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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욕쟁이 노인 (4)

2008.11.29 20:04

문학 조회 수:3894

 

이 곳 불이 난 뒤에 소방관들이 불을 끄기 위해 쇠꼬챙이로 불씨를 찾아 끄기 위해 마당은 온통 헤집어 놓았으므로 그야말로 전쟁통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불이 마당에서 나무로 번지기 시작할 때 알뜰이 아주머니가 신고를 하여 출동한 소방관들이 재빨리 껐기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으면 집까지 모두 탈뻔하였답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을 일거주 일투족 놓치지 않고 보았던 다섯 마리의 오리 새끼들은 욕쟁이 노인을 자신들을 길러준 스승과도 같이 생각했습니다. 태어나서 팔려온 곳이 이곳이었으며 중간까지 크는 동안 갖혀 지내게 되었지만 더 넓은 세계를 알지 못했지요. 보이는 것은 욕쟁이 노인의 일거수 일투족이었으므로 그런 생활이 정례화 되어다고 여겼습니다. 어쨌튼 세상은 자신들에게 이런 삶을 주워지게 한 것이라고 여겼답니다.
  그러나, 그 오리들의 삶은 작은 오리장에 국환된 삶이었답니다. 밖에서 들여다 본 오리집은 가관이었으므로 구역질이 날 정도로 혐오스러웠지요. 한 번도 똥을 치우지 않은 바닥은 똥으로 가득찼으며 그 아래쪽에는 파리들이 들끓고 구더기가 꿈툴대고 있었답니다. 또한 오리들은 환경이 깨끗하지 못하여 털이 빠지고 곰팡이가 슬어 마치 대머리처럼 머리와 몸뚱아리가 딱쟁이가 졌지요.
  "너, 봤어?"
  욕쟁이 노인의 오리들 중에 가장 힘센 욕심이가 둘째인 욕만이에게 물었습니다.
  "뭘?"
  "주인 아저씨가 술을 먹고 자던 걸..."
  "봤지! 술에 취해 안방으로 들어갔잖아!"
  "그런데, 언제 나왔지?"
  "나오긴 개뿔... 도망 갔지!"
  "도망을 가!"
  "그래, 주인 아저씨 잘하는 거 36개 줄행랑...."
  "....."
  그렇게 오리들은 수근대었답니다. 그런데 이 오리들은 욕쟁이 노인들의 사고방식을 그대로 물려 받았으므로 나중에는 오리들 세계에서 무법 오리라는 오명으로 살게됩니다. 이곳에서 탈출하게 된 것은 순전히 화재와 관계가 있었답니다. 그 화재로 인하여 욕쟁이 노인은 몇 일 숨어 지내게 되었고 그런 와중에 오리들은 갇혀 지내는 중에 더욱 쇠약해져서 죽기 일보직전까지 가게 되었답니다.
  욕쟁이 노인은 일제 강정히 일본의 압잽이였습니다. 그리서 해방후에 줄곳 숨어 지내야만 했었답니다. 그런 이유로 자기가 붙잡아 가뒀던 독립군, 위압부, 강재 입영자들이 어떤 삶을 살아야 했는지 잘 알았습니다. 그렇지만 언제나 쓰면 뱉고 달면 삼키는 약삭빠른 사람이었지요. 일제 강접기에 그래도 한 여성을 만나서 결혼을 했고 세 아이까지 낳았지만 그런 행복하던 순간은 해방과 함께 일장춘몽처럼 끝났답니다. 가족들을 내팽겨놓고 혼자서 숨어 지내게 되었으므로 떠돌이처럼 돌아 다니다가 겨우 이곳에서 정착을 하여 살았지만 언제나 가난함을 면하지 못했습니다.

  불이 나자, 자신의 화려한 전적이 만천하에 드러날까봐 달아나서 몇 일 숨었으므로 집 주인이 대신하여 경찰서와 소방서에 찾아가서 조서를 꾸며야만 했지요. 집 주인은 동네에서 알부자라는 사람이었습니다. 시내에 상가 건물이 한 채 있었고 여기저기 전답들이 많았으므로 쓸모 없는 산 중턱의 집에 대하여 신경쓰지 않으려고 했었답니다. 그러나 욕쟁이 노인이 그동안 너무도 지저분하게 살다보니 눈에 가지처럼 뵈였으므로 이 사건 이후에 매매를 결심하게 하였습니다. 욕쟁이 노인은 2년 뒤에 세상을 하직하고 이 집도 다른 사람이 매수를 하게 됩니다.     

  몇 일만에 나타난 욕쟁이 노인은 결국 오리들과 개들을 처분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곳을 뜨고 자식들이 있는 서울에서 산다고 했지만 사실은 신장에 이상이 있어서 치유를 위해 병원에 찾아가는 것이었랍니다. 80세의 연로한 나이에 신장이 나쁜 것은 결국 암으로 번졌으므로 시한부 인생을 통보 받았지요.
  "길어봐야 1년 살겠습니다!"
  "어디가 나빠서... "
  "신장이 정상이 아닙니다. 암으로 번졌어요!"
  "그럼, 죽는단 말입니까?"
  "수술을 해도 몇 년 연장을 할 뿐이데..."
  "그럴 돈이 어딨어, 씨팔!"
  "예!"
  욕쟁이 노인은 그렇게 대화를 하는 주에 욕지거리를 하였으므로 의사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노려 보았습니다.
  불이 나자, 노인네는 딸네집에 가서 몇 일 기거하다가 몸이 이상하여 병원에 들렸던 것입니다. 욕을 한 것은 결코 의사에게 한 말은 아닙니다. 자신의 신세가 항상 불행하여 넉두리처럼 입에 배였던 것이지요. 또한 사형 선고를 받은 것처럼 착찹하였지만 받아 들일 수 있었답니다. 살만큼 살았다는 자포자기 심정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