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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음에서 건져 올려진 안 노인이 옥황상제와 알 수 없는 대화를 나누웠는데 그 내용을 다시 한 번 들어보자,

  "네 이 놈, 네가 죄를 이실직고하지 않겠단 말이냐?"

  "옥황상제님 저는 죄가 없습니다. 있다면 능력이 없어서 일을 하지 못하였다는 것뿐..."

  "어허, 이 런 놈을 봐라! 네가 네 죄를 모르더란 말이냐? 어려서부터 남을 의탁하면서 자신의 의지로 살지 못하였고 아내에게 폭력과 자식들을 폭행하면서 집안 호랑이로 전락한 주제에..."

  "그래도 그게 죄라고 할 수 없지 않습니까? 제가 죄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다만 못벌어서 가족에세 피해를 줬다는 것 외는..."

  "어허, 이 놈을 봐라! 그럼, 네 놈이 그 죄를 깨달을 때까지 몇 일 생명을 연장해 주겠다. 하지만 네 옆에는 항시 너를 다시 지옥으로 빠트리려고 하는 저승사자가 대기하고 있을터이니 한눈을 팔아서도 안될 것이다. 또한 네가 건강해져서 저승사자를 쫒아 버린다면 모두 잠시 네 죄를 용서하마... 네 죄가 무엇인지 깨닫기 위해 잠시 이승으로 다녀오거라!"

 

  안 씨가 죽었다가 살아난 까닭은 사실 염라대왕과 약간의 말다툼이 있었기 때문이었는데 극구 자신의 죄를 부정하는 까닭에 몇 일간 이승으로 내려보내 그것을 깨닫게 하겠다는 저승사자의 의도가 다분히 깔려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의 생명이 연장되었던 것은 아직 생명의 시간이 그의 몸에 남아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직도 남아 생명력은  병적인 육체에서 끊질기게 남아 있었다.  죽음을 경험하긴 했지만 아직도 많은 기력이 살아 있었다. 그것은 그의 아내가 지금까지 먹게한 영양분 있는 동물의 뼈에서 추출한 생명을 연장하게 하는 회색빛이 도는 국물을 주식으로 먹어 왔었다. 그것이 그의 생명력을 끈질기에 부여 잡고 있었으며 다른 병원균의 침투를 막고 있었다. 왜냐하면 육체에 깃들어 있는 정신은 생명력이 다한 육체가 살아 있는 동안은 계속 존재하였으므로...

  그래서 안 씨는 죽음에서 깨어난 뒤에 자신이 건재한 것을 알리기라도 하듯이 동네를 한바퀴돌고 동사무소와 새마을 금고에서 돈을 받아 시장 골목에 있는 음식점에서 막걸리를 마셨지만 그것이 누릴 수 있는 이승에서의 삶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그 날 이후로 이곳에서 비틀거리며 걷는 모습을 본 사람은 하나도 없었으니까? 대신 다음날부터 그의 집 대문에는 조화가 서 있고 새로 난 소방도로에는 장례식용으로 쓰일 두 개의 행사용 포장 천막이 세워지게 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가 느끼지 못하는 죄의식이다. 아마도 그는 편생을 자기자신의 편견에 살아 왔었고 남들과 다른 기준을 마련하여 자기 자신을 마치 달팽이처럼 그 꼬불거리는 껍질 속에 숨기며 살아 왔었는데 죄라는 것은 마음 속에서 그것을 받아들이는 상태에 따라 기준을 마련하여 어느 한계를 설정하게 된다. 안 씨는 전혀 죄의식같은 게 없는 사람이었다. 그가 바라보는 기준은 적어도 죄라고 느끼기에는 전혀 보잘 것 없어서 하찮은 존재라는 점과 화가 났을 때 아내를 울리고 어린 자식들을 주먹으로 때렸다고 그것이 죄로 느끼기에는 한 쪽 뇌의 의식만으로는 불가능했다. 세상에는 그런 종류의 인간들이 너무도 많았고 그들이 생각하는 기준과 사회 관념 사이에서 과연 죄라고 부르는 기준대로 죄를 느끼기에는 너무도 무지하고 어리석었을 터였다.

  이런 성격의 소유자로 그의 둘 째 아들이 있었다. 그도 어쩌면 자신에게 죄라고 부르는 사회적인 통념에 위배되는 많은 무지함으로 인하여 이미 퇴화된 두뇌의 소유자라고 부를 정도로 상식밖의 인간이었으므로 그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고 어떻게 행동을 하는지 유심히 관찰을 하면 안 씨의 무죄라고 주장하는 그 이유와 모순에 한 발 다가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