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지털 인쇄로 책을...

     ---리룩스서버컴퓨터 백업

  공개 자료실 

 文學위의 文學 출판사입니다. PDF로 전환하여 복사기로 책을 만듭니다. 자세한 내용은, '디지털 인쇄'에서 확인해 보세요!

어머니의 초상(肖像)

sample_23.JPG 초상(肖像)[명사] 1. 사진, 그림 따위에 나타낸 사람의 얼굴이나 모습. 2. 비춰지거나 생각되는 모습.

AM 2시 47분.

비명 소리.

큰 소리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방 안에 한바탕 난리가 난다.

"오줌을 쌌으면 바지를 벗고 들어오지 이불 속으로 들어와! 그럼, 바지만 버리는 게 아니고 이불까지도 모두 빨아야 되잖아..."

이미 잠이 모두 달아난 상태였다.

모친이 뒤척이면서 잠을 자지 않아서 일어나서 봤더니 자세가 활처럼 굽으러진 체 구석에 웅쿠리고 있는 게 아닌가!

그래서 내가 물었다. 그런 자세로 잠을 자지 못하고 계속하여 꿈지렁 대었던 것이다.

  "왜, 이렇게 자?"

  "그게 아니고... 오줌을 쌌어!"

  "오줌을 싼 체 그냥 누워 있단 말예요? 그럼, 이불까지도 버리 잖아!"

  모친은 자주 야밤에 오줌을 쌌는데 마려운 것을 느끼지 못하던가 귀찮아서 버티다가 결국에는 화장실에 가기도 전에 싸버리는 것이다. 어떤 때는 바지 뿐만이 아니고 화장실의 실내화까지도 잔뜩 젖어 있기 일쑤였다. 그런데 그 뒤의 처리가 문제였다. 옷을 벗지도 않은 체 이불 속에 들어왔고 축축한 것을 수건으로 가렸는데 그 때문에 재차 이불까지도 고약한 냄새로 범벅칠이 되고 만다. 그러다보니 이불까지도 빨게 되는 데 그 경우 겨울철에는 두꺼운 솜이불을 빨아서 널어 놓기 무섭게 다시 쌌으므로 덮고 잘 이불도 없을 때도 종종 있었다.


  그런데 오늘은 그 상태로 내게 걸린 것이다.

  아내는 병원에 입원해 있으므로 이 일은 전적으로 내 책임이었는데 다짐을 주기 위해서 방 안의 자전거 운동기구에 올라 태워서 실력 행사를 하게 된다.

  무서워서 발발 떨면서 발을 굴렀지만 운동기구는 한쪽 발이 완전히 바닥ㅇ 붙지를 않아서 위로 솟아 올라왔다.

  "무서워... 그만 해! 아이구 나 죽어!"

  모친은 온갖 신음 소리와 비명을 질러 댄다.

  "백 번 탈 겨! 하나... 둘... 셋... 다리가 뜨잖아!"

  "안 돼! 그러니까 그만 해... 엉엉... "

  왼 쪽에 풍을 맞아서 다리를 심하게 절지는 않지만 전둥거린다. 다리를 가만히 모으면 왼 바이 더 짧았다. 그러다 보니 운동기구의 발을 올려 놓는 발판에 왼 발이 완전히 바닥에 닿지 않고 있다가 밖으로 나가게 되고 그때마다 다리가 걸려서 아프다고 소리치는 것이다.

  "왼 쪽으로 몸을 더 기울여!"

  내가 모친의 오른 쪽 편을 팔로 밀면서 중심을 왼쪽으로 쏠리게 하면서 하는 소리다. 그래도 잡히지 않았으므로 이번에는 짤싹 거리면서 손바닥으로 오른쪽 엉덩이를 때였다.

  "저쪽으로 밀어!"

  "안 되는 걸 어떻게..."

  "왜, 안 돼! 밀어 봐... 그러다가 다리가 부러진다."

  다리가 부러진다는 내 말을 듣고 몸이 반대 쪽으로 기울어진다. 모친이 중심을 한쪽으로 쏠리고 있다가 반대쪽으로 스스로 밀면서 자전거를 타듯이 패달을 밟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

  "그만하자! 죽겠어..."

  "안 돼! 백 번을 체우고..."

  겨우 백 번을 체우고 손을 나주자 모친은 그제서야 안도의 한 숨을 내 쉰다.


 달밤의 체조를 하는 것처럼 나는 오늘 밤에도 모친과 씨름을 했다. 잠이 온통 달아나서 다시 오지 않을 것같다.

  내일 아침에는 이불과 바지를 세탁기에 넣고 빨아야만 했다. 그 세탁기 안에도 몇 벌의 엄마 옷이 들어 있었다. 그것을 하루 전 날 빨은 것이었다. 똥을 싸고 오줌을 싸서 후린 것이다.


  나는 모친이 뇌경색으로 쓰러지기 전의 전조 증상이 있던 날을 떠오리면서 자꾸만 후회스럽기만 했다. 

   

  중풍은 고쳐질 병이 아니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