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대구 달성군의 S.M 이라는 곳에 기계를 납품하게 된 경위와 이유는 최고의 위험을 내포하고 있었습니다. 내가 평생동안 기계 제작 일을 하면서 겪은 고진감내는 그야말로 한 편의 드라마와 같았는데 그 이유는 새로운 기계를 연구 개발하는 데 따른 개인적인 능력의 한계성을 여실히 증명시키기에 충분하다고 봅니다. 그 이유는 그 기계의 모든 것에 27년간의 기계에 쏱아부은 연구개발비와 노력이 가상하여 그야말로 역작이라고 보아도 무방하니까요. 하지만 그 기계를 알아주지 않는다면 전혀 소용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도전을 하는 것이었지요. 새로운 거래처름 찾아서 기계를 납품하는 일은 그만큼 위험이 따릅니다. 사용하여서 효과가 증명되지 않는다면, 만약 사용자들이 문제가 많아서 절대로 사용하지 못한다고 잡아 뗀다면, 그외 기계의 성능이 증명되지 않는다면 도리없이 납품은 취소되고 기계는 되싣고 와야만 하였습니다. 이런 과정이 27년간 고스란히 묻어서 새로 제작되는 기계에 적용되었고 신형의 경우에는 그런 노력과 결실이 응집된 결과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알아주는 건 납품한 뒤의 경과였습니다. 그리하여 기계를 제작하고 납품하면서 실패와 성공의 결과를 놓고 많은 개인적인 역사가 깔려 있었습니다. 남모르게 지금까지 기계에 투자한 비용이 그만큼 많았는데 그것은 실패와 좌절을 겪으면서 성공하지 못한 7 번째까지도 과연 그것이 성공할지 의문이었고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여덟 번째 기계를 설치하여 그것이 성공하게 됨으로서 운명이 바뀌게 됩니다. 지금은 그 기계를 20년 가까이 만들고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기계 값이 결코 비싸지 않았습니다. 그러므로 지금까지도 인상되지 않은 가격으로 부품값은 껑꿍 뛰었지만 기계 값은 같았습니다.> 

  이번에 대구 달성군으로 납품한 경우에는 다른 곳과 달리 무척 문제가 많은 곳이었다. 위험한 수준이란 지금까지 기계를 사용하지 않은 이유가 기계를 사용하게 되면 완전하지 않아서 사람이 하던 속도를 따라오지 못한다는 결점 때문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만큼 첫 번째 조건이 생산량의 기준이 가장 큰 이유였다. 

  그동안 이런 곳을 찾아 다니면서 납품한 결과 실패한 전적이 몇 번 있었다. 김천의 T.S 라는 곳도 그 중에 하나였다. 안타깝게도 그 뒤 이 거래처를 놓치고 말았다. 15년이나 지난 뒤에 나는 어쩌다 그 사장의 소식을 들었고 그 때 계약금 50만원에 이자를 더해서 80만원의 돈을 송금해주기도 하였었다.

  그런 문제로 한 번 실패한 공장에서는 재차 두 번째 시도를 할 수 없다는 사실이 장애가 된다. 영원히 거래처를 잃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계약금을 돌려 주워야만 한다는 압박감으로 인하여 돈을 빌려오게 되는데 항상 아내에게 부탁할 수 밖에 없었다.

  "어디서 돈 좀 빌려 와!"

  다짜고짜 하는 말이 돈을 빌려와서 계약금을 돌려 줘야만 한다는 것이었다. 이 의무감은 아마도 2년 동안 계속되었으며 딱 한 번 받지 않겠다고 했던 김천의 T.S 라는 곳을 나는 잊지 않았고 마침내 15년 뒤에 그 사장의 소식을 들었다. 늙어서 병이 들었다는 것과 생계가 막연하다는... 그래서 80만원을 송금해 주웠고 그 일이 두고두고 잊혀지질 않는다. 그 당시에는 무척 잘 나가는 회사였다. 하지만 유한킴벌리에 납품하는 거래처가 늘어 나면서 가격이 낮추고 거래선도 바뀌면서 경영난에 허덕이고 결국에는 문을 닫고 말았다고 했다. 사회는 그만큼 변화가 많았고 거래 관계도 단가 싸우므로 치열한 적재생존의 법칙이 존재하였다. 그런 곳에서 영원히 안전할 수는 없었다. 치열한 가격 경쟁에서 밀리게 되면 결국에는 운영상의 어려움에 직면할 수 밖에 없다는 지극히 당연한 논리가 적용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런 것은 내 경우에도 해당이 된다. 기계 연구가 실패를 거듭하면서 지옥으로 떨어지는 경험을 하던 중에 마침내 성공을 한 여덟 번째 이후에 승승장구하게 되었는데 이때의 기쁨은 말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였다.  엄청난 반전이었다. 계속하여 기계 주문을 받았고 한 곳에 납품한 뒤에 그 주변의 동종업종을 찾아다니면서 영업을 뛴 결과 계속하여 기계를 납품할 수 있었고 27년이 흘렀다. 나는 이제 안전된 괘도에 올랐고 그 기계 외에 다른 기계를 다시 개발하여 성공을 하여 다시 두 번째, 세 번째의 기계를 폭넓게 다양성을 갖추웠다.

  그리고 상징적으로 부를 누리는 정도까지는 왔다. 상가 건물 한 체와 세를 받는 공장, 창고까지도 구입하여 명실상부(名實相符)한 이 계통에 1인자가 될 정도였다. 한 직업에 1위의 위치에 오르면 자연스럽게 돈이 따르기 마련이었다. 승승장구(乘勝長驅)한 상태로 계속하여 줏가가 올랐으니... 수입이 늘었고 그 만큼 이윤이 발생되었으며 지금은 어느 정도 재산까지도 모아 놓은 상태였다.

  물론 작년만 해도 연구개발의 실패로 부산에 납품한 기계를 회수하지 못하고 고스란히 엎어 먹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