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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욕쟁이 노인의 오리들

2008.11.29 19:54

문학 조회 수:4035



  욕쟁이 노인이 언제부터 이곳에 살게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폐가처럼 되어 버린 집에 혼자서 기거하고 있는 탓에 거지들이 사는 곳처럼 잡다한 쓰레기와 쓸모없는 나무를 쌓아 놓아서 혐오감이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하루의 일과 중에 아침 저녁으로 자전거 뒤에 원형 통을 실고 음식점에서 나오는 짠밥을 실어 날라다가 개들에게 먹였습니다. 동네의 가장 뒤 편 언덕 위에 사는데 넝마처럼 판자로 집과 울타리를 막아 놓았습니다. 개밥을 끓이면서 나오는 연기와 불로 그을리고 탄 것이 드러나 보였답니다. 겨울철에 외벽에 둘러쳐진 비니루가 겉어내지 않아 찢기고 너덜거렸으며 마당에서 피워 올린 연기로 그을려서 처마와 벽면들이 검은 색으로 그을려 숲속에 외따로 떨어진 귀신 나오는 집 같았습니다.  땔감으로 나무를 들고 가서 곳곳에 쌓아 놓았으며 정리가 되지 않은 각종 쓰레기들이 여기저기 뒹굴어 다녔으므로 혼자 사는 노인네의 집에는 아무도 찾지 않았을 것 같았습니다. 어둡고 검으칙칙해 보이는 집안의 분위기와 뒤편으로 아름드리 참나무 숲이 진영을 이루듯이 주위를 둘러 싸고 있었지요.  
  욕쟁이 노인은 그곳에서 개들을 여러 마리 길렀답니다. 빈 개집중 하나에는 새끼 오리를 다섯 마리 사 다가 넣어 두웠는데 한 번도 밖에 나오지 않고 그릇에 물과 먹이을 넣어 주웠으므로 불결하여 털에는 곰팡이가 슬고 버즙이 피어습니다. 오리라고 볼 수도 없을 정도로 털에 묻은 음식물 찌꺼기들로 인하여 썩고 곰팡이가 슬러 마른 버즘과 딱쟁이가 덕지덕지 붙어 있었지요.    

  욕쟁이 노인에게는 아들이 하나 있었는데 마흔 살이나 되었지만 장가를 가지 않았습니다. 같이 살지는 않았지만 가끔씩 찾아와서 낡고 털털거리는 오래된 갤로퍼 차량의 뒤문을 열고 언덕을 오르내리면서 욕쟁이 노인이 재배한 채소와 과일을 실고 가곤 했답니다.  마치 거머리처럼 젊고 튼튼한 체구의 아들이 욕쟁이 노인네 집에서 먹거리를 갖고 나오는 것을 보면서 동네 아낙네들은 흉을 보곤 했습니다.
  "흠, 고슴도치도 제 새끼가 예쁘다더니.... 그렇게 욕심을 내며 개를 키워 번돈과 과일 야체를 팔아 모은 돈을 주고 손수 재배한 채소를 줄까몰라!"

  이런 형국의 앞과 뒤과 바꾼 모습을 사람들 눈에는 이상하게 보인 것입니다. 차량에서 실어 나르는 것은 욕쟁이 노인네가 조금씩 준비한 것이었지요. 그렇지만 주차한 차량에서 실고오는 것은 전무하였으므로 일방적으로 주기만 한다 싶어서 아주머니 눈에는 불상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한 것이지만 이 거머리같이 생긴 남자는 언제나 주위의 이목에 전혀 개의치 않는 것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