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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가는 오리 (2)

                        2

  혼례를 다 올리고 사랑채에서 족두리를 쓰고 앉아서 신랑을 기다리고 있는 신부. 외삼촌은 안채에서 남자들에게 둘려 싸여 거나하게 술을 마시고 결국에는 다리를 묶여 천정에 거꾸로 매달린다. 이윽고, 동네에서 싸움 잘하기고 소문난 삐딱이 삼촌이 싸리나무 회초리로 발바닥을 내쳐 친다. 그 옆에 다듬이를 칠 때 두드리는 나무 방방이롤 들고 동갑이네 아저씨가 기다리고 있다.
  “하나!”
  “와!”하고 둘러앉은 사람들은 소리를 지른다.
  “둘!”
  “아이고 엄니, 나죽소!”
  신랑의 떠나갈 듯 한 비명 소리에 신부의 얼굴에 잠시 경련이 인다.
  “이제 내가 때릴 테니, 잠깐만…… 엇차!”
  싸리나무 회초리가 양이 안차는지 결국에는 다듬이 방방이로 거꾸로 매달려 양발이 벗겨진 발바닥을 사정없이 내려 쳤다.
  “이악!”
  신랑은 발버둥을 치다가 맞기도 전에 비명부터 질렀다.
그 소리에 신부는 어쩔 줄 모르며 안절부절못하다. 그 하는 양이 사람들에게 매우 의미심장하였는지, 쿡쿡 웃는다.
  “저, 신부 저러다 과부 되는 거 아냐?”
  “저 건너 마을에서 똘배가 저렇게 맞나 죽어다는데……”
  “정말, 혼방도 치르지 못하고 과부되면 어쩌나……”
  마당에 모여 앉아 잔치 상을 받아 놓고 한참 떠들며, 동네 아낙네들은 남자들이 안방에서 매 타작을 하는 동안 신부가 있는 사랑채에 몰려 불안에 떠는 모양을 재미있어 죽겠다는 듯이 바라보며 사뭇 거짓부렁이다.
  “어여, 빨리 술 안나오고 뭐하나!”
  그 소리가 나오자마자 검은 그으름으로 별과 천정이 온통 새까만 부엌에서 놋쇠로 만은 가마솥에서 쇠고기 국과 산적, 적(붙임개), 나물, 등 각종 산해진미고 상다리라 부러지게 차려 다시금 차려 들어간다.
  “어여 그만 해라! 여기 음식과 술이 있으니까. 이걸 먹고 고마들 해에!”하고 인정이 많고 내게 잘 해주시는 작은 할머니가 권유함으로서 일단락되고 말았다.
  나는 어린 마음에 양쪽을 오가면서 그 하는 양을 유심히 바라보면서 얼마나 가슴이 조였는지 모른다. 그리고 아낙네들이 그윽이 꾸며대며 하는 말들이 그렇게 겁났던 적도 없었다. 그러면서도, 왠지 가슴이 뛰고 흥분하여 내가 장가를 가는 것처럼 한없이 즐거웠다. 무엇보다 상을 오가며 집어 먹는 고기 맛이 일품이었고 간혹, 엄마 없이 크는 내가 불쌍하다고,
  “에고, 불쌍한 놈! 네 엄마 아빠는 어디 있고 너만 외할머니 댁에 있느냐?”
  “고놈, 혼자 떨어져서도 울지 않으니…… 참 당차다!”
  다 하시며 음식을 접시에 주곤 했는데, 무엇보다 잡체 맛은 일품이었다. 그렇게, 인정이 넘친 잔치에 마음껏 배가 터지게 먹던 음식이 있는 풍경은 결코 잊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