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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초상(肖像)

sample_23.JPG 초상(肖像)[명사] 1. 사진, 그림 따위에 나타낸 사람의 얼굴이나 모습. 2. 비춰지거나 생각되는 모습.

아들과의 관계 (5)

2005.12.27 20:11

문학 조회 수:3688 추천:3

  "돈... 내... 놔!"
  부친의 일그러진 얼굴에 역역하게 일어나는 분노를 나는 보지 않고서도 잘 알 수 있었다. 로마시대 폭군이었던 네오 황제처럼 잔뜩 찡그린 얼굴로 안하무인격으로 엄포를 놓는 것이다. 거만한 모습에 모두들 겁에 질려 있었다.
  "돈이 어딧써... 요... 벌어 오기나 했으면 다행이지... 흥!"하고 모친이 대꾸를 했다.
  나는 여전히 고개를 숙인체 싸래기 속에서 반쪽짜리 쌀을 골랐다. 어느 정도 모아지면 상의 모서리 부분으로 손바닥으로 끌고간 뒤에 오른 손으로 그릇에 대고 밀었다. 한 시간 쯤 골라 내자 흰 쌀이 한 되는 됨직하여 밥을 해 먹을 수는 있어 보였다. 쌀과 함께 보리가 절반을 찾이하였고 노란 좁쌀, 동그스름한 조와 수수, 그리고 콩까지 합치면 그나마 한끼는 너끈히 될 성 싶었다.
  "흥... 형아 밥 언제 되어?"
  코 흘리개인 세 째가 옆에 앉아 있다가 내게 물었다. 코 끝에서 여전히 노란 콧물이 나오고 입에서는 침을 흘리고 있었다. 어려서 침을 많이 흘린다고 돼지코를 목걸이를 만들어 목에 걸고 다녔던 세 째였다. 


  "조금만 기다려라..."
나는 다시 쌀을 한줌 쥐고 상 위에 뿌린 뒤에 손가락으로 돌, 쥐똥, 겨, 잡풀은 함께 놓고 흰 쌀만 한쪽으로 몰아 내기 시작했다.
  그러는 와중에서도 아버지의 기색에 여전히 불안스러웠다.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손가락 끝이 달달 떨려 왔다. 고개를 들어 어머니를 바라보았는데 고개 숙인체 여전히 대꾸를 하였으며 입술을 굳게 다문 태도로 보아 한편으로는 의연해 보였다. 
  "이년이... 죽고... 싶어!"
  열 다섯 살에 불과한 나, 열 세살인 둘 째, 열 살인 세 째, 여섯 살인 막내 그렇게 사 형제는 아버지의 엄포에 숨을 죽이며 눈치를 살피었는데 어머니는 그렇지 않은 모양이었다. 나는 돈에 대하여 어머니의 모진 모습을 보는 듯 싶었다. 학교에 들어가는 등록금과 학비가 벌써 세 명이었으므로 큰 돈이었으므로 허리띠를 졸라매었으로 술을 먹기 위해 밖으로 나가려는 아버지의 행동으로 보아 여전히 핀잔으로 대꾸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오냐 해 볼테면 해 봐... 너 때문에 이 고생인데 뭐 잘 났다고 큰 소리냐!"
  딴은 그랬다. 아버지가 밥벌이 못해와서 굶기를 밥 먹듯이 하는 것이였다.

  그렇게 싸우고 있는 것은 곧 있을 전쟁의 선전포고와도 같았다. 아버지의 엄포를 듣고 모두들 죽을 죄를 지은 죄인들처럼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밤이 되어 컴컴해진 방안 구석에 침묵이 흐른다. 그렇지만 그 침묵은 곧 일어날 거대한 태풍을 예고하고 있었다.  저녁을 먹지 않아서 뱃속에서는 자꾸만 꼬르륵 소리가 났다. 벙어리 마냥 숨을 죽인 체 자식들은 그렇게 아버지의 행동을 몸으로 받아 들일 태도였다.
'불똥이 기어히 튀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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