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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초상(肖像)

sample_23.JPG 초상(肖像)[명사] 1. 사진, 그림 따위에 나타낸 사람의 얼굴이나 모습. 2. 비춰지거나 생각되는 모습.

고려장(?)

2014.08.17 21:53

文學 조회 수:571

2014년 8월 14일 

뇌경색 이후 3개월을 넘기기 시작한 어머니를 집에 모시게 된지 1개월 째였다.

 

  때로는 이해하지 못하는 게 있는데 그것은 심리적으로 병을 앓게 된 아내의 병이었다. 가끔씩 배가 아프고 구토를 하였으므로 며칠씩 끙끙 앓아 누웠고 불명증에 시달려 왔다. 이런 증상은 내게는 해당이 되지 않았는데 모친과의 유대관계로 인하여 거부반응이 없어서 인 듯하다. 

 

 시어머니는 아내에게 남이었고 받아들이기 곤란한 외부 침입자라고 거부반응을 하는 것일까?

 

나의 경우를 예를 들어 보자!

모친이 뇌경색으로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게 되면서 가장 영향을 받은 건 내게 돌아온 금전적인 부담이었다. 병원비와 그외 모든 경비(간병비, 약값)등을 모두 내가 지불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어쨌튼 내 수중에서 모든 지출이 이루워 졌는데 모친이 갖고 있는 현금이 이백만원이 보탬이 되었다고 해도 그외 두 번째 입원한 W.S 병원비등은 순전히 내게서 지출되었다.

 

  문제는 그 돈이 다행스럽게 이선에서 끝날 수 있었다는 점이었다. 더 많은 돈이 지출되었다면 감당이나 할 수 있었겠는가!

  그리고는 이제 집에 모시게 되면서 별도의 비용도 충당되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요양병원에 입원시키라는 주위의 권고와 모친 자신의 주장에 대하여 나는 전혀 그러고 싶지 않았다. 이것이 아내와 내가 충동하는 부분이었다.

 

  그런데 아내의 입장은 나와 달랐을 터였다. 자신의 부모도 아닌데 모실고 싶은 생각을 갖겠는가! 그것이 우리 두 사람의 관계를 갈라 놓고 서로 각방을 쓰게 하였던 것이다. 아내에게 있어서 모친은 전혀 다른 문제였다. 타인이 우리 삶에 끼어 들어와 단란하고 행복한 가정을 깨트리는 불편한 암적인 요소.

  내게 있어서 그런 아내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내가 모친을 간호하면서 느끼는 그 심정이 얼마나 힘들고 어렵기에 내 부모가 아니라면 정녕 벗어 던지고 싶은 인간 본연의 감정을 낱낱히 느끼게 되었던 것이다.

  이것이 아내 입장으로 볼 때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할 것이다. 사실 내 부모가 아닌데 어떻게 그런 지극정성(?)을 보일 수 있겠는가!

  어리석은 생각인지도 모르겠지만 모친의 생각도 불편함과 원망 일색이었다.

  자신이 그렇게 변한 것을 늘 비관하고 우울증세까지 보일 정도였으므로 당신을 간호하는 사람은 어쨌는 힘들었던 것이다.

 

  그런 간병인의 역활을 이제 집으로 옮겨 왔으므로 그것을 부담하게 되는 게 나와 아내였다. 아내 입장으로서는 자신의 부모가 아니었으므로 도무지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거부감을 느꼈고 그것이 화병으로 곪아 터지고 말았을 터였다. 그런 입장을 고려해볼 때 내 자신이 너무도 무기력했다. 아내의 요구를 들어주지 못하고 병원비를 지불하지 않기 위해 집을 모실 수 밖에 없다는 옹졸한 생각을 하고 있으므로 내 생각과 충동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의심이 들 정도로 집에 가족이 아닌 타인을 두고 함께 산다는 사실, 그것도 환자여서 혼자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어서 늘 관심을 갖을 필요가 있었으므로 그것이 너무도 힘들었을 터였다.

 

옛날 고려장으로 돌아가보자!

늙은 모친을 등에 엎고 깊은 산속으로 들어간 뒤에 그곳에 하루치의 식량을 놓고 돌아서는 아들을 보면서 눈물을 감추는 모성애.

 그리고 결국에는 산짐승에게 먹이가 될 수 밖에 없는 어머니의 입장에서 자식에게 나를 두고 돌아가라고 하는 끔찍한 모습. 아무래도 먹을 식량이 없어서 결국에는 늙은 부모를 버렸던 그 옛날을 풍습은 자꾸만 지금의 내 모습과 비견되는 것이다.

  요양병원에 갖다 맡기게 되면 좀 더 편할 수 있다는 주위의 권고를 무시하는 게 언제까지 유효할 수만은 없을 것이다. 아내의 병이 더 깊어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