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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초상(肖像)

sample_23.JPG 초상(肖像)[명사] 1. 사진, 그림 따위에 나타낸 사람의 얼굴이나 모습. 2. 비춰지거나 생각되는 모습.

아, 어머니...

2007.05.10 07:27

문학 조회 수:3364 추천:2



  어머니의 초상

  밤 9시 50분.
어둠 컴컴한 골목에 1톤 화물차를 세우고 2층 양옥집을 찾았다. 위층에는 집주인이 살았고 아래 층 중에 뒷방에 모친이 한 달 전에 이사를 했었다.

늦은 시각인데도 모친은 집에 없었다.
집 앞에서 기다리자니 어둠 컴컴한 골목 끝에서 꾸부정한 허리와 고개를 숙인체 다가오는 그림자가 보였다. 그 모습이 물고기를 잡기 위해 긴 부리를 물 가까이 늘어 트린 두루미 형상이라!
  "어머니, 이제 끝나셨어요!"
  나와 아내는 도시의 반대쪽 끝에서 차를 타고 달려 왔었다.
  
  "아홉시 반에 일이 끝난다. 오지 말아라~이!"
  모친은 세 째 동생이 사준 핸드폰이 있었다. 그 전화기로 들려오는 메아리같은 음성은 내 가슴을 찡하게 울려대었다.
   "왜, 또 안온다고 우시기라도 할참인가유~우!"
  내가 안스러워 그렇게 말할랴치면,
  "얘가 내가 왜 외로워... 얼마나 즐거운디~이!"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로 말을 막곤 했었다.
  "아, 야가 왜이래~ 오지 말라는디두!"
  "일 끝날 때를 맞춰 갈께요. 오늘 어버이 날 아닌가!"
  "글메 오지 말래두..."
   고속버스 터미널에서 청소일을 하고 있는 모친은 버스가 손님을 내리고 난 뒤에 빗자루와 걸래를 들고 올라타는 것을 먼 발치로 본 적이 있었다. 움직이는 버스 속에서 계속하여 쓸고 닦고 있었으므로 혹시나 급정차를 하면 쓰러지지 않을까 조바심이 났다. 그 안에 사람이 타고 청소를 하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주차장으로 들어간 버스는 이어 세차가 시작되었다. 물이 뿌려지고 유리창을 닦기도 하고 차량을 정비하는 동안 그 안에서는 늙은 노모는 계속 청소를 하였던 것이다.
  이윽고 차가 멈추고 제자리를 찾아 주차를 하게 되면 안에서 청소를 마친 당신이 내리렸는데 주머니에는 먹다 남은 과자와 오징어 다리들이 들어 있었고 그런 것은 어김없이 또 내 찾이가 되곤 했었다.

  오늘도 모친은 그 일을 하고 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