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지털 인쇄로 책을...

     ---리룩스서버컴퓨터 백업

  공개 자료실 

 文學위의 文學 출판사입니다. PDF로 전환하여 복사기로 책을 만듭니다. 자세한 내용은, '디지털 인쇄'에서 확인해 보세요!

날아가는 오리 (2)

6. 강변에서 6-2. 강변에서……(2) 2

2005.03.01 09:35

문학 조회 수:1773 추천:132

 .


           2

  1984년도 현재의 봉제 공장은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사라졌다. 이젠, 중화학 공업 일변도의 정책과 함께 전반적으로 국민 소득과 생활수준이 높아지게 되자 인권비가 상승하였다.
  봉제 공장은 수지 타산이 맞지 않았다. 많은 인원이 필요하면서 값싼 인건비를 요구하는 생산 코스트이여서 점차 퇴보하는 듯 했다. 그것은 곧 인금을 체불(滯拂)을 초래하여 사람이 나가고 들어오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었다. 무역사무소가 있는 곳을 제외하고 하청을 받아 오다(물량)를 따오는 공장일수록 그런 현상은 더했다.
  전에, 채수와 함께 다니던 공장도 이미 문을 닫고 그곳에서 몇 개월 씩 봉급을 못 받은 사람들은 어느 곳에 하소연도 못하는 실정으로 다른 곳을 찾아 전전 긍긍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 생리(生理)를 누구보다 잘 아는 나였기에 여기저기 나붙은 봉제 공장 모집 공고는 눈에 보이지도 않았던 것이다.
  “기술을 배우느라고 실습중이하고 생각하고 있어! 돈은 바라지도 않아. 단지, 기술을 배우는 것이 목적이야. 그것이 참기 어렵지만, 어쨌든 이미 화살은 시위를 떠났어. 결심대로 행동할거야!”
  나는 그렇게 말을 하며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입술을 굳게 깨물었다. 얼마나, 강렬한 욕구였던가! 만약에, 손 안에 달걀이라도 쥐고 있었으면 깨졌으리라!
  “그래, 잘 해 봐라! 나도 도울 수 있는 한도까지는 도와 줄 테니까.”
  “도와 줄 게 뭐 있어!”
  대단하지도 않는 것을 추겨 세우는 것 같아 멋쩍게 내가 하는 말이다.
  “나도 그런 기술을 배우고 싶다고 늘 마음을 먹었었어. 공업 고등학교라던가 직업 훈련 과정을 거쳐야 배워지는 것이잖아. 그러기 위해서는 현 직업을 버려야 하는데 그게 사실상 어려운 일이었지. 우리 미싱 부속을 깎는 곳이 있는데, 그곳은 늘 사람이 북적북적 대고 있어. 미싱이 일본제가 많잖아! 일본 놈들이 어떤 놈들이데! 씨 팔! 나사 하나 맞는 게 없어! 모두 특수 나사여서 수입 해 써야 할 형편이지. 미싱을 팔아먹고 이젠 그곳에 쓰는 나사부터 전부 수입해야 해! 그렇게 머리 좋게 만들어 놓아서 안사 쓰면 안 되니, 놈들은 계속 돈을 벌 수 밖에…… 시간이 없어도 수입 부속 가게를 자주 나가야 하는 거야. 그런데, 그곳에서도 못 구하면 가공하는 곳에 가서 적게는 몇 천원에서 많게는 몇 만원 씩 주고 깎는 거야! 그곳이 그렇게 부럽더라고. 기계라고는 선반기계와 밀링 기계뿐인데도 못하는 게 없고……”
  “그래, 그런 것을 깎는 기술을 배우고 있어. 나도!”
  그렇지만, 이제 겨우 한 달 남짓 들어가서 무엇 알겠는가! 도무지 모르는 것투성이였다. 무엇보다 기술이란 것은 쉽게 알게 되는 것이 아니고 수없이 반복하고 노력하여 얻어지는 산물이다 보니 지금의 내게 기계를 만지게 하지 않고 시다(견습)만 맡기는 탓에 어느 세월에 기술을 익히나 하는 의문이 들었었다.
  “음, 좋은 기술이니까 잘 배워 봐라!”
  “좋아 멋지게 해 볼 참이다. 나도, 나름대로 눈썰미가 있잖아. 그래서 뒤에서 보고 배우고는 있지만, 어째 늘지를 않는다. 그것이 어려워……”
  계속하여 주절주절 말을 했지만, 친구는 대답이 없었다. 벌써 잠들은 모양이다. 얘기를 몇 마디 나누더니 이내 코를 곤다.
  멋쩍은 나는 앞으로의 불안과 불확실한 미래가 걷잡을 수 없는 생각의 꼬리를 물고 나타나서 도저히 잠을 이룰 수 없어 밖으로 나와 담배에 불을 붙였다.

  계곡과 계곡 사이의 하늘을 수놓은 무수한 별들이 어두워지는 만큼 앞 다투어 반짝인다. 졸음에 지친 낚시꾼들의 불빛이 길게 물 위에 비친 곳에서 졸고 있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5 7. 욕망의 덧 7-2. 욕망의 덧(2) 2 secret 문학 2005.03.01 10
44 7. 욕망의 덧 7-2. 욕망의 덧(2) 1 secret 문학 2005.03.01 10
43 7. 욕망의 덧 7-1. 욕망의 덧 2 secret 문학 2005.03.01 11
42 7. 욕망의 덧 7-1. 욕망의 덧 1 secret 문학 2005.03.01 12
» 6. 강변에서 6-2. 강변에서……(2) 2 문학 2005.03.01 1773
40 6. 강변에서 6-2. 강변에서……(2) 1 문학 2005.03.01 2120
39 6. 강변에서 6-1. 강변에서……. 3 문학 2005.03.01 2077
38 6. 강변에서 6-1. 강변에서……. 2 문학 2005.03.01 2089
37 6. 강변에서 6-1. 강변에서……. 1 file 문학 2005.03.01 2266
36 5. 내 손으로 건물을 짓다. 5-4. 내 손으로 건물을 짓다.(4) secret 문학 2005.03.01 16
35 5. 내 손으로 건물을 짓다. 5-3. 내 손으로 건물을 짓다.(3) file 문학 2005.03.01 2625
34 5. 내 손으로 건물을 짓다. 5-2. 내 손으로 건물을 짓다.(2) file 문학 2005.03.01 2131
33 5. 내 손으로 건물을 짓다. 5-1. 내 손으로 건물을 짓다. file 문학 2005.02.28 2190
32 4. 비애(悲愛) 4-9. 나의 아담과 이브 2 secret 문학 2005.02.28 18
31 4. 비애(悲愛) 4-9. 나의 아담과 이브 1 secret 문학 2005.02.28 16
30 4. 비애(悲愛) 4-8. 양식기 제조 공장에서(3) 2 secret 문학 2005.02.28 17
29 4. 비애(悲愛) 4-8. 양식기 제조 공장에서(3) 1 secret 문학 2005.02.28 17
28 4. 비애(悲愛) 4-7. 양식기 제조 공장에서(2) 2 문학 2005.02.28 2012
27 4. 비애(悲愛) 4-7. 양식기 제조 공장에서(2) 1 문학 2005.02.28 1950
26 4. 비애(悲愛) 4-6. 양식기 제조 공장에서 2 문학 2005.02.28 18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