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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초상(肖像)

sample_23.JPG 초상(肖像)[명사] 1. 사진, 그림 따위에 나타낸 사람의 얼굴이나 모습. 2. 비춰지거나 생각되는 모습.

1회용 기저귀

2015.10.09 23:56

文學 조회 수:338

밤 11시 26분 노모를 일으켜 세워 화장실로 데리고 가는 중에 소변을 참지 못하고 차고 있던 기저귀에 싼다. 9시에도 화장실에 데리고 가는 중에 똑같이 버렸는데 그만 내복 바지까지 버렸었다. 1회용 기저귀를 갈아 주는 것도 한계가 있었다.

오줌이 마렵다고 하면 의례히 화장실에 데리고 가서 바지를 내리고 기저귀의 접착 테이프를 떼어낸 뒤에 아래로 내려서 변기구에 앉혀서 눟게 되는데 안에 내용물이 축축히 젖어 있게 되면 그럴 필요조차 없었던 것이다. 흡수력이 좋은 기저귀 속에 계속하여 눟게 하는 게 효과적인 방법이었다. 적어도 매번 싸게 되는 것을 번거롭게 갈아주게 되면 비싼 기저귀 값을 감당조차 할 수 없었다.

  10개짜리 날개가 달려 있는 기저귀가 할인마트에서 9천원이 넘었는데 그 돈도 무시 못할 판국이다.

 

  지난 1년간 모친을 간병하면서 1회용 기저귀의 사용을 자재했었다. 그런데 점점 도가 심해져만 가서 이제는 하루에 두 세 차례씩 오줌을 쌌으므로 극약처방으로 기저귀를 사용하기에 이른 것이다.

  이불과 내복을 버리는 건 그만큼 번거롭게 만들었다.

  절대적으로 금지할 수 밖에 없는 상태.

  그리하여 이불과 내복이 버리지 않게 하는 최상의 방법.

  아무래도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1회용 기저귀의 사용이 지체장애자인 중풍환자에게 극약처방으로 내려진 최후의 결정이었다. 그리고 여기에서도 1일 1벌을 우선으로 두게 되는 건 어쩔 수 없게 된다. 그러다보니 오줌을 싼 것을 다시 체웠다. 그러면서 밤새 그곳에 싸라고 소리쳤다.

어제까지만 해도 가리게 하였었다.

  그래서 오줌을 눌 때마다 일어나서 바지를 벗기고 기저귀를 내려 줬었다.

하지만 오늘은 다르다.

  싼 곳에 또 싸라고 명령을 내렸으니...


  그 이유는 역시 모친이 고마워하지 않는 태도에서 비롯되었다. 또한 오줌싸는 것을 가리지 않는 태만함이 보태졌다.

 

  복지관 간병인 아주머니가 그렇게 하도록 시켰었는데 내가 따라하게 되었던 것이다. 또한 요양병원에서 밤새도록 병실을 돌보는 중에 기저귀를 체우고 소변을 누이지 않아서 축축히 젖게 되는 경우와 다를바 없어졌다.


2. 전혀 좋아지지 않는 모친의 건강을 나는 우려한다. 그것이 고스란히 내게 부담으로 다가왔다는 사실조차 감내하려고 했었는데 모친은 그런 나와 아내를 당연하게 보고 조금만 부주의한 느낌이 들면 여지없이 야수의 이빨을 드러낸다. 이율배반적인 행동이었다.

  그렇게 간병인을 자처하며 자신을 위해 두 사람이 봉사를 하는 것조차 부정하려 든다.

  당연히 그렇게 하리라는 것.

  그리고 자식으로서 요양병원에 데려다 놓지 않는 점을 악용하려 든다.

  그렇게 비수처럼 내리 꽂는 말 한마디.

  "당연히 자식이라며 부양하는 게 도리잖아... 그런데 오줌을 쌌다고 그것가지고 때리고 지랄을 해!"

  "그럼, 말로 해서는 안 되고... 엉덩이를 때렸는데... 오히려 내 손 바닥이 더 아프잖아!"

  "그렇다고 노인 학대를 하면 경찰서에 고소한다."

  하도 속이 타서 속옷과 기저귀를 보여주면서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때렸던 것을 가지고 꼬투리를 잡는 것이다. 그래서 하도 기분이 나빠서 이번에는 새로 갈아서 입혀 놓은 팬티처럼 속에 걸쳐 준 새 기저귀를 떼어내고 축축히 젖은 기저귀를 입혀 주면서 소리쳤다.

  "이걸 차고 밤새 싸데... 자는 사람 깨우지 말고..."

  모친과 내가 등을 돌리고 말았다.

  그리고 내일 당장 요양병원에 데려다 주리라고 다짐을 해 본다. 수없이 그 생각이 일어 났었지만 번번히 참고 참아 왔었던 게 참으로 어리석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조차 한다.

  하지만 잠시 지나면 그 생각이 가신다.

  그래도 조금이라도 더 함께 옆에서 지켜보게 하는 게 도리 아닌가 싶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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