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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가는 오리 (2)

1. 비상 1-2. 비상(飛翔) 1

2008.12.02 00:03

문학 조회 수:2118



 

해안가 소나무 숲의 야산을 축소한 듯한 전경이 아래로 끊없이 펼쳐져 보였다. 그곳을 바라보며 긴 날개짓을 펄럭이며 나는 날기 시작하였다. 자유자재로의 비행, 마음 먹은대로의 조정, 허공에 떠서 날개를 흔들며 날기 시작한 뒤로 지상에 내려다 보이는 세상이 축소판을 보는 듯이 내려다 보였던 것이다. 이 비행은 글러이더를 높은 곳에서 날리는 것처럼 떠서 긴 날개짓을 이따금 해대면 다시 솟구쳐 오르는 것이었다. 이렇게 날기 위해서 체중을 줄여야만 했었다. 그리고 마침내 지상 위에서 떠서 날기 시작하는 날부터 모든 시야가 하늘에서 내려다 보였으니...  

  나는 생각에서 돌아와 옆에서 나와 함께 날고 있는 오리를 보았다. 비행기에서 뛰어 내릴 때 오리를 함께 날렸었다. 비행 훈련을 함께 받았던 오리들이여기에 가능하였던 것일까? 긴 날개를 펄쩍이며 내 옆에서 날기 시작한 오리들은 하얀 날개를 퍼럭이며 점점 멀어져 가기 시작하였다. 막 뜨거워진 포화상태가 되었다. 그 때, 하늘 위로 일정한 거리를 두고 V자로 형성된 물체가 떨어져 내리기 시작하였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덜컥!”
  그것은 마치 튀긴 기름 위에 밀가루 반죽이 떨어진 것처럼 하늘 위로 길쭉하게 수놓아진 점들이 떨어져 내렸으며 용수철처럼 다시 튕겨져 올라갔다. 철탑에서(막타워) 뛰어 내린 군인들이 도르래에 매달려 하강하기 시작한 것이다.
  “일만, 이만, 삼만……, 예비 낙하산 하나, 둘…, 셋!”
  앞가슴에 배낭을 매달았는데 그것이 보조낙하산인 모양이다. 뛰어 내리자마자 하늘에서 배에 걸친 배낭에 낙하산을 끄집어내는 시늉을 하면서 몸을 V자 형태로 유지를 하는 것이었다.


   “쌔에-액…….”
  거대한 소음의 군용 비행기가 우리가 정렬해 있는 곳으로 미끄러지듯이 내려앉았다. 고막을 터트리려는 듯 요란한 ‘완 투 쓰리’(군용(軍用) 수송기의 이름)는 정열 해 있는 장소에서 불과 십여 미터 가까이로 바퀴를 타고 미끄러지듯 다가 왔다. 하늘이 찢어지는 듯한 엄청난 소리로 진저리를 칠 정도였다. 앞 뒤 사람의 말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는 무지막지한 소음.
  더욱 이륙하는 순간의 소음은 귀를 찢는 듯이 높았는데, 바퀴를 사용하여 장소를 옮겨가더라도 제트엔진은 가동한 체였다. 처음으로 타는 비행기였다. 그런데, 막연하던 생각과는 완전히 딴판이었던 것이다.
  ‘아, 이게 비행기구나! 제트 엔진을 항시 켜 놓는 특별한 이유가 무엇일까? 그것보다도 죽음에 대한 공포가 비행기에 대한 느낌을 공포와 두려움으로 떨게 하는 한 이유는 아니었을까? 공포를 가중시키는 또 하나의 요인은 얼굴에 나타날 것이지만 다행히도, 검은 칠을 해서 상대의 표정을 모르겠군! 그것이 처녀 낙하를 위한 필수적인 준비이기도 한 것일 테고……,
  얼굴의 검은 숫 칠만 아니었으면 비행기 소리를 듣고 새파랗게 질려 발작을 일으킬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모두 일어섯, 비행기로 올라간다. 실시!”
  “실시!”
  마치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처럼 무거운 걸음을 떼어 훈련병들을 통솔하는 소대장의 수신호를 보며 우리는 두 줄로 나누워 비행기는 꼬리 부분이 활짝 아래로 내려와 벌어진 곳으로 빨려 들어가듯이 걸어가기 시작했다. 열려진 동체 뒤 부분. 아가리를 벌린 거대한 내부는 온통 군용색의 딱딱한 쇠 빛이다. 그 안락한 승객을 위한 여행용 여객기와는 아주 딴판인 것이다. 엉덩이만 걸칠 수 있도록 선반이 양쪽 벽면으로 놓여져 있을 뿐이다. 아무 것도 가리지 않아 주름 관으로 둘러싸인 전선, 쇠 파이프 배관, 검은 유압호수 그 밖의 크고 작은 부품과 연결된 크고 작은 장치들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그것 때문에 방음은 전혀 되지 않는 듯 내부는 더욱 요란스럽게 시끄러웠다.
  동체 부분은 일반 여객기의 날씬함과 다르게 화물차던가 탱크, 대포까지 실기 위해 뭉툭했는데, 그 모양이 맹꽁이배처럼 크고 통통해 보였다. 단지, 동체의 위 부분의 얼룩덜룩한 위장 무늬가 군용기를 나타내고 있을 뿐이다. 페인트가 새로 도색이 되어 있을 뿐 구조 자체는 아주 노후화 된 느낌이 들었다. 이륙하지 못하는 교육용 비행기처럼…….

  비행기가 우리를 실은 시간은 단 몇 분에 불과 했다. 그렇게 무거운 완전 무장과 낙하산을 짊어 진채 기다린 시간에 비하면 너무도 짧고 간단했던 것이다. 그동안 비행기를 타기 위해 얼마나 많은 훈련과 연습을 했는지 모른다. 거의 1 개월 동안의 지상 훈련이었다. 아니, 그 3주 동안 입에 쓴 내가 나게 땅위에서 기었다. 마침내 오늘 비행기를 타는 데 죽으러 걸때처럼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24주(6개월) 간의 하사관 훈련 기간에 끼워져 있는 공수훈련은 가장 힘이 들고 어려웠다. 다른 모든 훈련과정들 일테면, 유격, 각계전투, 사격 , 50km 강행군, 그밖에 빼놓을 수 없는 게 야간의 비상 훈련이 있었지만 모든 것보다 더 지독한 게 있다면 바로 공수 훈련이리라!’
  땅으로 닫아 있던 꼬리가 이윽고 양쪽으로 분배되어 앉아 있는 우리의 시야에서 서서히 올라와 닫히기 시작하였다. 소대장은(우리를 가르치는 군의관을 형식상 그렇게 불렀다.) 연신 뒤에 서서 우리에게 손짓 발짓으로 무언가를 지시하곤 했지만 요란한 비행기 소리에 아무 것도 들리지 않았다. 단지 그 행동으로 무엇인가 짐작만 할 뿐이었다.
  뒷문이 닫힌 비행기는 이윽고 출발을 위해 활주로로 이동하기 시작하더니 비행장 끝부분에서 온 곳을 바라보며 선회를 했다. 이윽고 고막을 터트릴 정도의 요란한 제트 엔진 소리가 기내를 온통 소음 바다로 내몰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