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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리눅스 서버... 일기 (日記)

하지만 기계 제작 일이 계속 주문이 들어와서 밀려 있는 상황. 조금 더 야간 잔업을 진중하게 집중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 그렇지만 겨울철이다보니 너무 추워서 또한 야간 작업이 힘들었지만 이제 봄부터는 더 집중할 필요가 있었다. 계속된 기계 주문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을 더 많은 시간을 기계작업시간으로 충당하여야만 한다는 점이었다.

어제는 청성의 밭에 가서 옥수수를 심은 밭에 제초제를 뿌렸습니다. 올 해는 옥수수를 너무 늦게 심어서 지금에서야 겨우 수확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너구리가 줄기를 끊어놓고 사람처럼 갉아 먹고 빈 옥수수 알맹이만 남겨 놓았습니다. 그래서 마지막 남은 3분의 1 가량은 모두 버렸네요. 좀 더 두고 영글 때를 기다렸었는데 그만 너구리가 와서 모두 줄기를 베어 쓰러뜨려 놓을 줄 짐작하지 않았던 게 폐착(敗着)이었습니다. 하지만 두 번째 심어 놓은 검은콩이 이제 마지막 시험에 들었는데...


  301. 어제는 날씨가 흐렸다. 전 날 밤에는 비가 내렸었고... 

  토요일인 어제는 마지막 남은 옥수수를 따러 청성의 밭에 갔다. 그런데 도착한 아랫밭에는 옥수수는 커녕 콩도 제대로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잡초만 그득하다. 비가 와서 그런지 질퍽한 밭에는 물이 빠져 나갈세도 없이 축축하다보니 옥수수가 모두 쓰러져 있는 듯 싶었는데 며칠 동안 와 보지 않은 세에 그만 너무리가 와서 싹 쓸이을 한 것이다. 남아 있는 옥수수가 하나도 없을 정도로 모두 쓰러져서 '헝' 했다.  


  옷수수 수확은 포기하고 잡초를 제거하기 위해 직접 풀밭에서 콩줄기를 찾아낸다. 드물게 나와 있는 콩 줄기들. 그 그주변의 풀을 일일히 뽑는다. 곧이여 제초제를 뿌릴텐데 함께 어울려진 풀 때문에 콩까지 위험할 상황이다.


  "옥수수 밑에 잡초가 제대로 자리를 잡기까지 뭐 했어 등신아!"

  "이번에 카눈 태풍이 쓸고 지나가는 바람에 와 보지 않았더니 요모양 요 꼴이 되었네!"

  "올 해는 비가 하도 많이 내려서 저지대인 밭이 온통 물기로 질퍽해져서 콩을 심었지만 뿌리가 썩어서... 드문드문 나왔고 그것마저 성한 게 없구나!"


  나의 한탄과 자조 섞인 넉두리다. 그만큼 올 해는 농사를 망쳤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모든 농사가 비가 많이 내려서 풀만 잔뜩 나와 뒤덮여 버렸기 때문에 제거 시기를 놓쳐 버렸고 포기를 하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그래도 옥수수 밭에서는 수확을 두 번 거뒀었다. 마지막 세 번째 영글지 않은 걸 남겨 놓았었는데 그걸 너구리가 모두 쓰러뜨려 놓고 그나마 괜찮은 건 모두 싹 쓸이한 것이다. 


  윗밭에서는 경운기로 밭을 갈다가 10미터 절벽 아래로 떨어진 뒤, 다시 가 봤더니 풀만 무성히 자라 있었다. 속절없이 콩 수확을 포기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심어 놓은 콩을 그나마 고라니가 모두 뜯어 먹고 줄기만 남아 있었던 걸 보는 순간,

  '고라니 때문에 콩을 심어 놓아도 다시 수확을 기대할 수 없겠구나! 내 년에는 들깨를 일찌감치 심어야 겠어...' 그렇게 한숨만 나왔었다.


  작년에서는 수확을 많이했던 아랫밭의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옥수수를 심어 놓고 그 아래 콩을 심었지만 비가 많이 와서 콩이 싹이 나왔어도 뿌리가 썩어서 죽어 버린 듯이 듬성듬성 보였지만 그 주변은 온통 잡풀로 뒤덮여 버렸으므로 번거롭게 겨우 나와 있는 콩 주변을 손으로 풀을 제거해 둔 뒤, 제초제를 뿌려야만 했다. 이제 갓 옥수수를 베어낸 뒤의 남아 있는 콩을 그나마 살릴 수 있는 길은 제초제를 뿌리는 일이었다. 

  오후 6시가 되어서야 제초제를 농약통에 섞어 등에 메고 고랑을 돌아 다니면서 뿌려 준다. 하늘은 검은 구름에 가려 있었다. 청둥까지도 몇 번 쳤지만 다행히 비가 오지 않았는데 제초제를 뿌리지 않으면 다시 와야 했으므로 어쩔 수 없이 두 번을 물에 타서 뿌려 주고 난 뒤, 집에 돌아 왔다. 

  '밤에 비가 오지 않아야 할텐데...'

  다행히도 오늘 아침부터는 햇빛이 짱짱하다. 어제 뿌린 제초제가 효과가 있길 바라는 마음이 아침의 맑은 날씨에 기대가 커졌다. 

  

  내일은 부산 통도사 근처의 T.Yeoung 이라는 곳으로 출장을 나간다. 기계가 고장났다고 해서... 또한 오늘은 일요일이지만 출근을 한다. 이 모든 게 내가 선택한 구역 안에서 일어난다. 이것을 조종하는 건 내가 정한다. 그러기 때문에 농사를 짓고, 공장에 출근을 하여 일을 하고, 출장을 나가며, 또한 글을 쓰는 지금 이 순간까지 모두 내 선택에 달려 있었다. 

  하지 않으면 그만인 것이다. 그렇다고 출장을 요구하는 거래처를 무시하는 건,  절대 못한다. 3시간 이상이나 걸리는 부산 출장이 자뭇 마음에 걸린다. 내일 출장을 나가야만 해서 오늘은 출근해야만 된다는 사실. 그리고 글 쓰는 게 그만큼 돈 벌이에 쫒겨서 뒤로 밀리는 것까지... 이 모든 게 내 선택에 달려 있었으니... 어쩌면 줄기차게 내 자신이 다람쥐 체바퀴 돌듯이 도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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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글을 쓰고 이곳에 옮겨 적는 것은 자료를 보관하기 위해서였다. 이것이 책으로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앞으로 많은 시간과 숙성을 거쳐야만 하는 데 그 진가가 발휘되기 위해서 필요한 자료로 첨부될 내용이라고 할까? 그렇다면 이 모든 내용이 언제 어느 때 충분한 소재로서 활용될 수 있을까? 그것은 문학적인 고취하 충분히 무르익어야만 가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