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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출장

서울 출장으로 인하여 얼마나 많은 곤란을 당하여 왔던가!그렇지만 그곳에 내가 그동안 알고 지내던 많은 이들이 생활하고 있었다. -통일 전망대 앞에서... -

서울 출장 (100)

2009.03.29 15:00

文學 조회 수:3118

 Noname1087.jpg
  지금 시각은 오전 0530.
  김포의 W.J라는 공장에 출장을 나가려고 옥천역에서 기차를 기다리고 있다.

  그곳은 어떤가! 사장과 공장장의 관계는 무척 돈독한 듯싶었다.
  “내게 다 주마! 열심히 하면 되지 않겠어? 네 일이라고 생각하고….
  사장은 80세를 바라보는 노인이었다. 그렇지만, 말년에 젊은 여자와 바람을 피워서 그만 신세가 조금 뒤틀려 버렸다. 조강지처인 아내는 두 아이를 낳고 공장에서 경리 겸 안방마님으로 조금도 손색이 없이 잘해냈지만, 남편의 외도 때문에 순식간에 모든 것을 버렸다. 아니 버린 것이 아니고 일을 놓았다는 편이 맞으리라! 공장은 두 개 동으로 나눈다. 앞 동은 다른 공장으로 세를 놓았는데 그쪽에서 나오는 월세를 그녀가 생활비로 차지하고 승용차를 타고 다니면서 개인적으로 편하게 지내는 듯싶었다.
  “나 이제 공장 손 떼고 놀러다니며 이렇게 재미있게 살아요!”
  언젠가 한 번 보았을 때 그렇게 한가한 목소리로 말하는 것이었다.
  ‘공장의 일은 이제 손을 놓고 무얼 한단 말인가!’
  내가 이 늙은 부부에게 느꼈던 선입감은 아주 지랄같이 바뀌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80세가 넘는 늙은 노부부의 생활은 그다지 고단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다른 사람의 모범이 되지도 않았다. 어쨌든 여자가 공장에 관여하지 않는 탓에 모든 것은 노인이 운영할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종업원은 항상 너덧 명씩 필요했다. 그리고 자주 바뀌었으며 그중에 K라는 사람이 들어오면서 주종관계가 성립되고 마침내 안정이 된 듯싶었다.

  “몇 사람이 일합니까?”
  내가 도착하자마자 공장장에게 물어보았다.
  “다섯 사람인데…. 여자가 둘, 운전기사 하나, 재단사 한 명 그래요!”
  그도 안양에서 출퇴근한다고 했었다.

  공장장은 사장에게 나름대로 충직하였다. 그만큼 순종하는 사람을 만난 적이 없었지만, 한가지 흠이라고 하면 술을 잘 먹고 지혜가 부족하여 사장으로서는 잘 만난 듯싶었지만 그래도 그 부족한 점에 대하여 나름대로 설득을 해보려고 했지만, 천성이 그렇게 된 것을 어쩌지 못하여 더는 거론하지는 않았었다. 어찌 보면 80세가 넘어선 사장으로서 40대가 된 사람에게 공장의 전반적인 운영을 맡기게 된 점은 자식들이 자신의 사업을 물려받지 않으려 한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공장터는 전체가 600평 저도 되었다.
  공장을 300평 내외로 활용하고 나머지 절반은 
건물을 지어 월세를 받았었다. 그런데 작년부터 어렵다고 하면서 월세를 미루기 시작하여 그나마 사장 부인에게 생활비 명목으로 지급되던 돈이 끊기고 말았다. 그 돈을 이제 이쪽 공장에서 버는 것으로 충당하기 시작하여 명목은 섰지만, 한 번 상처입은 부인은 아직까지도 남편을 신뢰하지 않았다.
  그나마 생활비로 지금하던 돈이나마 받게 되면서 그동안 소월하던 부부 관계를 돈독히 하는 계기가 되었던 것일까? 지금은 사장 부인이 남편에게 하는 행동이 너그럽다고들 종업원을 말을 하였다.
  Noname447.jpg
  
전적으로 공장에서 운영하는 비용을 공장에서 충당하기에는 부족한 감이 많았다. 그리고 사장은 언제나 손을 떼고 조금은 편안하게 여생을 보낼 생각으로,
  
