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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가는 오리 (2)

3절. 이상한 소리에 끌려 여자 목욕탕에 들어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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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탈의실 내부에는 꼬마 아주머니라고 부르는 여자가 옷을 빨고 있었다. 남아 있는 따뜻한 목욕탕 물을 이용하여 옷을 한 보따리 빨고 있었는데, 작달 만한 체구에 어느 구석에 있었던가 싶던 여자의 냄새가 풍기어왔다.
  나는 얼떨결에 문을 닫고 좀 더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마치, 그녀가 나를 부르기라도 하는 것처럼……
  “뭐 하고 있어?”
  우리 조의 일원인 꼬마 아주머니를 그다지 어려워하지 않고 있었다. 키가 작았는데 가슴은 주먹만 했다. 내가 간혹 호기심으로 작업 중에 그녀의 가슴을 만질라 치면,
  “애들이 빨아 남아 붙질 않았어요. 뭘 그리 만져 봐요. 없는 가슴 만져 보면 커지나요.”
  멋쩍게 자신의 작은 가슴을 비아냥거리는 거였다.
  함께 일하는 아주머니들은 모두 사심이 없다.
  초년생 아주머니들은 가슴 한번 만지면 벼락이 떨어진다. 그렇지만, 오래된 아주머니들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만져 달라고 부추기는 것처럼 전혀 거부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의 외향이 못생기고 가슴이 작음을 한탄하는 것이었다.
  나는 그녀들이 결코 타락하였다거나 부도덕하다고 생각지 않는다. 단지, 어머니가 자신의 자녀에게 가슴을 내밀어 젖을 먹이듯 모든 것을 포옹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었다. 물론 그것 외에 더 이상의 요구는 한 적이 없었다. 그런 행동이 내게 너무나도 포근하여 더욱더 정감이 갔고 여자들 편에서 일을 도와주곤 하였다.
  “집게 좀 고쳐 줘요!”
  “광약 좀 갖다줘요!”
  “잠깐 기계 좀 봐줘 화장실에 갔다 올 테니까요!”
  “이 물건 좀 들어줘요!”
  그렇게 힘에 부치는 일을 할 때 그녀들은 또한 나를 불렀다. 어찌 보면 무언의 약속처럼 우리는 한 동지이자 이 악조건 속에서 인간으로서의 따뜻한 내면을 교류하는 방법은 그런 행동과 방법에 깊은 연관이 되어 있음을 부정하지 않는다.
  그녀들에게 결코 이성으로 볼 수 없는 다른 면이 있었지만 그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말할 수는 없다. 단지, 가족을 먹여 살리려고 우리는 함께 일하고 있다는 공동의식 같은 그 무언의 약속이 내재한 통신 같은…….
  그렇게 가슴의 크기까지 알고 있던 터라 전혀 거리낌이 없이 다가갔던 것이다. 그러나 성적인 욕망이 나를 충동질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세탁물을 앞에 두고 멍한 눈을 들어 나를 바라보는 꼬마 아주머니의 표정을 보았다. 머리는 아직 마르지 않아 축축하고 얼굴은 갓 씻었는지 맑고 새하얗다. 무엇보다 열어진 가슴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속옷 차림에 젖을까 봐 무릎까지 걷어올린 치마 때문에 벌어진 엉덩이가 내비쳤다. 나는 한눈에 팬티를 입고 있지 않은 것을 알 수 있었다.
  “허-억!”
  숨이 막힌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여자의 흰 살결이 도 도라지게 아름답다.
  얼굴은 기울대로 기운 40대의 주름이 져 있었지만 이제 갓 물에 젖은 육체는 그 자체가 곧 아름다운 꽃이었다.
  나의 눈에
비친 여성으로서의 육체가 질리도록 나를 떨리게 했다.
  “피곤할 텐데 집에 얼른 가서 쉬어-야지. 다 간 모양인데……”
  “예에- 그래야지요……”
  나이로 치면 20살 정도의 연상이었지만 오리려 내가 반말을 하고 그녀가 존댓말을 했다.
  화들짝 놀란 눈을 들어 나를 바라보는 것이 정감이 있다. 아마도 집에서 갖고 온 빨래를 혼자 남아서 하는 것을 내게 들킨 탓에 지금 제정신이 아닌 모양이라고 생각했다. 한결같이 일하는 아주머니는 쉬는 시간에도 놀지를 않았다. 집에서 갖고 온 무언가를 만졌다. 그리고 오전 10시 정도에 나오는 빵을 집에 있는 아이들에게 준다고 싸가는 억척들이다. 그렇게 생활력이 강하기에 이런 악조건에서도 참고 견디는 것인지 모른다. 늘 순결한 어머니로서 그리고 충실한 아내로서의 책임을 이들은 지키고 훌륭하게 받든다고 생각해 오곤 했던 것이다. 얼마나 위대한가! 그런 내가 이런 아름다운 여인을 음탕하게 간음할 수 있겠는가!
  적어도 내 딴에는 함께 일하는 아주머니가 비록 머리에 보자기를 쓰고 두꺼운 옷으로 껴입어 여성으로 보이지 않을망정 그 가슴만은 너무도 고결하고 아름답다고 생각해 왔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성적인 경험이 없는 나는 두렵기만 했다. 그렇게 풀어헤친 가슴과 허벅지 그리고, 구부리는 양 무릎 사이로, 거무스름한 부분까지도 보았지만 그건 그림처럼 보일 뿐이었다. 너무 과한 욕심은 체하는 법이라고 여겼다. 그러나 두 눈은 물에 젖어 있는 의상과 몸매보다도 스무 다섯 해까지 곱게 모신 나의 동정(童貞)은 내부에서 사시나무 떨 듯 그렇게 떨리기만 했다.
  “먼저 갈 테니까 문단속 잘하고 나와!”
  “.......”
  멍한 눈으로 바라보던 그녀는 그제야 옷깃을 여민다.
  내가 왜 그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었는지 그건 알 수가 없다. 음탕하게 생각은 했었지만 전혀 욕심 같은 게 없었으니까. 돌아 나오는데도 들어갈 때처럼 아무런 거리낌이 없이 나왔다.

  그리고는, 집에 돌아와 끝도 없는 잠을 잤다. 너무나 피곤함에 지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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