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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가는 오리 (2)

6. 강변에서 6-2. 강변에서……(2) 1

2005.03.01 09:34

문학 조회 수:2120 추천: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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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서산 하늘에서 만월(滿月)이 산에 손을 짚듯이 둥실 떠올랐다. 산마루에 걸려 잔뜩 늘어져 찢어지는가 싶더니 어느새 떠오른 것이다.
  사람들은 하나 둘 씩 텐트를 접더니 모두 가 버렸다. 멀리서 낚시꾼들이 낚시 하는 불빛이 물에 반사하여 길게 다가올 뿐이다. 고요함이 계곡에 가득 차서 귀신이라도 나올 것처럼 괴기스럽다.



그대를 보낼 수 있는 마음으로
젖어드는 향수에 취해보지만
오직, 사랑한단 말 한마디
못하고 떠나보낸 나이기에
이제와 후회면 무슨 소용.
영영 다시 못 올 내님이여
사랑한단 말을 한들
메아리처럼 울려 퍼질 것을……
오직, 당신만을 기다리고,
사랑하고, 그리워하여
가슴에 사무치는 구나!



  노래 가락은 때론 거칠고 둔탁하다가 이내, 바람처럼 시원하고 맑고 청명하는가 싶더니 돌연 애수에 젖은 슬픈 음색으로 피어난다. 낮고 부드러운 음색의 노래가 고요 속에 노을 젓 듯 흘렀다.
  애수에 젖은 음정으로 나직이 누구에게 하소연을 하듯 기타의 선율에 맞춰 부드러운 듯 하면서도 슬프고, 낮은 듯 하면서도 높고, 애절하고 구성지게 노래는 끊어질 듯 이어지고, 이내 어둠에 묻혀 사그라졌다가 다시금 피어오르더니 가장 높게 강한 억양으로 점점 더 크게 차오른다. 마치, 세상의 모든 슬픔과 번민을 가득 지닌 애절한 울음 섞인 슬픔 덩어리로……

  식사를 하고 자정 무렵까지 부른 노래 탓일까 목이 쉰 듯하다.
이젠, 그만 부를까하고 기타 내려놓고 텐트 속에 눕는다. 등짝에 자갈이 있어 불편하다. 그렇지만, 자갈 반 모래 반인 땅바닥을 고르는 것은 이미 포기했다. 계속하여 속에서 자갈이 튀어 나왔기 때문이다.
  “그래, 새로 시작한 일은 어떤 일이냐?”
  누워서 잠들었는가 싶었더니 채수가 묻는다. 아마도, 무척 궁금하였던 모양이다.
  “음, 쇠를 깎는 공업사야. 기술을 배우기 위해 영세 사업장에 취직했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어!”
  “넌 그런 용기가 있어 대단하다. 난 어머니와 형 때문에 아무 것도 못해. 처음부터 나를 위해 사는 인생이 아니었어. 그렇지만, 내 인생이 오히려 벗어 날 수 없는 가족 탓에 안정된 생활을 해 왔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넌 용기가 있어서 그렇게 새로 시작한다고 하는데, 난 뭐냐!”
  어둠 속에서 친구의 음성이 약간 격양되어 있었다. 술을 한잔 걸쳐서 그런 것 같지는 않았다.
  “봉제 공장에 다니는 것이 이젠 너무 지겹다. 지겨워서 쓴 물이 난다. 하청의 하청 업체이다 보니 영세하고 어려워서 직원들 봉급도 못주고 있어!”
친구는 나와 함께 다니던 공장에서 벌써 여러 차례 옮겨 다니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봉제 공장에 다니지 않으려고 하잖아.”
  “원미산업도, 풍안 방적도, 이화실업도, 충남방적도, 큰 회사들은 모두 외국으로 나가고 있어. 국내에선 타산이 안 맞는다고.......그러니, 우리 같은 하청업체야 오죽하겠어.”
  그는 개탄 하 듯한 음성으로 사회를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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