“공장장이 모든 것을 맡아서 운영하는 게 어때?”하고 공장장을 꼬들켜 보면,
  “저는 아직 그것까지는 모르겠고요! 사장님이 계시는 게 좋을 것 같네요!”하고 전체적인 공장 운영을 거절하는 것이었다. 사장은 가끔 공장장에게 빈말이지만 그렇게 말해 왔었다. 사실상 그 조건은 언제나 유효했다. 그는 충직한 사람이었고 자신이 믿을 수 있는 유일한 사람 같았다. 그리고 극구 부인하는 것도 아직은 자신의 눈치를 보아서 그러겠지만, 사실은 얼마 정도의 조건에서 합의만 된다면 홀연히 털고 사업에서 손을 떼고 싶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그 조건이란 것은 무엇일까?
  “공장장이 모든 것을 위임하고 수입의 월세를 주는 것이지!”
  “얼마나….”
  “그야, 이만큼의 공장에서 수익이 얼마나 내느냐에 달렸겠지…. 많이 벌면 공장장이 많이 갖고 가고 적게 벌면 적게 가져갈 테고….”
  “나중에 그렇게 할 테니 지금은 사장님께서 관리하세요!”  그렇게 공장장은 소심한 성격이었다. 대담하게 그러겠노라고 하지 않는 이유는 오히려 선뜻 낚시에 걸리지 않겠다는 의도였지만 그것까지도 전혀 분간하지 않는 어쩌면 조금 모자란듯한 모습에서 그는 순박한 느낌까지도 들지경이었으므로 사장은 오히려 그를 믿게 되었다.
  자신이 눈을 감을 때까지 공장의 운영을 맡게 되리라는 점에 만족하였다
. 눈에 흙이 들어가면 아마도 간섭을 하지 못할까? 지금은 엄연히 이만큼 사업을 끌어나가는 것도 복이라면 복이었다.

  생각23 ) 새벽 540분 옥천역 플랫폼.
  철로가 플랫폼을 중심으로 남북으로 길게 누워 있는데 그 끝은 검은 어둠으로 잠겨 있었다. 남쪽에서 동그랗게 불을 켜고 달려오는 것은 상행선 무궁화 열차였다. 새벽녘에는 살얼음이 얼 정도로 추위가 머물러 있었다. 나는 짙은 회청색의 잠바를 입고 여행용 핑크빛 등산용 배낭을 멘 상태에서 앞뒤로 계속 움직였다. 그렇지 않으면 더 추울 것이라고 자책하면서….
  이윽고 둥근 불빛을 켠 체 기차가 다가오고 몇 사람이 내리고 기다리던 사람들이 탔다. 상행선 열차에 몸을 싣고 정해진 칸의 의자에 앉아서 노트북 컴퓨터로 글을 쓰려고 했지만 약간의 멀미와 피로 때문에 도저히 집중할 수 없었다. 자꾸만 잠이 왔으므로 그냥 편하게 잠을 하게 되었다

