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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보드 4.0의 일기(日記) 이곳은 '제로보드 4.0'에 있던 내용을 추출하여 되올린 곳인데... 간혹 게시판의 하단 내용에 이상이 생긴다. 그렇지만 봉사로 있다가 무려 6년만에 다시 눈을 뜬 것만 같다. 또한 글을 쓰던 예전의 기억을 떠올려 볼 수 있어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 너무 기쁜 나머지 이정도만해도 과분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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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 05:20
영등포역에서 밖으로 나왔다.
사람들이 중앙의 버스 차선으로 걷기 위해 횡단보도를 따라 걷기 시작하고 있었다. 횡단보도 신호등이 파란불로 바뀌었기 때문인데 나는 가방을 메고 한 쪽 손으로 노트북 가방을 든체 영등포역의 계단에서 내려선 뒤 뛰었다. 그렇지 않으면 지하도를 내려가야만 했기 때문이다. 중앙차선으로 신호등을 따라 횡단보도를 통과하여 받대편 보도를 걸을 수 있는 혜택을 누리게 되었으므로 사람들은 중앙에 놓여진 버스 승강장으로 가려고 하지 않고 의도적으로 영등포역에서 반대편 인도로 걷던가 아니면 그 쪽에서 이쪽으로 걸어왔다. 중앙차선이 낳게 된 새로운 풍경들이었다. 그 아래로 지하도를 이용하지 않게된 또 다른 이유였다. 나는 용무를 마치고 다시 영등포역에 돌아올 때도 이렇게 인도의 횡단보도를 이용하였다.

                          1
  신세계 백화점 맞은편의 버스 승강장에서
  '1번, 2번, 88번' 버스들이 그곳을 가는 것으로 노선표 중에 김포 누산리가는 버스를 찾았다. 그리고 승강장에에서 많은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진입하고 있는 차량의 행선지를 아직 밝지 않은 새벽의 희미한 공기 속에 찾았다. 많은 사람들이 버스에서 타고 내렸으며 승강장에서 서성였는데 그들의 모습은 영등포에서 보았던 노숙자들과는 사뭇 달라보였다. 노숙자들에게서는 흐물거리고 나약하며 병약한 폐인의 냄새가 났지만 이들은 삶의 원천적인 무게를 온몸으로 발산하며 목적을 갖은 사람들이라는 인식이 들었다. 그것은 방금까지도 영등포역에서 느끼던 지옥같이 처량하고 암울한 분위기가 아니었다. 목적을 갖고 있는 사람들로서 새벽에 일어나 직장으로 가는 사람, 산으로 등산을 나가는 50대의 남자들, 농장으로 일을 나가는 듯한 두 사람의 늙은 아낙네들, 그리고 경리 여직원으로 보이는 20대의 여성들은 계속 재잘되고 있었다.      

  영등포역에서 느꼈던 감정은 버스 승강장에서 이른 새벽부터 차를 기다리기 위해 나와 있는 사람들의 모습까지도 연장되는 것 같았다.
  일을 하기 위해 첫 차를 기다리는 사람들과 영등포역의 노숙자들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차이가 있었다. 그렇게 폐인처럼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생업을 중단한 사람들은 자선 단체에서 아침에 무료로 배식하는 한끼의 식사를 기다리는 것은 아니었을까?  

                         2
  여기저기 널부러진 사람들을 둘러보기 위해 한 바퀴를 도는 동안 그들은 한결같이 이곳에서 목적없이 잠을 자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아마도 이렇게 생활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을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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