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납품하는 기계는 4번 째 제작하는 기계라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그런데 세 번째 기계와 네 번 째 기계의 차이점에 대하여 그 의미룰 부각 시킬 필요가 있었습니다. 세 번째 기계는 부산의 T.Yeoung 이라는 곳에 납품했었는데 이틀만에 돌아오게 됩니다. 첫 날은 기계를 싣고 갔었고 둘 째 날은 시운전과 설명을 끝내고 돌아온 게 전부였으니까요. 그리고 지금까지 아무런 하자도 없이 잘 쓰고 있는 듯합니다. 전화가 없는 것으로 봐서는 신기하지만(이 신기하다는 표현에 대하여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무런 문제를 삼고 있지 않아서 마음이 편하다는 점이엇고 기계 대금의 잔금도 깔끔하게 받았습니다. 그러므로 모든 게 OK 로 끈났고 일사천리로 진행되어 그 다음 출장을 아직까지는 나가지 않고 있으므로 최고의 성과를 낸 것처럼 우쭐 했었지요.

 그런데 4번 째 기계에서 문제가 터진 듯 합니다. 

  16. 이곳은 우선 세 번째 기계를 납품한 곳과는 천양지간의 차이다. 우선 공장의 규묘면을 비교해 봐도 엄청난 크기다. 국내에서 전국을 따져서 5위 안에 들 것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의 동종 업체에서 위치에 있었다. 그러므로 종업원 수도 많았다. 이 인원들이 각자의 규역에서 나름대로 맡겨진 일을 해낼 정도로 짜여져 있는 구성원을 차지한다. 물론 이 뜻과 내용은 책임감에 대한 나름대로의 분석이 필요했다. 세 번째 공장에서는 사장이 직접 모든 걸 주곤한다. 그러다보니 사장의 권한이 세다. 그에게 모든 걸 권장하고 작업자를 배분하며 작업을 시켜야하므로 모든 걸 직접 다 할 수 밖에 없다보니 오히려 교육 시키는 게 빨르고 간단했다.

  그런데 네 번째 기계를 납품한 곳은 여러 사람에게 설명을 하여야만 하고 그들의 머리를 각자 이해시켜야만 하였다. 엇박자가 났고 각자의 생각과 견해가 달랐으며 한 사람에게 기계를 설명하지 않고 당당자 사장, 전무, 관리자, 작업자 모두에게 기계에 관한 전반적인 구조, 내용, 작업방법, 그밖에 주안점에 관하여 일일히 반복하여 같은 얘기를 하지만 새겨 듣지 않는 것이었다. 왜냐하면 그들은 모두 나름대로 전무가였다. 그래서 하잖은 내 기계를 취급하지 않으려 들었고 외면하는 싸늘한 눈초리가 엿보여서 어떻게 보면 명함도 못 내밀 처지로 전락하였다. 이 모든게 영세한 내 처지를 그대로 반연하는 꼴이었다.

  그러다보니 꼬리를 만다. 허리를 굽혀 사장에게 굽신거리고 전무에게 미안하다고 조아리며 현장 관리자와 직접 맡을 A 씨에게 한없이 작아지는 느낌마저 들었다. 그야말로 그들이 말하는 하자 부분에 대하여 지극히 경청을 하고 그 부분이 더욱 커지게 되어 물고 늘어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기에 이른다.

  17. 내일은 납품을 하고 이틀 째 되는 날이다. 그래서 수정한 부분을 고쳐서 다시 가져간 뒤 조립을 하면 시운전을 다시하게 될테고 이 때 다음 문제가 또 도출하여 거론될 것이다. 그것이 중대한 사유가 되고 다시 한 번 고쳐지게디지 않을까? 하는 우려감이 넘쳐 난다. 그럴 경우 나는 다시 기계의 부속품을 빼내게 되지 않을까? 두 번째, 세 번째... 아마도 그들이 모든 내용을 승낙할 때까지 계속하여 수정 절차를 거쳐야만 될터였다. 그렇게 지속하여야만 하는 이유는 바로 큰 거래처와 작은 거래처의 차이가 여실하게 나는 점 때문이었다. 

