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지털 인쇄로 책을...

     ---리룩스서버컴퓨터 백업

  공개 자료실 

 文學위의 文學 출판사입니다. PDF로 전환하여 복사기로 책을 만듭니다. 자세한 내용은, '디지털 인쇄'에서 확인해 보세요!

날아가는 오리 (2)

11. 이런... 11-1. 이런 여자 어디 없나요? 1

2005.03.01 19:11

문학 조회 수:1706 추천:109


                                                    1

  “이런 여자 어디 없나요. 착해서 시부모 부양 잘하고 돈을 잘 못 벌어 와도 살림 잘 꾸려 나가고, 형제들끼리 돈독히 잘 대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에이, 요즘 그런 여자가 어디에 있나?”
  “그럼, 착하기만 하면……”
  “그런 것도 보아서는 안 되네!”
  “그럼, 여자이기만 하면……”
  “진작 그렇게 나왔어야지요! 알아보기는 하겠지만, 돈이 좀…… 들 것 같아서……”
  “그래요? 추진비를 달라는 거죠?”
  “……”
  내가 묻자, 대답하기 곤란하다는 듯이 매파(媒婆)는 입을 다물었다.
  “이정도면 되겠어요!”
  그러면서, 선뜻 지갑에서 있던 돈을 꺼내 주웠는데, 오만 원 가량 되었다.
  “지금 갖고 있는 것이 이 정도 밖에 안 되어…… 나중에 성사되면 제가 크게 보답하지요.”
  “글쎄, 이 정도 갖고는 좀 곤란해서……”
  “그럼, 일단 만나게만 해 주시면 십 만원씩을 드리는 방향으로 하지요! 한 사람 앞에 십만 원 입니다. 그리고 성사 되면 오 십 만원 드리면 되겠습니까?”
  “물론이지!”
  중매를 시켜주는 아주머니를 우연히 길에서 만나자 나는 다짜고짜 그렇게 부탁을 했는데, 내 제의에 입이 벌어져서 다물 줄 모른다.
  매파를 나는 훤히 안다.
  아니, 어머니를 잔 안다고 하는 편이 맞으리라! 어머니도 또한 다른 사람 시각에서 볼 때, 다름 아닌 매파였으니까. 외가 둘 째 외삼촌이 시골에서 살다보니 마흔 살이 되도록 장가를 못 가자, 어머니가 적극 나서서 시장에 한복집 일을 하던 처녀와 결혼을 성사 시켜 지금은 잘 살고 계셨다.
  지금의 매파가 간혹 찾아 와 함께 정보를 주고받으며 상의하는 모습을 본적이 있었다. 그래서 우연히 길에서 안면이 있어 인사를 하고 돈을 집어 주웠으니 이게 웬 떡이냐 싶었을 것이다. 물론, 내 딴에는 큰 맘 먹고 주는 돈이었다. 이렇게 서둘러야만 하는 이유가 무엇 때문이었을까. 구태여 이렇게 적극적일 필요가 있었을까? 정말, 내 자신이 너무도 비참하였다. 그렇지만, 나름대로 속셈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럼, 내 세울 만한 게 뭐 있나? 공무원이라던가, 교사라던가, 그것도 아니면 관청에 다니고 있어?”
  나이가 지긋한 아주머니는 싱긋 웃는데 앞 이빨이 몇 개 빠져 보인다. 얼굴에 주름이 가득하고 능구렁이처럼 사람을 매섭게 노려보는 것이 눈치가 빠르고 심리 파악하는 수단이 있다. 몇 마디 말에 그만, 기가 질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