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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가는 오리 (2)

2. 오리의 교미 2-1. 오리의 교미 5

2008.12.04 17:49

문학 조회 수:3168



 

 오리들에게 있어 교미의 본능은 너무나 크고 강한가? 봅니다. 수오리로서 왕초 오리와 땡추 오리는 누가 나은지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치열한 다툼을 지속했습니다.

  아침에 오리 장에서 하천으로 날아 내린 뒤로 서로 암 오리를 찾았습니다. 물론, 서열이야 왕초 오리가 가장 대장입니다. 그렇지만, 그에 질세라 땡추 오리도 교미에 있어서는 결코 뒤지지 않을 것입니다. 왕초 오리가 점박이 순이와 교미를 하는 동안에 땡추 오리는 검순이의 등에 올라탔습니다. 물론 본능적인 행위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힘이 넘쳤습니다.
  봄이 되자, 알을 낳기 시작하면서 오리들에게 커다란 특징이 생겼는데 그것은 서열 관계 이었고 수오리에게 사랑의 구예를 하는 암 오리들의 춤이었습니다. 좌우측으로 고개를 흔들며 수오리에게 몸을 비벼대는 구애(求愛)는 특별하였습니다. 자신의 등을 내 보이면서 계속하여 고개를 방아 찢듯이 절레절레 흔들며 수오리에게 몸을 기울이면서 소리를 내었습니다.
  “꽤-액……. 꽥!”
  짧고 계속되는 소리는 무언가를 달래는 어린 아이의 울음처럼 보채는 것처럼 들립니다. 그러면 기다렸다는 듯이 참지를 못하고 암 오리의 등에 훌쩍 올라타고는 꽁지를 비벼대는 것이었습니다. 뒷목을 털이 빠질 정도로 수오리는 부리로 물고 늘어지면서 등에 올라타서 꼬리를 맞대려고 움직이다가 잘못하면 등에서 미끄러지기 일쑤였습니다. 그만큼 물 위에서 교미를 하는 것은 어려웠습니다. 흐르는 물에서 암 오리는 몸이 꺼져버린 듯이 내려 안고 고개만 내민 체였고 수오리는 오히려 물 표면으로 올라온 상태였습니다. 때로는 물이 불어 둥둥 떠내려가면서도 그 짓을 했습니다. 짓이라고요? 아닙니다. 이것은 본연의 유전학적인 종의 보존이라는 엄연한 예술입니다. 제 2의 생명체를 위하여 서로 간의 유전자를 인식하기 위한 신의 계시지요! 너무 과장했나요? 아닙니다. 결코 과장 된 것이 아닐 겁니다. 오리들에게도 새끼를 만들 알을 생산하려면 어쩔 수 없지 않습니까? 대를 물려서 새끼를 만들어야만 하니까요! 그것이 신의 섭리이고 조물주의 지시였습니다.
  “너희들에게도 교미의 본능을 주겠느니……. 어쩌고저쩌고…….”
  그렇게 유전학적인 종족본능을 타고 났지 뭡니까?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지? 나요? 나라면 오리들을 지켜보고 있는 주인입니다. 어쨌든 이렇게 변명을 늘어놓지 않는다면 지금 오리들이 하고 있는 해괴한 짓거리를 무어라고 설명할 수가 없군요!

