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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가는 오리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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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어제 실금이 가고 두 곳이 깨져 있던 알을 부화기 속에서 가장 위에 올려놓았었다. 그리고 너무나 실패를 많이 보아서 이제는 깨트려 주지 않을 작정이었다. 그 안에서 죽든 살든 제 운명(運命)이었으니까. 그러나 내가 귀에 대고,
  “꽥꽥”하면, 그 진동이 전해져서 알까지 느껴지는 것처럼, 작은 소리로 “꽥-꽥!”하며 대답하는 것이었다.
  어찌나 신기한지,
  “이것 좀 봐요?”
  “그 것 참, 쪼슬러서 터졌구먼, 어여 갖다 놔! 그러다 죽을라?”
  “글쎄? 낼이면 나올라나? 결국 성공했구먼!”
  내가 밖에 나가 안면이 있는 사람들에게 보여주며 자랑을 하자, 한 마디씩 거드는 소리다.
손에 쥔 알에는 실금이 가 있고 위 쪽(여기서 위쪽이란 뾰족하지 않고 둥근 곳을 말함) 부분에 두 군데나 튀어나와 알이 똑 깨진 부분을 가리키며 말했다. 손에 쥔 알에서 느껴지는 움직임이 한결 더 커졌다. 알을 들고 걸어 갈 때마다 내부에서 새끼가 불안스럽게 움직이는 것이었다. 아마도 중심을 잡는 모양 같았다. 어제 저녁의 알은 그렇게 두 곳이 깨져 있었을 뿐이었다.

  아침에 부화기 속을 들여다 본 나는 깜짝 놀랐다.
  검은 오리 새끼 한 마리가 알 사이에 끼어 꼼짝하지 않고 있다가 내가 위에 감싼 걸레 조각들을 걷어 내고 안을 들여다보자, 기척을 알고 꼼지락거리는데, 알과 알 사이에 난 공간으로 다리와 몸통이 쳐 박혀서 움직이지 못하는 모양이다. 몸이 뒤척이면 뒤척일수록 점점 더 깊이 빠져 들어 가는 것을 손으로 받쳐 조심스럽게 몸통을 쥐었다. 아직 털이 마르지 않아 거칠고 몸도 가누지 못해 발이 제각각 논다. 어제까지 감싸고 있던 알껍데기는 그 옆에 두 쪽으로 박살이 나 있었다. 나는 살그머니 한 생명을 걷어 올리며 말했다.
  “축하한다. 나의 오리 새끼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