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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가는 오리 (2)

2. 오리의 교미 2-1. 오리의 교미 2

2008.12.04 17:45

문학 조회 수:2535


 

아침에 처음 물 속에 들어가면 하는 행동이 교미였다.  
  ‘흠, 그 지칠 줄 모르는 교미의 본성과 미끌미끌 거리는 털의 윤기와 촉감 때문에 사람들은 오리가 몸에 좋다고들 하는 모양이다.’
  둑 위에서 하천을 나아 내려간 일곱 마리의 오리들이 교미를 위해서 각축전을 벌이기 시작했다.  

  “아침 식전에 일어나자마자 오리 알을 먹어! 다른 것 먹기 전에 말이지. 그럼, 그게 그렇게 정력에 좋다니까. 아니, 날 보라고 풍(風)에 대대로 단명(短命)한 집 안에서 이렇게 오래 살 수 있는 비결이 뭔지 아나? 바로 아침식전에 그 것을 먹기 때문이지.”
  옆집에서 못을 빼는 노인네가 입에 담고 늘 하는 말이 그 소리다. 자기는 오리를 키우는 것이 알을 먹기 위해서라는 둥, 사람들이 알을 사러 찾아오면 하나에 오백 원씩 판다는 둥, 해가면서 말이다. 그러나 나는 여태 머리털 나고 오리 알을 생으로 먹어본 적이 없었다. 아내가 계란 프라이를 해도 입에 잘 대지를 않는다.
  반찬에 항상 올라오는 오리 프라이를 거들떠보지도 않지만 냉장고에 불어나는 오리 알들을 가끔씩 방문하는 처남, 성만이네 그밖에 손님들에게 주면서 몸에 좋다고 입에 침도 묻히지 않고 말한다.(좀더 재미있게)

물빛에 비쳐 본 모습(날아가는 오리(童話)


  나, 일초 오리가 생김새에 대하여 지대한 관심 갖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은 무엇이겠는가! 우리들 대장격인 땡초가 내게,
  “넌 저리 가! 빙신 같은 놈이!”하고 성질을 버럭 부릴 때마다 의기소침하여 물러서면서,
  “그래, 넌 날 때부터 잘 났어! 음지가 양지되고 나도 쨍하고 해뜰 날이 있구먼.”하면서 뒤돌아서서 먼발치로 물어 나면서 항상 외톨이가 되고 말았습니다.

  행여 그것이 내게 무엇보다 도움이 되었던가 봅니다. 정말이지 이제는 그 당시의 기억에 대하여 가끔씩 떠올려 볼 때는 그게 모두 기쁨이었음을 깨닫는 것이지요. 이곳 시베리아의 매서운 바람은 익숙하지 않은 우리들에게 너무도 몸서리가 났습니다. 여기는 여름이라고 하지만, 고향의 겨울 날씨보다 춥답니다. 우리가 그리워하던 꿈의 세계임에는 틀림이 없었지만, 어디를 가도 빙산이 보였고 물속에는 온갖 종류의 물고기가 풍부하지요. 적어도 식량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그렇게 위안을 삼는다면 그게 어딥니까? 그런데, 오리들에도 나름대로 고향에 대한 회귀본능이란 것이 있지 않겠어요! 그것은 유독 사람보다도 더 하다고 봅니다. 태어난 곳으로 돌아가려고 하는 본능 말입니다. 철새라도 먼 지형을 찾아내고 또한 갈 수 있는 것도 어찌 보면 그런 맥락에서 일겁니다. 그렇게 외톨이로서 지냈던 것이 지금에 있어서는 무엇보다 이렇게 시베리아로 여행을 떠날 수 있는 바탕이 되었음을 부정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땡추 오리는 먹는 음식을 독점하여 먹었던 탓에 살이 너무 쪘고 몸이 비대해 져서 날지 못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너무 부자로 살고 영양가 있는 식사를 한다고 해서 좋은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기회를 타고 나지 못하는 운명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한 순간 우리들은 착각을 하였습니다. 우리가 자연에 동화되어 버릴 수 있다고……. 그렇지만, 그것은 우려였고 기우였습니다. 한낱 소망이었을 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였던 것입니다.

  우리들은 자연 앞에 무력했습니다. 아니, 인간 앞에 무력했다고나 할까요? 저는 날아가는 오리의 4대인 돌연변이 입니다만 어쩌다가 태어나서 목에 흰 테두리를 두르고 이상하게 잘 날게 되었습니다. 그것이 유전적이던 자연적이던 어쨌든 앞선 세대와는 전혀 다른 유전적인 변이를 가져오기는 했습니다만 그것이 인간과 다른 점은 우리들은 한낱 새 머리였던 겁니다.
  우선 겁이 많고 생각이 짧았지요!
  “이제 우리들 세상이다! 집에 돌아가면 무엇 하냐? 이렇게 가을이 되어 먹을 게 많아졌는데 주인인가 뭔가가 주는 적은 사료를 먹고 살기에는 충분하지도 않고 그것을 의지하여 살기에는 턱없이 부족한데……. 오늘 밤은 집에 들어가지 말자구나! 꽥꽥…….”
  “예! 혼날 텐데요? 꽥!”
  “혼난다고? 누구에게……. 쾌애애-액……”
  “우리 주인에게 혼나지 않아요? 아빠…….”
  이건 저의 말입니다. 그래도 우리들에게 대장이란 게 있으니까 그 말을 따르고 종속하여야겠지요. 무리란 건 어쨌든 그런 게 아니겠어요? 싫건 좋건 종속된 영역에서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 서로 함께 하는 것이니까요. 그런데 말씀이에요. 대장이라고 해서 다 똑똑하지는 않다는 말씀입니다. 오늘 바로 즉각적인 보복이 행해졌으니까요.
  노발대발한 주인은 아침부터 우리들을 찾아 헤매더니 결국에는 풀숲에 숨어 있었지만 발견되고 말았습니다.
  “훠이!”
  새를 쫒는데 공포가 최고입니다. 커다란 장대를 흔들어 대며 연신 큰 소리로 쫒는 시늉을 하는데 우리는 거의 숨이 넘어가는 줄 알았단 말씀입니다. 왜냐고요? 이젠 죽었구나. 싶었으니까요. 당장 끌려가서 맞을 겁니다. 보세요! 저 장대가 얼마나 긴지 개울을 첨벙첨벙 거리며 쫒아 와서 벌써 등짝을 후려치지 않습니까? 어젯밤 하루 밖에서 잠을 잔 결과가 벌써 나타났으니까요.
  “아야! 쾍쾍…….”
  등짝에 대나무 장대로 맞고 나니 정신이 번쩍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