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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초상(肖像)

sample_23.JPG 초상(肖像)[명사] 1. 사진, 그림 따위에 나타낸 사람의 얼굴이나 모습. 2. 비춰지거나 생각되는 모습.

모친의 문제 (4) 변화

2014.10.05 21:28

文學 조회 수:368

뇌졸증 이후 모친은 많은 부분에 변화를 겪고 그것을 저항하려는 경향이 강한 듯 하다.

우선 저항의 경우.

자신이 정상일 때와 다르게 현재 노졸증으로 일어난 주변의 변화에 대하여 이해를 하지 못한다. 결과적으로 현실과 과거를 구별하지 못하여 사고력에 혼란을 일으키고 있었다.

그래서 처음에 병원에 누워 있으면서 며칠 뒤에는 훌훌 모든 것을 털고 자신의 생활로 돌아 갈 것처럼 말해 왔었다. 그렇지만 점점 상황이 나빠지면서 도저히 정상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없었다. 그외에 사소한 것도 혼자서는 할 수 없게 되었다. 그것이 4개월 째 접어 들면서 주변의 상황이 급변하였고 이제는 큰아들 내외와 함께 살게 되었다.

  이틀 전에는 변비약을 먹었으므로 그 다음날인 어제는 변을 보았는데 손가락을 항문에 끼워 넣고 딱딱한 변을 끄집어 낸 뒤에야 겨우 쾌변을 보았었다. 그리고 어제밤에는 화장실에 가려고 일어 나서 변기에 앉기 전에 소변을 쌌다.

  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것 때문에 무척 곤란을 격고 있었지만 그것은 자신의 의지로서는 어쩔 수 없는 노릇같았다.

  여기서 혼자서 할 수 없다는 사실.

  그래서 항상 주변에 간변인이 필요했고 그것이 누구던지 상관이 없었다. 그러다보니 신발을 신을 때도 다른 사람 손을 통해서 신게 되는 게 일쑤였는데...

  병원에는 진료를 받고 한 달에 한 번씩 처방전을 받는데 저녁에는 고지혈증 약을 한 알 먹고 아침에는 혈액순환제도 두 알씩 먹게 된다. 그 외에 가끔씩 변비약을 먹게 되는데 핸재로서는 3일에 두 알씩 먹고 변을 봤다.


 자신이 혼자서는 일반적인 생활을 할 수 없어서 아들에게 얹혀 살게 되는 제 2의 인생. 그렇지만 그 생활이 항상 좋을리는 없었다. 특히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점이 그처럼 새롭고 놀라운 결과를 낳았다.

  울타리콩을 땄다고 아들이 자신을 몰아 세울 때만 해도 엄청난 혼란에 빠졌다. 그것은 마치 도둑질을 하다가 걸린 사람처럼 죽을 죄를 진 것처럼 두 손을 아들에게 싹싹 빌어야만 했을 정도였다. 그녀가 자신의 의지가 그처럼 추락한 점. 그것을 결코 되돌린 수 없는 커다란 과오가 되어 되돌릴 수 없이 무거운 무게로 짖눌러 왔다.

  주변의 문제를 판단하는 사고력이 뒤 떨어졌기 때문일까? 하지만 어찌보면 울타리콩을 한 주먹 따서 그것을 전혀 죄의식을 느끼지 못한 자신이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는 점이 더 이상했다.  


모든 것을 체념하기까지 얼마나 괴로운 경험이던가!

자신의 과거를 접고 현실에 안주하려는 자연스러운 변화. 아무래도 그것은 외부에서 바라보기에는 너무도 간단한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모친에게 있어서 모든 것은 전혀 낫설고 새로운 것이었으며 자신이 받아들이기에는 너무 커서 감히 도전을 하지 못하고 달아나도록 종용하게 만들었다. 그리하여 지금 아들에게 함께 하는 현재의 생활에 그처럼 안주하지 못하였는지도 모르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