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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초상(肖像)

sample_23.JPG 초상(肖像)[명사] 1. 사진, 그림 따위에 나타낸 사람의 얼굴이나 모습. 2. 비춰지거나 생각되는 모습.

모친의 시집살이

2011.04.24 10:10

文學 조회 수:4245

궁궐 같이 생긴 목조 주택은 안방 대청마루 부엌으로 이어져 있었다. 그리고 복도는 나무 바닥이었으며 밖으로 미닫이 유리문으로 둘어 쳐져 있고 지붕은 기와지붕이었다. 마당에는 중앙에 ㄱ자 형태로 주위에는 정원이 가꿔져 있었는데 그곳에 장 손질된 꽃 화단이 조성되어 올망졸망하게 봄 꽃이 화사하다.

대문 쪽에난 조금만 창고 같은 집에 기거하고 있는 노인네가 빠꼼히 내다보았는데 그 노인네의 얼굴은 술에 절어 보였다.

  '음, 아마도 하인처럼 부려 먹는 머슴일테지... 그런데 너무 늙었구나!'

  그녀는 자신이 그 사람과 별반 다르지 않을거라는 사실을 나중에야 알았지만 이런 짐작조차 하지 못했다. 아마도 이 건물과 거기에 사는 사람들에게 어떤 차이가 있었으며 그들 사는 사람에게 각자의 방식이 천양지간의 차이가 나는 것에 기인하여 자신이 어떤 몰골로 이곳에 왔으며 어떤 신분이 될지에 대하여 전혀 예상하지 못하였던 것이다. 

Nonamet2182.jpg

-그림 설명. 3평 내외의 임대아파트에서 씽크대옆에 전기 장판을 깔고 등을 벽에 기대고 TV를 보고 계시는 모친의 모습. 좌측편으로 배란다가 보이고 우측편으로 씽크대옆의 화장실이 위치하였다. -

 

2. 그곳 궁궐같이 생긴 기와집은 있는 집이라는 선입관을 갖게 하기에 충분하였다.

  소슬대문과 ㄱ자 형태로 자리잡은 구조와 나무 복도는 유리문으로 둘러싸여 있었고 거실, 서재, 안방, 웃방, 사랑채, 뒷방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나무 바닥의 복도를 형성한 현관은 미닫이 유리 문으로 외벽을 형성하여 그 당시에는 이렇게 방한하는 것이 매우 비용이 많이 들었으므로 부자축에 드는 사람들이나 설치하 가능하였다. 

 

3. 소슬 대문 옆에는 작은 쪽방이 지어져 있었는데 그곳에 노인네가 사람들을 기웃거리며 바라보는 게 영락없느 경비같아 보였다. 가정집에 경비를 둘 정도면 제법 잘 사는 곳이라는 선입견을 그녀는 갖었지만 그 사람이 남편의 시아버지가는 사실을 알게 되게 된 것은 결혼 후의 일이었다. 그리고 시아버지는 알콜 중독자이며 이 집안에서 권한이 전혀 없는 얹혀 사는 사람에 불과하다는 것도 나중에 알았다. 남편조차 벌이가 없는 무일푼의 건달(?)에 알콜중독하라는 사실에 그녀는 자신의 운명이 파출부로서 이 집안에서 허드레 일을 하게 되어 온갖 부엌일을 도맡을 수 밖에 없는 처지가 되었다는 사실에 반항하기에 이른다.

 

  그것은 살기 위한 반항이었다. 그녀는 큰 아이를 임신 하였고 출산을 위해 겨우 친정에 갈 수 있었으며 그곳에서 출산을 하였다. 결혼 후 3년(?) 만이었다. 온갖 구박과 설음을 받고 중노동으로 인하여 피곤이 상첩하여 그녀는 몸무게가 빠졌으므로 임신을 한 뒤에 두 번이나 불임을 한 뒤였다. 그러나 천성적으로 삶의 의욕이 대한한 여자였으므로 이런 고생은 그녀에겐 아무 것도 아니었다.

 

  첫 아이를 출산 후에 그녀는 결심을 하게 된다.

  '이건 죽도 밥도 아니다. 시누이에게 얹혀 살면 식모살이 밖에 되지 않는다. 언제까지나 무보수의 식모살이를 살 수 없지 않은가! 이제 아이도 낳았는데...'

  그녀는 갓난 아기를 친정에 떼어 놓고 와서 분가를 강력하게 주장하고 강행하기에 이른다. 그것 때문에 고모라는 시누이와 싸웠고 그 일로 앙숙이 되고 말았다. 아마도 이 때의 일로 그토록 친척이면서도 서로 왕래를 하지 않는 잃어 버린 사람들로 남게 되었으니... 불행스럽게도 남편의 매형이라는 사람은 복수에 물이 차는 중중 병마에 시달리게 되고 많던 재산을 20여년의 병원비에 모두 사용하여 빈털털이가 되고 만다. 그리고 나중에 찾아 갔을 때는 셋방에 가죽만 남은 시체처럼 보이는 깡마른 사람이 죽을 날을 기다리며 방 한켠을 찾이하고 누워있는 냄새나는 방안에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것을 마지막으로 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