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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가는 오리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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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1. 한 달 만에 덤불숲에서 새끼를 몰고 나타난 것

2. 사나워진 오리 두 마리와 분위기의 반전

  하룻밤 새에 모든 것이 달라지고 말았다. 모성애가 생긴 것이다. 이건 놀라운 일이었다. 오리들도 새끼를 보호할 수 있다는 점이…….
   암 오리 두 마리는 교대로 알을 품는데 내 손이 오리장 안으로 들어올라치면 기다리기라도 하였던 것처럼 주둥이를 내려 쫒는다. 삼초라고 이름이 지어진 오리는 전반적으로 강한 모성애를 보였다. 독특한 소리를 내며 내가 근접하면,

  “쐐애-쌕-!”
  목소리가 가래가 끓는 소리를 내더니 이윽고 손이 오리 장 안으로 들어 밀자 이내 부리로 쪼는 것이었다. 그것도 안 되겠는지 고개로 연신 손을 밀어 내고 있었다.
  “허허! 그 놈 참으로 신기하구나!”
  “아빠! 저도 그렇게 물더라고요!”
  뒤에서 내가 놀라자 아들이 하는 소리다.
  “단 하루 만에 이렇게 변할 수 있다는 사실이 믿을 수가 없구나! 만약, 그 하루를 그냥 지내고 부화기 속에서 나왔다면 거들떠보지 않고 오히려 물어 죽일 참이련만 이렇게 제 품에서 나왔다고 믿어 버리다니!”
  나는 애초에 오리를 속여 보려고 생각했었다. 단 하루만 지나면 거저로 깨지고 부화를 시작할 기세였던 알을 오리 장에 넣어 놓고 반응을 보려고 하였는데 완전히 믿어 버리고 결국에는 저희 새끼로 받아들이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 것이다.


단 하루 만에 자기 새끼로 믿어 버리다니…….

  5월 17일을 부화기속에 넣었으니까 삼 일 정도가 부족한 한 달이다. 그런데, 부화를 하려는 징조가 엿보이자, 어미 오리를 불러 들여 암놈들을 오리 장에 가두어 부화 직전의 알을 넣어 주워 보았다. 다른 때 같으면 더위로 인하여 오리털 파카를 입고 있을 상황이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알을 품어 있지 않으련만 이상하게 알 속에서 반응을 하고 소리를 내는 것을 아는 모양이다.

  조금 후에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게 하여 보았는데 꼼짝을 하지 않고 두 마리가 다섯 개의 알을 품는 것이 아닌가! 애초에 그럴 가망성이 희박하여 속이는 것이 실패하리라고 짐작하였었는데 예상이 완전히 빗나가고 말은 것이었다. 이건은 정말 예상 못한 돌발 사태였다. 단 하루 만에 한 달을 부화한 것처럼 속일 수 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았다. 완전히 상상이 빗나가고 암 오리의 모성애를 끌어내는 데 성공을 한 것이다.

  단 하루만 어미 오리가 품었었는데 제 새끼라고 믿는 모양이었다. 사납게 물어 쪼으면서 새끼를 보호하려는 본능이 앞서고 밖으로 나가려고 하지 않아서 할 수 없이 쫒아서 내 보냈다. 그렇지만, 저녁에 들어 와서는 다시 새끼를 품고 지내는 것을 보니 여간 대견한 게 아니었다.

  작년에도 새끼를 부화기로 스무 마리 남짓 깨어 어미에게 함께 넣어 주웠지만, 그때는 접근도 못하게 부리로 쪼아서 함께 재우지도 못하였었다. 그런데, 그 하루의 기간에 미리 품게 한 것과 안 것의 차이가 완전히 대조적 이여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글쎄, 내 생각이 적중하였다니까요! 제 새끼라고 믿나 봐요!”
  내가 큰 발견을 한 것처럼 만나는 사람에게 자랑스럽게 늘어놓았다. 그도 그럴 것이 이렇게 기발한 착상을 떠올렸던 애초에는 그냥,
  ‘오리들을 어떻게 속여 먹어 볼까?’하는 장난기가 발동하였는데 엄숙한 분위기에 숙연해 지는 기분이 든다.
  “쉬이익- 쉬이익!”
  내가 손을 내밀어서 근접을 할라치면 마치 뱀처럼 뱃속에서 끌어내는 골낸 소리를 내면서 금방이라도 물어뜯을 기세였다. 내 꾀에 내가 당한 기분이었다. 이렇게 사나운 오리는 전혀 고려해보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아니, 그 누구도 감히 흉내 내기 어려운 발견을 한 것만 같았다. 마치, 신대륙을 본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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