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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 뇌졸증으로 쓰러지다.

 안 씨는 자신의 오른쪽 수족을 사용하지 못하는 것을 뇌 속에 훵하니 구멍이 뚫려 있었고 기억력은 모두 빠져 나갔으며 오른쪽을 관장하는 뇌 속이 텅텅 빈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극심한 두통과 어지러움 증에 빠져 들곤 했었다. 시도때도없이 간질을 갖고 있듯이 발작을 하게 되면 자신의 몸을 가눌수가 없었다. 몇 일씩 의식없는 상태가 계속되는 것이었다. 그 뒤 깨어나면 몇 일씩 의식불명의 상태가 있던만큼 많은 기억들이 사라졌다. 마치 학교 칠판에 써 놓았던 많은 글씨들이 모두 지워지고 새로운 것을 적어 넣어야만 하는 것처럼 망각된 기억을 다시 떠올릴 때까지 많은 사실을 잊고 지내야만 했던 것이다. 잃어 버린 내용이 다시 찾아오게 되기까지는 평상시의 행동을 지속할 때 돌아왔는데 밖에 나가 주위의 환경에 따라 걷고 움직이면서 주위 환경과 사람들을 만나면서 거짓말처럼 하나하나 되찾을 수 있었다. 그리고 다시 찾은 의식에서 가장 높은 욕구는 술을 마시는 것이었다.

  그는 알콜중독증에서 금단증상으로 끊고 있던 술과 담배에 대한 강력한 욕구를 유발하였으며 단지 담배는 신체가 부자유스러워 피울 수 없었을 뿐이었다. 그리고 술만은 결코 자재할 수 없었고 오히려 그 기회를 더 많이 충족시키기 위해 구걸행위까지 서슴없이 하게 된 것은 자연스럽다고 할 정도로 습관적인 일상으로 변하기에 이른다.

   안 씨의 부인이 볼 때, 남편은 오히려 안방을 찾이하고 누워 있었는데 점점 더 쇠약해지고 병색이 짙어가다가 결국에는 벽에 똥칠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1회용 성인 기저귀를 체워야만 했지만 그것도 귀찮아서 방안에 있을 때는 그냥 누워 잠을 자다가 통제할 수 없는 항문을 통해서 묽은 똥이 잔신도 모르게 흘러 나와 이불과 방안을 냄새로 범벅을 만들곤 했었다. 그녀는 이틀 일하고 하루 쉬는 용역회사 소속의 고속버스 청소원으로 일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일하는 날에는 밤 10시에 퇴근하여 남편이 온통 똥칠을 한 바닥을 닦아야만 했는데 그게 고역이었으므로 차라리 남편이 죽은 게 편할 터인데 지금까지도 수발을 들었던 자신이 한편으로는 불쌍하기도 하였으련만 사람 마음이란 게 그렇게 모질지 못하여서 괜시리 눈시울이 뜨거워졌으므로 전화의 목소리가 떨렸다.

  "자식들이 뭔 죄예요! 시도때도 없이 불려다니고..."

  황급히 달려온 큰 아들이 잠을 자다가 깨어나서 찾아오기가 부지기수였다.

  그토록 위태하게 보였던 사람이 의식을 회복하여 근근히 생명력을 이어가는 게 어찌보면 용했다. 그런 남편을 바라보면서 증상에 만성이 되어 이제는 점점 무디어갔었다. 그래서 어지간해서는 자식에게 전화도 하지 않았던 것이다.

   "애야, 괜찮을라나 보다! 다시 숨쉬는데... 에구 여보!" 하고 황급히 아들과의 전화를 끊고 남편을 향해 다가가서 상태를 살펴보고 깨워서 일어나게 하였는데 그 뒤부터 다시금 정상인으로 돌아와서 한 동안 지속적으로 바깥 출입을 하며 지내곤 했었다. 그런 남편을 바라보면 그렇게 몇 번에 걸쳐 고비를 넘긴 탓에 그 다음의 행동이 조금씩 이상하기도 했다.

  술을 마시지 않는다거나 담배를 피우지 않는 거였다. 아마도,

  "네 아버지 술 담배를 통하지 않는데 아무래도 잃어 버린 것 같다. 전에 한 번 쓰러져서 의식이 없더니 그 뒤론 깨어나고부터 술 담배를 입에 대지 않는 거다!"

  그렇지만 그것은 한낫 기우였을 뿐이었다. 언제 그랬냐는 듯이 몸이 좋아지자 또다시 술을 마시는 버릇이 시작되었고 한 손으로 피우는 담배는 귀찮아서 끊었을 뿐이었다. 언제나 술에 찌들고 절어 버린 것같은 얼굴에 오른 쪽 수족을 쓰지 못하여 왼 발과 왼 손을 사용하여 걷고 지팡이를 짚고 천천히 오른발을 끄지듯이 걸는 데 그 행동이 느리고 비틀거렸으므로 멀리서도 시야에 띄였다. 아마도 23년간 이 동네에 살고 있는 사람 중에 몇 일에 한 번씩 안 씨가 걸어 다닌 흔적을 한 두번씩 보지 않은 사람은 없었으리라!

 

  사실 무력감으로 누워 있곤 했었다. 어지러움과 극심한 현기증이 일어나면 온통 의식불명의 상태에 빠지게 된다.

  "여보, 눈을 떠 봐요?" 하고 아내가 아침에 일어나면 가장 먼저 자신을 살펴 보곤 했는데 코에다 우선 손을 대던가 귀를 대어 숨 소리를 확인해 보는 것이다. 그렇지만 그것도 확인이 잘 안되는 경우에는 몸을 흔들었는데 그 때마다 안 씨는 죽음에서 건져 올려지곤 했었다.

  "이 양반... 죽었구나!"

  숨도 쉬지 않고 의식이 없자 아내는 자식들에게 전화를 건다.

  "얘들아, 네 아버지 돌아 가셨다!"

  울음도 나오지 않았다.

  "어머니, 자세히 말씀해 보세요!"

  전화를 타고 들려오는 큰 아들의 음성을 그녀는 대답해 주워야만 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남편의 상태를 살피기 위해 시체처럼 누워 있는 곳으로 다가가자,

  "후유우- 컥!"하면서 숨이 돌아오지 않는다! 너희들은 날이 밝으면 천천히 와... 괜히 밤에 잠도 못자고 와서 송장 옆에서 자지말고..."

  부친이 돌아가셨다는 비보를 전해 듣고 큰 아들인 안 병태는 그다지 놀라지는 않았다. 올것이 왔다는 심정이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