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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가는 오리 (2)
11. 이런... 11-2. 이런 여자 어디 없나요? 1
2005.03.01 19:13
1
2층 다방은 좀 낡아 보이는 퇴색한 색체에 천정에 달려 있는 희미한 조명 속에 우중충한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볼품없는 의자가 앞뒤로 놓여 있었다. 손님 인 듯 보이는 중년의 남자와 다방 마담인 아주머니가 마주 보며 앉아 있다가 모친과 함께 들어서는 내게 소리쳤다.
“어서 오십시요!”
몇 번이나 이 다방에 왔었을까? 동네 앞이어서 그런대로 이용은 했었지만, 그럴 때마다 생각만큼 좋아 보이지 않는 다방이다. 변두리여서 잔뜩 기대를 하고 들어오지만, 썰렁한 분위기에 아가씨는 없고 주인아주머니가 차 잔을 직접 갖다 주곤 했었다. 변두리라면 예니(다른) 곳처럼, 화려한 아가씨라도 있어 그 맛에 가련만, 그런 형편이 못되는지 주인도 몇 번이나 바뀌었다.
이렇게 낫이 익은 다방에 낫이 익은 사람을 만나면 그게 좀 불편하겠지만, 만나는 상대방이 서로 다방을 사이에 두고 같은 거리로 떨어져 있는 탓에 가벼운 마음으로 나왔던 것이다.
벽에 가까이 있는 탁자에 자리를 잡고 앉자마자, 출입문이 열리고 여자 측에서 언니인 듯 보이는 여자와 젊지만 젊어 보이지 않는 아가씨 그리고, 중매쟁이 그렇게 세 사람이 들어섰다.
“여기야, 여기!”
모친이 벌떡 자리에서 일어서서 소리치자 함께 오던 중매쟁이도 알았다는 듯이 환하게 웃으며 손을 들어 화답하였다. 두 사람의 표정이 오랜만에 만난 친구처럼 반가워하는 것은 일종의 가식이 아닐까? 아니면, 이 서먹서먹한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함이던가! 왜, 두 사람이 만나는데, 다른 사람들이 필요할까?
그렇지만, 두 사람의 친밀한 대화가 우리에게 억지로 짜 맞추려는 의도가 숨어 있었음은 부정하지 못한다. 그것이, 중매의 허상이었음을……
“안녕하세요!”
“예, 안녕하세요!”
처음 우리들의 대화는 서로를 바라보면서 간단한 인사를 하는 것으로 끝냈다.
그리곤, 바라보면서 탐색전에 돌입한다. 나는 그녀가 입장할 때부터 줄 곳 바라보았지만, 이상형은 전혀 아니었다. 그것은 정말이지 전혀 아니올시다! 이었다고나 할까. 너무나 얼굴 형태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무엇보다 뭉툭한 체구와 둥근 얼굴 형태 그리고, 가무잡잡한 피부를 접어 두고서라도 하나에서 열까지 나열해 놓고 볼 때, 단 한 곳도 좋은 곳이 없었다. 그리하여, 나는 강제로 그곳에 앉아 있었고, 강제로 그녀를 만났으며, 강제로 대화를 하였다. 그것은 나의 표현 그대로 끌려가는 느낌밖에 더 이상의 할말이 없었다. 그리곤, 그 뒤 세 번째의 만남에서 파국을 맞는다.
그 때까지 나는 억지로 그녀를 나에게 짜 맞추고 있었다. 그리곤, 이제, 그녀에게 나의 방황을 멈추게 하고 싶었다. 그리고 함께 맞춰 나가고 이해하면서 살아 나가면 되겠지 막연히 그렇게 나를 학대하였던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