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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가는 오리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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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생각다 못해서, 다음부터는 보일러 아래쪽에 바람을 넣었다. 히터가 뜨겁게 열이 오르면 바람을 끄고 반대로 꺼지면 바람을 불게 하였더니 과연 온도가 일정해 졌다. 이젠, 모든 게 잘 될 것만 같아 다시금 알을 넣은 지 한달이 다 되었다.
  정말, 마(魔-마귀)의 20일을 넘긴 알은 한 달이 되어가는 지금까지 살아 있었다. 얼마나 대견한지 온갖 기쁨이 솟구쳐 가만히 있질 못하고 몇 번씩이나 알을 들여다보며 이제나 저제나 살펴보았다. 그러면서, 한 번씩 알을 코에다 대로 냄새를 맡는데, 시궁창 썩는 냄새가 나면 그 알은 버렸다. 바로 부화 중에 잘못하여 골은 알이었기 때문이다. 모두가 다 살아나지는 못하고 중도에 죽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던 것이다. 알의 생사 유무를 냄새로 알 수 있었던 것은 큰 발견이었다.
  “전처럼, 이젠 깨트리지 않아도 죽었는지 살았는지 알 수가 있어! 어떻게 하는지 알아?”
  그렇게 아내에게 물어 보았다.
  “글쎄, 물에 넣어 보는 거예요?”
  “물에 넣는다고? 그게 아냐! 코로 냄새를 맡아 보지. 썩은 내가 나면 죽은 거야!”하고 내 딴에 큰 유세를 떠는 것처럼 말했다. 사실상, 처음보다 두 가지 사실이 바뀐 것인데, 예상이 딱 들어맞았다고나 할까. 알은 먼저보다 더 살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이젠 깨고 나올 날만 기다리면 된다고 눈이 빠지게 바라는데 한 달이 넘긴 알은 새끼가 나올 생각을 안했다.

  “우리 닭은 벌써 품기 시작해서 병아리가 나왔는데요!”
  이웃집에서 닭을 키우는 사람이 내가 궁금해서 묻자 대답을 한다. 60세는 족히 들어 보이는 아주머니였다. 비가 잣아 논으로 물꼬를 트러 나가는 모습을 보고 뛰쳐나가 내가 물어 보았던 것이다.
  “이 오리 알은 한 달이나 지났는데 나올 생각을 안 하네요?”
  “글메? 닭은 20일이면 까던데……”
  “그럼, 오리는 더 늦나요?”
  “그건 잘 모르겠어요!”
  아주머니는 잘 모르겠다는 투로 은근히 회피를 하는데, 그게 더 이상하여 눈으로 확인하지 않으면 못 견딜 것만 같았다. 더 이상한 것은 한 달이나 지났는데, 나오지 않는 것이다. 결국에는 밝은 곳에 나가 알을 깨트리고 말았다. 그래도, 또 다시 살인을 하고 싶지가 않아 둥근 부분에 구멍을 내자,
  “꽥 꽥!”하며 미약한 울음소리가 들리는 것이 아닌가?
  구멍 난 곳을 자세히 보니, 둥근 부분 아래쪽에 또 하나의 흰 막이 있고, 그 막을 찢어 새끼 오리의 부리가 뛰어 나와 내가 말 할 때마다, 반응하는 소리가 그곳에서 새어 나오고 있었다.
  ‘아, 오리가 나오려나 보다!’
  그렇게 생각이 들자 빨리 알을 깨주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젠, 중간 부분을 완전히 깨트렸다. 그런데, 그 속에서 오리는 아직 축축한 흰자의 막에 둘려 쌓여 꿈틀대며 연신 부리를 벌려 우는데 자세히 보니 꼬리 부분에서 아기가 나올 때처럼 탯줄 같은 창자가 길게 나와 노른자 부분으로 연결되어 다시 핏줄로 온통 감싸여 있지 않은가! 한 눈에 아직 나오기가 이르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지만, 일이 이렇게 된 것 어쩔 수가 없어 우선 항문 쪽에 연결된 작은창자를 끊어 내고 몸에 감싸인 끈끈한 막을 걷어 내고 나자, 역효과가 났는지 금세 죽어 버리고 말았다. 털도 났고 부리도 있었으며 모든 장기가 갖추어진 완전한 새끼 오리였다.

  이번에도 살인을 하였다는 죄의식이 팽배한 가운데 억지로 부화 시킨 오리 새끼를 또 다시 밭에 구덩이를 파고 묻었다. 자꾸만 늘어만 가는 무덤에 이번에는 좀더 큰 시체가 추가되는 것에 그나마 위안을 삼기는 해도 영 기분이 찝찝한 건 어쩌질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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