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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가는 오리 (2)
13. 우리 사랑... 13-2. 우리 사랑 좋을시고!(2) 1
2005.03.01 19:27
1
2
사랑, 사랑, 사랑이로다!
덩더꿍, 덩더꿍, 엇싸!
한오백년, 살자며 백년가약(百年佳約) 맺는구나!
오늘같이 기쁜 날, 너와 나
더도 말고 평생을 한결같이 살자꾸나.
어허, 우리 사랑, 좋을시고!
잔치 벌려 놀아보세!
신명나게 지새보세!
에헤야 데야,
(2001. 7. 6. -우리 사랑, 좋을시고!―)
밤이 이슥해지자, 마당에 호롱불이 켜지고(내가 어렸을 때 외가 집에는 전기가 들어오지 않았다.) 물레방아 간에서 발전기로 보내오는 약한 전기로 키는 희미한 전등불이 껌뻑껌뻑 비치는 가운데, 사람들은 장구치고 북치며 한바탕 놀이가 시작된다.
칠흑같이 검은 하늘에 부엉이가 울고, 대문 밖은 질리도록 무서운 귀신들이 떠도는 것처럼, 두려운 장막이 뒤덮여 있고, 멍석을 깔아 놓은 한 가운데서 거나하게 술 취한 동네 사람들은 엉덩이를 흔들며 덩더꿍 덩더꿍 장구 소리에 맞춰 두 팔을 가로 젓듯 흔들며 춤을 추웠다.
이윽고, 그렇게 놀고 있는 사람들의 뒤편으로 안방에서 같은 장정들에게 시달림을 받던 외삼촌은 신방으로 신발을 벗어 들고 고양이 발걸음으로 걸어갔다. 그 행동이 날 제비처럼 잽싸다.
“어이 잘해봐!”
“백년가약 맺으라고!”
신방에서 이제나 저제나 하고 불편하게 주리를 틀 듯 앉아 이제나 저재나 신랑을 기다리던 신부가 자리에서 일어나려다가 그만 앞으로 고꾸라졌다. 족두리를 한 머리가 방 한가운데 찢는데, 옆에서 부축하던 사람들만 아니었으면 심하게 다쳤으리라!
“와! 하하핫, 넘어 졌어. 신부가 넘어졌다!”
얼마나 불편하게 앉아 있었는지 다리에 쥐가 나서 넘어지고 마는 신부 때문에 모두들 춤을 추다가 배꼽을 잡고 웃는다. 그리고 이젠 모두들 하나 둘 씩 자리를 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