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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의 안 노인

2009.10.17 08:07

文學 조회 수:3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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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을 낳아 놓고 젖먹이를 두고 집을 나가 다른 곳으로 시집을 간 어머니.

  철도청에 근무하다가 해고를 당한 뒤에 변변한 직장도 없이 집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아버지.

  이런 집 안에서 누이는 자신보다 다섯 살이나 더 많았고 여자로서 안살림을 어려서부터 해 왔으므로 무척 억척스러웠다. 아니,

  "어린 것이 너무 돈을 밝히는구나!"

  돈이 될만한 것은 무엇이든지 욕심을 냈었다. 그 당시 도회지에서 대략 3Km 떨어져 있는 산골 촌락에서 소녀 가장으로 행세할 정도였다.

  그녀는 남동생을 사랑한 것이 아니었다. 그 애를 통하여 자신이 할 수 있는 대용품으로 내 세우곤 하였지만 말을 듣지 않으면 때렸고 그럴 때마다 소년은 모질게도 맞아서 온몸에 회초리자국이 나곤 했었다.

 

  상여집 앞에서 안을 들여다 보던 세 명의 아이들은 모두 같은 집안 출신이었다. 이웃에 사는 사촌 형제들이었으므로 그런데 상여집 앞에서 겁을 먹은 세 아이들 중에 가장 큰 지석이가 말했다.

  "난, 집에 갈래..."

  "빙신..."

  여자 아이가 입을 삐쭉 내밀고 그 아이에게 핀잔을 준다. 그러나 그 옆에 키가 작은 아이가 말했다.

  "누나... 누나는 하나도 무섭지 않아?"

  "무섭긴 뭐가 무서워... 난 들어가 보고 싶은데!"

  "안돼겠어, 난 집에 갈꺼야!"

  키가 큰 아이가 돌아서거 달아 나듯이 돌아 보지도 않고 뛰어간다. 마치 귀신이라고 본 것처럼...

  이제 두 아이만 남았다.

  무언가 결심을 한 것처럼 여자 아이가 말한다. 

  "석아, 저기 가서 요령을 갖고 와라!"

  "누나... 요령을... 뭐... 뭐하...게?"

  "넌 알거 없고 빨리 가져와!"

  "알... 알았... 써... 근데 귀신이 나오지 않을까?"

  꼬마 아이는 겁을 먹었지만 그래도 누나가 시키자 용기를 내어 상엿집 안으로 가만가만 걸어 들어 갔다.

  이미 어둠이 내리기 시작한 산자락이었다. 어디선가 부엉이가 울고 있었다.

  "부엉... 부어-엉!"

  "꾸루루! 꾸루국!"

    부엉이의 암놈과 숫놈이 상엿집 위의 절벽에 살고 있는 것이 분명하였다. 그곳에 둥지를 틀고 앉아 서로 교신이라고 하는 듯이 울었는데 그럴 때마다 두 아이들은 온 몸이 떨려왔지만 눈에서 빛이 나오기라도 하는 듯이 조금전에 보았던 요령을 향해 희미하게 내려 앉아서 검게 드리워지기 시작하는 어둠과 대항하여 이내 사그러들 한 줌의 빛을 찾아 걸어가듯이 걷는다.

  비록 몇 발자국 되지 않는 거리를 소년은 겁을 잔뜩 먹은 체 걸었고 그 모양을 뒤에서 누이라는 소녀가 지켜보면서 매섭게 노려 보았다.

  이 둘의 주종관계는 자매같지 않고 모녀 사이처럼 보였으며 지시한 자가 시술자로 마치 조종을 당하여 자신의 의지라기 보다 마녀의 명령에 따라 꼼짝없이 따르는 그런 행동 양상이었다.      

  하나 밖에 없는 누이에게 가장 독한 면은 굶주림에 대한 탈출이었다. 그녀는 그런 욕심 때문에 패가 망신을 당하게 되지만 그로 인하여 자신의 남동생의 부음조차 나중에 알지 못한다. 인연을 끊고 살자니 어쩔 수 없었으리라! 자존심이 강한 여자였고 독선적인 면이 있었으므로 어느 면에서는 우유부단하였다. 그래서 한 번 단절을 하게 된 이후로는 남동생을 찾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남동생의 결혼이후 올캐 언니로서 막강한 권한을 남용하게되고 원망을 살 게 되어 결국에는 분가한 남동생의 식구들과 소월할 수 밖에 없게 되고 만다.     

 

  1950년 6월25일 전쟁이 나면서 그나마 생계를 위해 갖고 논밭은 전혀 무용지물이었다. 곡식을 심었지만 전쟁이 일어나면서 피난길에 나섰기 때문이다. 그때가 안 노인은 19세 소년티를 벗어난 젊은이였지만 여전히 다섯 살이 많은 누이와 부친에게 의지를 하고 있었다. 그런 그에게 술과 담배가 어렸을 때부터 친구들의 유혹에 빠져 피우고 마셨고 식사는 거르기 일쑤였으므로 왜소한 체구에 150센치의 키였고 구릿빛으로 얼굴이 번들거렸는데 겉멋이 들어 깔끔하고 매우 깨끗해 보였다. 바지에는 다리미질을 하여 각이 졌고 구두는 약칠이 잘되어 번들 거렸으며 머리에는 기름을 발라 가르마를 졌고 또하 얼굴은 늘상 크림을 발라서 부드럽고 축축하게 윤기가 흘렀다. 그러나 실상은 겉멋만 들었을 뿐 주머니는 빈털털이 였으며 기술과 직장이 변변치 않았다. 소학교를 나온 뒤에 서당에서 한문을 배운 게 고작일 정도로 한글을 깨우쳤을 뿐 중학교조차 나오지 않았다.

  그가 누이의 말과 지시에 따라 행동을 하여 남자로서 일을 하였지만 돈을 버는 직장 생활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주관이 뚜렸하지는 않았다. 돈이 있으면 모두 자신의 의복과 입에 털어 넣을 정도로 헤펏으므로 돈이 수중에 남아 있을 턱이 없었다. 단지, 성격은 그다지 괴팍하지 않고 도적질과 강도질 같은 것은 하지 않았다. 만사에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알턱이 없었으며 우선 당장에 술만 먹을 수 있다면 밥을 먹지 않을 수도 있었다. 그러다보니 술로 인하여 간경화가 진행되어 해독작올 하지 못한 체 언제나 얼굴은 검으스름할 수 밖에 없고 얼굴은 노인티가 날 정도로 검으죽죽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