  이 때를 놓칠 땡추 오리가 아니었습니다. 힘이 부족하여 항상 교미에는 이렇다할 상대가 없었고 설령 왕초가 보는 앞에서 암 오리에게 접근할라치면 당장 쫓아와서 부리로 사정없이 물어뜯기 일쑤였으니까요! 그래서 왕초 오리가 다른 암 오리와 교미하는 순간을 노려서 자신도 다른 오리의 등에 올라타고 재빨리 일을 끝내려고 하는데 잘 안되는 모양입니다. 자꾸만 미끄러져서 실패를 거듭하는데 마침내 왕초 오리가 쫒아 와서 끌어당기는 바람에 더욱 힘들어 졌습니다. 하긴, 왕초 오리가 대장이었고 땡추 오리가 서열 이 위입니다만 지혜는 낫습니다. 하늘을 날아오르는 것도 당할 재간이 없고요! 그렇지만, 교미에 대해서는 머리보다 힘이 우선인 모양입니다. 항시 쫓겨 다니면서 겨우겨우 성사시키고는 멀찌감치 달아답니다.
  “너, 땡추 그만 내려오지 못해!”
  물속에 잠겨 있는 암 오리의 등 위에서 한참 재미를 느끼던 땡추오리는 눈앞에 다가온 왕초를 본 모양입니다.
  “아이고, 성님! 저도 재미 좀 봅시다!”하고는 애원을 합니다!
  “이 눔아! 그거야, 종의 법칙에 위배된다안하나? 힘센 자가 우선이다. 그 유전 인자를 또 물려받아야만 하고......”
  “그럼, 머리가 좋은 것을 물려받으면 되잖습니까?”
  “너, 자꾸 말시키겠어! 어여 내려 와라!”
  “참말로 너무 하십니다! 다섯 마리 암 오리들을 전부다 차지하시면 쌍 코피 터지십니다!”
  “잔말마고 썩 꺼지거라!”
  기어이 일이 터졌습니다. 먼저 일을 끝낸 왕초 오리가 벼락같이 소리를 치면서 땡추 오리가 있는 쪽으로 헤어 쳐 오지 멉니까?
  “아이구! 잡히면 큰일이지!”
  결국에는 땡추 오리는 암 오리 등에서 뛰어 내려 줄행랑을 쳤습니다! 그리고, 무리의 대열에서 뒤쳐져 쫒아 다니며 자신에게 기회가 오기만을 혹시 탐탐 노리는 것이었습니다.


  날아가는 모습에 의미를 두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요? 품위라고 할까요? 우선 닭은 높고 일시적이나마 담 같은 곳으로 쉽게 날아올라 갑니다. 작지만 빠르게 날개 짓을 하기 때문이지요! 그에 비한다면 우리들은 장거리 선수처럼 날개가 매우 큽니다. 그래서 갑자기 날아 올라가는 것은 쉽지 않지만 한 번 하늘을 오르면 아주 길게 날 수 있습니다.

  집오리가 하늘을 날아가니까 이상하다고요? 진짜로 날아갈 수 있습니다. 그것도 아주 능숙하게……. 맘먹고 날아가는데 이제 족히 몇 키로(Km)는 날 수 있고요. 만약에 우리들이 무리를 지어 다니는 습성만 없었다면 벌써 달아나고 말았을 겁니다. 저는 정말이지 날아가는 것에 일가견이 있다 말씀입니다. 자신 있다고요!
  “그래, 일순아! 너만 잘났고 우리들은 모두 못났다는 거냐? 너 혼자 독판 잘난 체를 하는구나!”
  얌체처럼 일돌이가 나섰습니다. 땡추 오리의 후예답게 잘 생겼습니다. 머리칼도 초록빛과 파란 빛으로 윤택이 번쩍거리는 것이 위엄이 서려 있답니다. 맨 앞에 앞장서는 것이 일돌이고요 그 옆에 빨갛게 나는 것이 바로 저랍니다.
  우리들 얘기, 오리가 지성, 감성, 품위가 있는 우아한 모습과 날아가는 자태에 왜 그렇게 정성을 들여 쓰려는 것인지 알 수는 없답니다. 그렇지만, 분명한 사실을 책으로 편집하고 그림을 엮어 나가기 위해서라고 추리는 할 수 있습니다. 그 때가 어서 왔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만 우리들도 세상에 알려 질 테니까요. 적어도 오리가 물에 노니는 것에 돌을 던지는 우를 범하지 않았으면 싶습니다. 왜, 사람들은 잘 날지 못하는 집오리가 하천에 놀고 있으면 돌을 던지는 것일까요! 제발 그런 짓을 하지 말아 주웠으면 싶답니다. 엄연히 우리들도 생명이 있는데…….

  “에 좋다는데, 오리 알 좀 가져 가! 그리고, 정력에도 끝내 준데…….”
  그 말끝에는 나도 모르게 빙긋 웃음이 새어나옴은 어쩔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내가 경험자로서 그럴 말할 자격이 있는 것은 더더구나 아니었으니까.