  W.J라는 공장에서 기계 상태를 살펴보았더니 바퀴에 눌려 전선이 합선되어 있었다.
  “이거…. 전선이 납작하게 눌려져 있잖아요?”
  공장장과 사장이 옆에 있다가 그 사실을 발견하고 놀라는 빛이 확연했다. 공장장은 바퀴 아래에 깔린 전선을 내려다보면서 머리를 긁적인다.
  “어, 그걸 왜 몰랐을까?”
  “어제 전화를 받았을 때 합선되었으니 전선을 살펴보라고 그랬잖아요? 허허허…. ”하고 내가 어디가 없다는 듯이 너털웃음을 지었다.
  “이걸 찾아냈으면 오지 않아도 되었는데…. 그랬네요!”
  “그렇군요!”
  공장장도 자신의 실수를 인정했다. 그렇지만, 기계의 상태가 많이 안 좋은 상태로 보였다. 전선은 너덜거리고 여기저기 전기 장치들은 제멋대로 달렸었다. 처음에는 기계를 납품할 때는 지저분한 것은 모두 가리고 끈 묶는 것으로 옭아맸었는데 부속품을 교체하고 나서는 너저분하게 매달려 있었다. 정리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장과 공장장은 일요일임에도 소형 기계가 고장이 났으므로 수리를 하려고 찾아온 내가 이것저것 만지면서 결국에는 전선이 바퀴에 눌려서 합선되었다고 결론을 내리자 인정을 하였고 그 후속 조치로 눌린 어떻게 작업하는가를 자세하기 관찰하고 있었다.
  나는 이 순간 망설였다. 왜냐하면, 돈을 더 많이 요구하는 방법과 그렇지 않고 정직하게 고장 난 곳만 수리하는 두 가지 방법을 놓고 결정을 내리지 못하였던 것이다. 내가 만약 더 약은 사람이었다면 방법을 다르게 하여 돈을 더 벌 수도 있었다.
  “기계가 왜 이렇지요! 전기 박스 중앙의 PLC에 런(RUN) 과 에러(ERR) 부분에 전원이 들어오는 램프가 서로 반복적으로 깜빡거리네요!”
  어제 공장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았을 때 그가 하던 말이었다.
  “PLC가 나간 것 같네요! 교체하여야 할 듯하고….”
  어제 공장장에게 대강의 내용을 설명하였듯이 PLC를 교체하고 그 비용을 청구하면 되었다. 그런데 무조건 교체해서 될 것이 아니었다. 지금은 입력 쪽의 전선이 서로 합선된 상태였는데 PLC가 인식하고 미리 송출을 자단 차단하는 기능이 작용하고 있었다. 합선된 부분만 분리시키면 다시 원상태로 돌아오게 되어 있었다. 그런데 여기서 돈을 조금 더 벌려고,
  “합선이 되어 PLC를 교체하여야 하겠습니다!”하고 말을 하고 새것으로 교체하면 헌 것은 나중에 다시 활용할 수 있으므로 두 배의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전선이 눌린 부분을 리빠로 잘라내고 차단기를 올리면서,
  “이것 봐요! 전선을 자르고 전원을 넣으니 모든 게 정상이잖아요!”하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그러나 나는 잠시 후에 후회하였다.
  ‘왜, 신중하게 생각하지 않고 두 배의 돈을 벌 수 있는데 흥분하여 기회를 놓쳐 버렸단 말인가!’하고...
  나도 분명히 인간이었다.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고 두 가지 방법 중에 조금이라도 돈을 더 벌 수 있다면 그렇게 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 찰나의 순간에 기회를 날려 버렸으니 어찌 아까워하지 않겠는가! 한편으로는 내가 그만큼 정직하였노라고 대리만족을 할 수도 있었다. 그렇지만, 그럴 만큼 너그러운 사람도 못되었다. 새벽에 일어나서 김포까지 출장을 나와서 겨우 출장비 15만 원을 벌려고 하루를 소비하였는데 그것은 A/S 차원에서 손해를 무릅쓴 고육지책에 불과한 것이었다. 새것으로 교체하였다고 결코 억울해할 일도 아니었으며 오히려 그만큼의 비용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예고를 한 바 있었음에도 그 기회를 놓쳐버린 나 자신이 어찌 보면 원망스러웠다. 이것은 단순한 경우였다. A/S 출장을 자칫 잘못해 돈을 벌기보다 손해를 자주 보게 되어 있었다.
  다른 공장의 경우를 보자!
  “우리는 최하 50만 원을 A/S 비용으로 청구하지! 한번 출장에 그 정도는 받아야 하지 않겠어요! 그것도 선입금으로 받기 전에는 다녀오지 않는다는 원칙이 있고….”
  천연덕스럽게 그런 말을 늘어놓는 A라는 공장의 사장과 나는 조금 친분을 쌓았지만 그다지 신뢰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내가 지금까지 해온 철두철미한 방식과는 무관했기 때문이다. 또한, 그렇게 터무니없이 많은 청구비를 요구한들 떼돈을 번다고 볼 수도 없었다. A/S를 돈 버는 수단으로 삼지 않겠다는 나의 주장은 어쩌면 지금까지도 나를 유지하는 원동력이 되지 않았을까?
  다른 공장의 기술자들이 나보다 더 높은 비용을 청구하며 A/S를 다녔는데 내가 경비를 절약하는 방법은 일단 차를 놓고 버스던가 열차를 이용하는 방식 때문에 비용이 적게 들 수 있었다. 만약에 같은 거리를 차량으로 이동한다면 기름 값으로 더 큰 비용이 들 것이며 그것을 보상받으려고 더 많은 청구 금액을 요구할 필요가 있었다. 한 번에 30만 원에서 50만 원의 출장비를 제시하는 대부분의 A/S가 당연하다고 그들은 말하였다. 또한, 일본 기계는 최하로 100만 원의 청구 비용을 제시하였으므로 내가 30만 원으로 선택을 하고 실행에 옮길 수 있다면 그렇게 하는 것이 유리했었다.
  "수고 많이 하였는데 출장비가 얼마요?"하고 사장이 말하자,
  "15만원입니다!"하고 내가 말하자,
  "일요일 쉬지도 않고 출장을 나왔는데 어쨌튼 고마워요! 이제 가 봐야겠지요?"
  '예, 안녕히 계십시요!"
  W.J 라는 공장은 내가 만든 기계를 3대나 이용하고 있었으므로 고장이 나면 언제든지 출장을 나와야만 했다. 그것이 한 달이 될 수도 있었고 일 년이 될 수도 있었다. 지금도 거의 2~3년 만이었다. 한동안 고장이 나지 않았었다.
  소형 기계가 갑자기 고장을 나게되어 A/S를 나갔지만 바가지를 씌우지 않았으므로 사실을 나는 자랑으로 삼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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