  '이들은 완벽하게 모든 걸 고쳐주기를 기대하지만 세상에 완벽한 기계는 없었다.'

  그걸 무리하게 요구하는 건 무리였다. 적당한 선에서 포기할 수 밖에 없는 이유도 거기에 있었다. 그러나 그러기에는 너무도 아까운 애착이 지금까지 3개월 간의 제작기간에 쏱아 부웠던 노력과 기술력을 갖고 있었으므로 자신할 수 있었다. 여차하면 다른 곳에 판매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내 카드로 내밀테니까. 

  그 때까지는 순순하게 그곳에서 요구하는 데로 끌려 갈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모든 걸 상대편에서 만족할 때까지는 굽혀가고 그 뒤에 결과를 보여주면 합격과 불합격을 시킬 것이다. 아직은 보류된 여러가지 문제점이 다시 노출되면 설명을 하여야 되고 그들이 이해 못하더라도 어쩔 수 없었다. 결국에는 알게 될 내용까지도 미리 밝힐 수 없었는데 그것은 치명적인 하자로 인식하여 모든 걸 압도할테니까. 먼저 밝힐 수 없는 문제였다. 예를 들면 정밀한 치수를 갖고 있지 못한 탓에 가장 위험한 상황을 그대로 안고 있다고 볼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정밀도를 다시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을 설명하게 되면,

  "에이 씨... 뭐 이런 게 다 있어! 지금도 복잡한데 또 머리가 깨지겠네!" 하고 이해 못할 수도 있었다. 이것은 기계를 반품할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였다. 그야말로 절망적인 다크호스(Dark Horse)인 셈이다. 그렇다고 내 쪽에서 순순히 승낙할만한 건 아니었다. 상대방이 걸고 넘어질 수 있는 최고의 결정적인 문제점으로 보일테니까. 

  나중에 완성도가 높게 되면 환영을 할 테고 그 때 은근슬쩍 내밀어서 묻어가게 하면 그만일테니까. 이런 내 계획은 지금까지 실패와 성공을 가져왔었다. 첫 번째 기계를 납품한 S.G에서는 성공을 했고, 두 번째 기계를 납품한 S.Yeoung에서는 실패를 하였으며, 또한 세 번째 기계를 납품한 T.Yeoung에서는 성공을 하였었다. 그런데 이제 네 번째 기계를 납품한 S.Seoung 에서는 어떻게 될지 종잡을 수 없었다. 시시각각 상황이 변했다. 하지만 내가 두려워 하는 건, 그곳에서 쉽게 받아들이지 못할 것이라는 점이었다. 아직도,

  '산 넘어 산이다, 라고 여겨지는 이유는 기계의 사용 방법을 설명하는 데 이해를 시키지 못하고 있는 점이 10%도 되지 않았다. 그래서 100%로를 이해할 때까지는 여전히 불안스럽다는 점을 추가로 막연히 짐작할 뿐이다. 

  '이곳의 한 사람이라도 자세히 알 게 될 때까지 계속하여 출장을 다녀와야만 할 판이라는 점이 무엇보다 언제까지냐?' 하는 게 최대의 관건이다. 

  불현듯 <오산 출장>이 생각났다. 그 때도 이런 어려움이 있었고 그것을 극복하지 못하였으며 결국에는 기계를 회수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겪었었다. 그 뒤, 동두천의 Deg.Sa 이라는 공장으로 기계를 다시 납품할 수 밖에 없는 어이없는 일이 벌어졌었다. 

  18. 어떻게 해서 이런 일이 발생하는가! 그렇다면 이렇게 반품을 받아야만 하는 처지가 될 수 밖에 없는 경우는 어떤 상황 때문일까? 