  수놈과 암 놈의 춤사위는 한동안 계속된다.
  그들 일과 중 가장 먼저 하는 일이기도 하니까?
  서열이 먼저인 왕초(왕초에 대한 설명 要) 주위에 네 마리의 암놈들이 빙글빙글 돌며 고개 짓을 한다. 방아를 찧듯 고개를 끄덕이며 몸을 비벼대자, 기다렸다는 듯 수놈은 암 놈의 뒷머리를 주둥이로 물고 훌쩍 올라타서 연신 뒤꼬리 부분을 맞대는 것이었다. 수놈 무게가 실리자 암놈은 물속에 잠기면서도 모질 게 참는 듯 했다. 교미를 하는 동안에는 오로지 수놈만이 물 밖으로 비쳐 보일 뿐이다.                        
  뒷덜미를 물리고 등에 수놈을 실은 채 물 위를 둥둥 떠내려가면서까지 떨어지질 않는다. 꽁지 부분만이 요란하게 맞대려고 의도적으로 시도하는 수놈의 행동이 유별날 뿐이다. 그리곤, 집요하게 계속되던 행동도 불현 듯 멈추고 둘은 이내 떨어져 버렸다. 일 분도 걸리지 않는 시각이다.  
  떨어져 내린 수놈은 다른 암놈을 찾고 먼저 암놈은 그제야 목욕을 한다. (필자로서는 그 모양을 목욕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닭이 모래 위에 앉아, 다리로 날개 사이에 모래를 밀어 가며  온몸에 뿌려 목욕을 한다면, 오리들은 반대로 물속에서 물을 밀어 내면서 목욕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연신 입으로 무언가를 날개에 바르며 하나하나 깃털을 다듬고 고른다. 만약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몸에 물이 묻어 1분도 들어가 있지 못하였다. 그건 나중에서야 알았다. 욕쟁이 노인의 오리들을 봐서…… 땅에서 물 속으로 처음 들어 갈 때 그런 행동을 하지만, 아침에는 예외적으로 교미가 먼저 진행되었고 뒤 순위가 목욕이다)


  두 마리의 숫 오리는 빼어난 자태를 뽐내고 있다.  머리부터 목 아래 부분까지 검은 자루를 뒤집어 쓴 것처럼 보이나 빛에 반사되어 보일 때는 붉은 비단 무늬도 났다. 빛의 굴절에 따라 영롱한 반사 무늬를 형성하여 눈부시다.  목 아래 부분에 대부분 흰 줄무늬가 목걸이를 두른 것처럼 끼워 져 있고 날개 쪽으로 흰 색과 검은 색의 조화가 확연히 돌출하고 목 부분과 배 부분에 갈색 무늬도 섞여 있다. 전반적으로 수놈은 무게가 더 나가고 덩치도 큰 편에 속했다. 나는 것은 덩치 탓인지 암놈들보다 잘 못 날랐다. 그러나 그중에서 서열 이 위인 땡추의 비상은 가장 길고 멋졌다.  놈은 날아가는 것에 완전히 터득한 모양이다. 나를 놀리는 것처럼 땅위로 내려앉는 것처럼 보이다가도 다시 하천으로 더 멀리 연장선상에 긴 곡선을 그으며 물 속에 들어가는 모습은 장관이었다.  나는 그 놈에게 갖은 애정을 기울이며 날아가게 하고 있다.  아마도 자유자제의 날개 짓은 왕초라는 놈에게 힘으로 밀리는 몸무게가 나가지 않는 탓이겠지만, 그렇게 잘 나르는 오리는 본적이 없었다. 깊은 애정을 갖고 바라보면서 언젠가는 그 놈을 서열 일 위로 올려놓을 생각이다. 그러나 현제는 계속 왕초에게 밀렸다. 왕초란 수놈들 중에 큰 놈을 내가 붙인 이름이다. 왕초와 땡추의 구별은 목 부분의 흰 줄무늬로 하는데 많고 굵은 오리가 왕초다.

  땡추는 교미를 하는데 늘 왕초한테 밀렸다. 그래서 왕초가 다른 오리와 교미를 하고 있는 동안에 재빨리 다른 암컷을 낚아채곤 하였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왕초 오리가 아니었다. 번개처럼 볼일을 끝내고 땡추 오리에게 달려들어 주둥이로 위에 오른 수놈을 물어 쫒는다.
  재 볼 일을 다 하려다가 힘에 밀려 물 속에 곤두박질치고 급기야 뒤 쫒아 오는 왕초 오리에게 꽁지야 나 살려라하고 달아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