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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마리의 괴물들

2010.12.22 09:57

文學 조회 수:16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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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때, 지상에서 검은 구름 같은 흑색의 안개가 소리 없이 움직였습니다. 세 개의 덩어리를 형성하고 이따금 멈췄는데 그때마다 여섯 개의 눈이 반짝하며 빛났습니다. 살아 있는 물체처럼 움직이고 속삭이는 소리를 내면서 저희끼리 말을 하던가, 신호를 보내는 것이 아니겠어요? 그럼 잠시 그 검은 물체들의 말소리를 들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왼쪽에 있던 대장이라는 가장 큰 괴물 그림자가 먼저 말합니다. 이 괴물은 유난히 무서운 형상이었습니다. 불가사리처럼 다섯 개의 팔을 뻗어서 아무것이나 잡고 다녔습니다. 장막괴물이라고 불렸는데 한 번 지나간 자리는 이상하게 검은 형상이 묻어납니다. 흡사, 불에 탄 것처럼 그을린 자국이 나무, 풀, 땅 위에 남게 되는 것으로 그 자리를 흡혈한 것 같았습니다. 이 괴물은 지구의 생명체가 아닌가 봅니다.
  “지금 어디 오고 있어?”
  “세천 고개를 넘었다고 합니다.” 하고 오른편에 있던 다른 그림자가 말했습니다. 이 괴물도 이상하게 생겼답니다. 길고 가느다랗게 몸을 자유자재로 만들어서 뱀처럼 높은 나무 등걸을 타고 오르기도 하는데 몸이 유연했습니다. 지상, 물, 나무 등을 가리지도 않고 미끄러지듯이 타고 다닙니다. 그래서 더욱 눈에 잘 띄었습니다. 이 괴물은 소리도 없이 기어다니면서 미끄러지는 것처럼 한번 휘감은 나무껍질을 벗겨 내 뒤에 그곳에 빨갛게 생긴 촉수를 박고 흘러나오는 즙을 빨아 먹고 있었어요. 또한, 중앙에 있는 붉은 색채를 띤 괴물을 볼까요? 몸에서 항시 불과 같은 붉은빛이 감도는 것으로 이들 중에 가장 무서워 보였답니다. 이글거리는 불꽃은 산을 모두 태워 버릴 것처럼 넘실거렸다가 봄에 산불을 곧장 냅니다. 그래서 전쟁 중에는 불괴물이라고 불린답니다. 침묵을 깨고 불가사리 괴물이 입을 떼었습니다.
  “우린 이번 계획을 여러 번 시험해 봤는데 모두 성공했다. 앞서 다른 자동차가 이곳에서 사고를 났던 것처럼 지금도 성공하면 좋겠는데…….”
  “성공하지 못하면 우린 그대로 죽습니다!”하고 뱀괴물이 말을 받았네요.
  “그래, 반드시 성공해야지!”
  “이참에 큰 공을 세워서 악마님의 마음에 들게 되면 장막괴물님도 그만큼 인정을 받을 테니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 아니겠어요?”
  “허-쭈, 웬 사탕발림?”
 
  장막 괴물이 그렇게 말하자, 앞서 대화를 주고받던 두 괴물이 이구동성으로 놀라워합니다.
  “사돈 남 말 하고 있네!”
  그러자, 불 괴물이 화가 나서,
  “왜 나라고 문자 쓰지 말라는 법 있어요?”
  “허, 그게 아니고……, 있잖아…….”
었습니다.
  “그래, 그럼, 기다리고 있어! 준비는 완벽하게 끝내고 뱀괴물이 마지막에 남아서 도로의 물기에 얼음을 뿌리라고!”
  “옛-썰!”
장막괴물과 뱀괴물이 서로 맞장구를 칩니다. 둘은 아무래도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뜻밖에 불괴물이 외톨이가 되어 멀찌감치 떨어져서 상황을 지켜보았으므로 모든 게 앞에 있는 두 괴물이 역모한 계획이기도 했습니다.
  “온다!”