  눈물겨운 이 사연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작업장을 갖고 있는 거래처의 구조적인 문제가 깔려 있었다. 그러나 이런 자세한 설명은 더 이상 할 수 없다. 그래서 간단한 내용으로 대신할까 한다. 기계를 사용하는 공장마다 규모의 크고 작은 차이가 났다. 큰 공장에서는 내가 만든 기계보다 더 비싸고 좋은 기계를 이미 사용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작은 거래처는 사업주가 모든 걸 주관하는 소규모의 영세란 사업장으로 이제 막 성장하는 공장이었다. 그러다보니 비싸지 않은 조금은 투박하면서도 간단한 원리를 갖고 있는 기계를 선호하기 마련이다. 그 중에 가장 큰 관건은 역시 적은 비용으로 구입할 수 있는 비용면이 비교대상이다. 

  그런데 대규모의 회사에서는 완벽하지 않은 내 기계에 대하여 문제를 제시한다. 그러다보니 의외로 하자가 걸리고 자신들이 이해할 수 없는 도무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을 특별하게 이유도 없으면서 맞지 않는다고 어깃장을 놓는 것이다. 

  부족해도 쓰려고 하는 곳과 용납 못하는 곳의 차이점이 여실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왜, 저 기계보다 못하지요?" (자신들이 앞서 비싸게 주고 구입해 놓은 기계)

  "우리가 사용하는 기계는 모두 이천 오백미리를 이동해야만 합니다."

  "이 부분에서는 이렇게 작업해야만 하는데 그렇지 못하군요!"

  "내 생각에는 이곳이 더 나아졌으면 합니다."

  19. 솔직히 머리통이 깨어지는 것처럼 복잡하다. 다시 이틀이 헛되이 소모하게 된 것이다. 수정 작업을 하기 위해서 이틀이 걸렸고 그것을 갖고가서 조립을 한 뒤 작업을 해 봐서 다른 문제점이 나타나면 또 다시 수정을 하는 과정이 되풀이 될터였다. 그러다가 답이 나올텐데, 그 때까지가 언제인지 아직도 끝이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지금까지 30년 동안을 수없이 이런 과정을 겪어온 나였다. 그러다보니 이미 각오한 일들이다. 쉽게 해결할 수 없다는 건 예측한 일이었다. 이런 과정이 얼마나 더 지속될지는 알 수 없었지만 내게도 매질이 가해질테고 그 체찍질로 인하여 피가 나고 온몸이 찍어질 수도 있었지만 그만큼 단련되는 과정을 겪게 되리라는 점을 부정할 수 없었다. 

  그래서 한 단계를 도약할 수 있다. 

  그리고 한 발을 나아가고 한 날개 짓을 하면서 날아간다면 버틸 수 있으리라!

  이약없이 이어지는 지금까지의 내 길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그러데 어찌 이 한 번의 충격적인 사건으로 인하여 내가 무너지기라도 하겠는가!

  시몬, 넌 굳건하다. 

  결국에는 네 안에 인내력을 시험하며 지금까지 해 온 기술력을 바탕으로 최선을 다해 왔지 않은가!

  그런데 무엇이 두려우랴!

  너 자신을 믿고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실력을 갖고 있다고 자부심을 갖는다면,

  결국에 너 안에 다른 사람들이 무릎을 꿇고 잘못을 빌 것이다. 

  그렇지만 그러지 않아도 좋다. 네가 용서하는 믿음을 가졌다면 그것이 너를 한 차원 더 높이 이끌것이며,

  그들을 포옹할 수 있다고 여기자!

  네가 갖고 있는 거슬 배풀 것이며 그것으로 인하여 자연과 승화될 수 있었다. 네가 지금까지 배우고 익힌 것을 가지고 결백을 주장하라! 지금까지 배운 최고의 실력과 기량을 뽑낼 수 있다면 그 어찌 인정을 받지 못하겠는가!

  보라, 너에게 존경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그것이 기술력의 진정한 승리다. 네가 가장 위해한 사람이다. 그러므로 그들이 스스로 인정하여 네 승리를 확실하게 해 줄텐데 무엇을 두려워 하랴!

  -한 단계 도약을 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