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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날은 걸신들린 사람처럼 기분이 최고조로 좋았었지... 아침부터 외출을 한다고 말하고는 서너 군데 건물을 돌아 다니면서 걸인행세를 했는데... 음, 그 중에 새마을 금고, 동사무소는 단골로 드나들던 곳일테고 어쨌튼... 신나게 구걸을 한 덕분에 자리세를 받았을테니... 그 돈으로 술을 마셨을거야! 그리고, 밤에는 대 여섯 번 연애를 했지 뭐야? 무엇 쫒기는 것처럼 밤에 잠을 자지 못했었는지 몰라? 때문에 그 날 밤에는 계속 시달렸을 뿐만 아니라 괴물을 보는 듯 했지... 아마그렇게 정력이 남아 도는 게 아무래도 이상해서 조심하라고 당부를 하였건만...  아니나 다를까? 새벽녁에 기척이 없어서 살펴보니 글쎄 숨을 거둔거야!"

  안 씨의 부인은 그렇게 그 날의 상황을 소상하게 얘기 했다. 그러면서,

  "한마디로 정력이 끓어 넘치는 것 같았어!"라고 회상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남편이 최고조로 기분이 좋은 날이었다는 사실을 애써 감추려하지 않았다. 

 

  사실 안 씨에게는 그렇게 서둘러서 돌아 다닌 이유가 저승사자 때문이었다. 아침부터 검은 갓, 검은 두루마기와 짚신을 입은 저승사자가 붙어서 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마지막 발악을 하듯이 세상을 둘러보고 할 것은 다하려고 발버둥을 쳤던 것이고...

  "안 노인, 그만 저승에 가지요!"

  "내가, 죽었단 말이요?"

  안 씨는 자꾸만 어깨를 부여잡고 끌어 당기는 저승사자의 힘을 은연 중에 느끼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생명이 그렇게 꺼지는 것을 원치 않았다. 적어도 마음적으로 반감을 갖고 있었음이다. 하지만 마음과 다르게 행동은 거부하지 않는 듯했다. 쇠약할 데로 쇠약해진 신체는 이제 자신의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살아 있다는 사실을 저승사자에게 강력하게 나타내고저 했다. 그래서 거동이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밖으로 나왔으며 아직 찬 기운으로 감싸여진 겨울철의 차가운 공기를 받으며 골목을 빠져 나와 비틀거리며 걸었던 것이다.

  "이러면 더 빨리 죽을 수도 있어요! 그러니 집에서 몇 일 더 기다려보는 게 나을 듯도 싶은데..."

  "글쎄, 난 아직 죽을 때가 되지 않았으니 딴 사람이나 알아보쇼!"

   여전히 뒤를 부여 잡는 저승사자를 뿌리치며 안 노인은 평상시보다 더 강하게 걷고 움직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