이 때, 좌측편에 있던 사람의 일행인 듯 보이는 몇 사람이 자리에서 일어나더시 두 사람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멱살을 잡은 사람을 뜯어 말렸지만 그는 여전히 상대를 원수처럼 달려 들기 시작하면서 더욱 날뛰기 시작했다. 발로 걷어차고 두먹으로 머리 가슴을 연신 쳤는데 좌측편의 사내는 꼬리를 내린 것처럼 고개를 숙인체 맞고만 있었다. 그러자, 한 여인이 비명을 지르며 일어섰다.
  '으악! 그만...해!" 소리치면서 통로의 후문쪽으로 뛰어 가기시작했다. 아마도 누군가를 불러오기 위해 찾으러 나선 모양이었다.
  나는 먼 발치에서 그들이 싸운는 모습을 보고 있었다. 노숙자들 모두 그쪽으로 시선을 모으로 바마보고 있었지만 싸움을 만리지 않았다. 그러면서 상대방을 향해 계속 때리던 사내가 제품에 지쳐서 이제는 연설조로 나왔다. 그 목소리는 잦았으므로 들리지 않았지만 그는 성난 모습으로 계속하여 상대방을 때리려고 했다.
  
  나는 목에 핸드폰 줄을 걸고 있었다. 무의식적으로 왼쪽 T 셔쓰에 핸드폰을 꺼내서 그들이 싸운는 장면과 맨 바닥에 누워 있는 사람을 찍었다. 그렇게 몇 장을 찍었을까 근거리에 앉아 있던 한 사내가 나를 향해 소리쳤다.
  "임마 너 누구냐?"
  "예..."
  "누군데 네 맘대로 사진을 찍어!"
  "이거, 어둔 곳에 찍어봐야 전혀 나오지 않아요..."
  핸드폰 카메라로 어두운 곳에서 사진을 찍으면 잘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그런데 그 사내가 나를 향에 굵고 강한 음성으로 내리깔면서 소리를 쳤으므로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옆의 다른 노숙자들이 일제히 험상궂은 얼굴로 나를 향해 마치 죽일 것처럼 노려보았다. 그 순간 나를 못마땅하게 여기던 굵은 목소리의 사내가 벌떡 일어서더니 성큼성큼 다가왔다.
  "이 새끼야, 핸드폰 좀 줘 봐!"
나는,
  '이곳에서 죽는구나!' 싶어 달아나려고 해도 발이 떨어지지 않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16 정동진 (3) file 문학 2007.11.05 3092
515 정동진 (2) file 문학 2007.11.01 3690
514 정동진 file 문학 2007.10.31 3679
513 글을 정리하는 중에... file 문학 2007.10.29 3265
512 경험 문학 2007.10.23 3325
511 컴퓨터를 새로 구입했다. (4) file 문학 2007.10.21 2971
510 영등포역에서...(7) file 문학 2007.10.19 2824
509 영등포역에서...(7) file 문학 2007.10.14 2837
508 영등포역에서...(6) 문학 2007.10.14 3366
507 용인에서... (2) file 문학 2007.10.09 2984
506 용인에서... file 문학 2007.10.09 2861
505 영등포역에서...(5) file 문학 2007.10.09 3340
504 영등포역에서...(4) file 문학 2007.10.09 2930
503 결제에 대하여... 문학 2007.10.06 2770
502 인터넷으로 맞춤법 검사 file 문학 2007.10.04 3744
» 영등포역에서...(3) file 문학 2007.10.03 2882
500 영등포역 신세계 백화점 앞의 버스 승강장에서... file 문학 2007.10.01 4117
499 영등포역에서... (2) file 문학 2007.09.30 3014
498 영등포역에서... file 문학 2007.09.30 3007
497 부산 밀양역에서 내려 시외버스를 타고 가려면... file 문학 2007.09.30 33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