  산자락에서 봄에 쫓기던 겨울이 이들 귀신이 모여 있는 계곡 쪽을 바라보면서 미소를 지으며 V자 형태로 검지와 중지 손가락을 들어 보였습니다. 귀신들은 악마의 부하들이었으며 겨울과는 사촌 형제들이었습니다.
  “OK”
  괴물들은 자신들이 있는 숲에서 겨울과 신호를 내보냈습니다. 그들 괴물과 겨울 아저씨의 계획을 아마도 봄 처녀는 모르는 것 같았습니다. 여전히 산자락을 돌아다니면서 잠들어 있는 식물과 동물들을 깨우러 다녔으니까요. 이때, 괴물들은 겨울 아저씨와 신호를 보내고 나서 계획을 진행하기 위해 바로 위험지역으로 보이는 계곡과 도로가 인접한 습하고 차가운 음지로 이동하여 카운트다운에 들어갔습니다. 그들이 있는 바로 앞에는 겨울 아저씨가 지나가면서 만들어 놓은 빙판이 도로에 깔렸었으므로 숨죽여 기다리기만 하면 되었지요.
  “1킬로미터, 500미터, 100미터…….”
  “1미터……, 됐다!” 하고 마지막으로 소리치자 화물차가 지나갔고,
  “휙!” 하며 장막괴물이 물을 뿜어 대었습니다. 그리고 뱀괴물이 바람을 불어서 그것을 얼렸습니다. 빙판길이 하얗게 생겨났습니다. 찰나의 순간에 모든 것을 진행하였습니다. 그래서 그들 괴물은 ‘성공했구나!’하고 착각을 합니다.

  이 순간을 기다렸다는 듯이 하늘 위에서 기러기들이 일제히 울기 시작했습니다.
  “끼루룩, 끼룩!”
  그 소리를 듣고 봄 처녀는 이곳으로 휙 다가왔습니다. 얼마나 빠른지 전광석화와 같았습니다. 그리고는 따뜻한 바람을 계곡 아래로 내려 보냈답니다.
  “헉!”
  이때, 1톤 화물 차량은 검은 그림자가 다가와서 도로에 하얗게 빙판길로 도배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순간적으로 바퀴가 헛돌기 시작하면서 우측 편의 계곡 쪽으로 추락하려고 방향을 틀어서 달려가는 것을 알고 반대쪽으로 핸들을 틀어서 방향을 바꾸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차량은 순간적으로 제어되지 않았습니다. 절벽으로 떨어져 내릴 것 같은 아찔한 순간이 환상처럼 눈앞에 펼쳐집니다.
  “어-어! 차가 왜, 이러지…….”
  “빠아-앙!”
  그때, 그 계곡으로 터널을 통화하려는 열차가 달려오면서 기적을 울리며 경고를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만약 차량이 미끄러지다가 좌측으로 방향을 틀면 절벽으로 떨어지면서 열차가 지나가는 굴 앞으로 떨어져 내리려는 순간이었습니다.
  “끽!”
  갑자기 미끄러워져서 차량이 중심을 잃자, 운전자가 급브레이크를 밟았습니다. 요란한 브레이크 소리가 들려오며 차 안은 순간 등골이 오싹할 정도로 긴장감이 들었고,
  “어, 어……, 왜, 이러지요!”
  “아빠, 조심하세요!”
  가족들이 모두 타고 있었으므로 그의 아내와 딸이 위기를 느끼고 소리쳤습니다. 자칫하다가 차량이 중심을 잡지 못하고 중앙선을 가로질러 기차가 터널로 들어가는 벼랑 아래로 추락하려고 차량은 핸들을 틀지 않았는데도 우측으로 쏠렸지요. 위기를 느낀 운전자가 핸들을 본능적으로 좌측으로 틀자, 급선회를 시작하네요.
  “휙!”
  따뜻한 바람이 불어오더니 차량이 미끄러지던 바퀴를 뜨겁게 달궜습니다. 그러자,
  “끼-이익!”하면서 브레이크 소리가 들려오고 차량은 반대 차선으로 향하다가 다시 방향을 바꿔서 정상적으로 돌아왔습니다. 이때 놀란 것은 찰나의 순식간이었으며 차량은 움직거렸을 뿐이었지요. 아주 짧았으므로 아무도 그것이 위기였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봄 처녀가 재빨리 다가와 얼음을 녹이고 빙판길을 물로 바꾸었으므로 바퀴는 다행히 미끄러지다가 바닥에 접지하면서 정상으로 돌아왔고요. 차량이 지나간 도로에는 얼음이 깨지고 바닥이 드러났으며 선명한바퀴자국만이 남았답니다. 아찔한 순간을 모면한 것이지요. 한겨울에 사고가 자주 나던 음지였으므로 눈이 녹으면서 언덕에서 물기가 흘러들면 도로가 빙판으로 변하는 매우 위험한 곳이었는데, 다행히 빙판이 부서지면서 작은 알갱이가 되고 더러는 물로 변하여 차바퀴가 미끄러지지 않았던 것이지요.
  “어이구, 아까워라!”하고 안타까운 듯이 기회를 놓친 괴물들은 재빨리 사라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