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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초상(肖像)

sample_23.JPG 초상(肖像)[명사] 1. 사진, 그림 따위에 나타낸 사람의 얼굴이나 모습. 2. 비춰지거나 생각되는 모습.

군서 산밭에서... (2)

2019.06.30 15:23

文學 조회 수:90

Untitled_11353.jpg



  1. 이 곳 중간 부분에는 작년에 조성한 가족묘가 위치했다.

  장마 전선 영향으로 비가 내렸고 어제 다시 비가 내려서 가뭄은 해소 되었으리라 여겨지는 가운데 모친을 보신 묘 자리를 찾아 갈 때마다 내 마음은 냉정하지만 한편으로는 가슴이 미어지는 것처럼 아파왔다.


  작년 8월 4일 모친이 작고하셨고 3일 뒤에 바로 이곳에 모셨었다. 그 당시에는 경황이 없었는데 지금은 오히려 더 많은 생각에 빠져 버렸다. 항상 밭에 오게 되면 먼저 상태가 눈에 뛰였다.


  잡풀이 오히려 잔디보다 더 왕성하게 자랐고 그 외형이 전혀 묘지와 딴 판이었던 모양. 그러다가,


   ㅇ. 예초기로 두 번이나 깍아 주고 난 뒤 지금처럼 형태를 유지하게 된 점. 봉분이 없이 유골함(항아리)만 묻고 그 위에 비석을 달랑 세워 놓은 형태.

   ㅇ. 모친은 이곳에 모셨지만 부친은 임실 국립묘지에 안장되어 있으므로 서로 합장을 하지 않은 상태.

   ㅇ.  내가 혼자서 묘자리를 조성한 걸 동생들이 싫어 하여 거부하던 억지로 이곳으로 모시게 된 사연.

   ㅇ. 두 명의 동생들이 거부하여 어쩔 수 없이 지금까지도 부친을 이곳으로 옮겨오지 못한 상태.

   ㅇ. 세 째와 막내 동생에게 전권을 위임하면서 내가 참여하지 않으리라고 다짐하는 이유.

   ㅇ. 그 것은 세 째와, 막내 동생에게 향하는 내 불만을 그대로 표출하는 것이기도했다.


  2. 애초에 나는 두 동생의 거부감에 대하여 도저히 이해하지 못하였는데 그들이 드러내는 적의가 모친의 영구를 화장하여 유골함에 넣고 그것을 묘지에 묻어 놓고 비석만 세워 놓은 상태였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부친은 이곳에 모시지 않았다. 두 동생의 반대에 부딪혀서 어쩔 수 없이 그냥 둔 것이다.


  내가 대전 법동에 위치한 증조모를 이장해 온 것도 혼자서 다 할 정도로 동생들은 참여하지 않았다. 아예 관심이 없어서라고 할 수 있었다. 참여를 하지 않는 두 동생들에게 마지막으로 내가 한 말은 부친의 이장을 맡겨 버린 것이다.

  "너희 둘이 아버지 이장을 책임져라!"

  내 말에 코방귀도 뀌지 않을 두 동생이었다.


  "관리도 해주고 이장 걱정도 없는 국립묘지에 모시고 있는 아버지를 왜, 이곳에 모셔요?"

  그렇게 강한 부정의 의미를 갖고 있다보니,

  "너희들이 그렇게 나오는 이유는 물질적인 부담을 들어서라고 하는데, 부친이 돌아가셨을 때는 우리가 돈이 없어서 묘자리를 잘 구입할 돈이 없어서였다. 그런데 지금은 우리 밭도 있으므로 이곳에 모시는 게 당연하지 않겠느냐?"

  하지만 두 동생들은 그렇지 않았다.

  "왜, 관리를 하고 힘들일 필요가 뭐 있어요. 그곳에 가면 다 국가에서 해 줄텐데..."

   "그래, 무료라고는 하지만 우리 것은 아니잖아! 언젠가 그곳에서도 이장하라고 할테고 결국에는 어쩔 수 없이 파와야만 할 텐데 구태여 우리 것도 아닌 곳에 모실 필요가 뭐 있니... 그리고 너무 멀어서 가지도 않고..."

  "왜, 안가요! 막내와 나도 현충일 날 꼬박꼬박 갔다오는데..."

  "너희들 둘이만 간다고 대수냐? 우리 가족들 전체가 가지 않는데도 그게 좋을 곳이라는 거지! 그럼, 너희 둘이 그곳에 있는 납골묘를 이전하는 게 어떻겠니! 난 아예 간섭을 하지 않으마!"

  그렇게 마지막으로 장례식을 끝내고 난 뒤 선언하였었다.


  3. 여기서 내가 현재 편집 작업을 하고 있는 <어머니의 초상>과의 연계성이다.

  깊은 의미로 볼 때, 모친에 대한 상념이 얼마나 내게 영향을 끼치고 있느냐? 하는 점을 놓고 보자!

  하지만 별 뜻은 없었다. 묘자리를 찾아 온 것이 아닌 그 주변에 밭을 경작하기 위해서 종작물을 심어 놓고 그것을 관리하기 위해서라는 점이 더 맞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도 관심이 전혀 없는 건 아니었다. 왜냐하면 모친을 이곳에 묘자리로 모시게 된 건 아무래도 마음적으로 더 자주 찾아오게 만들었는데,

  '추석과 설날에 성묘와서 볼 때 잡초만 무성하게 자란다면 동생들이 좋게 받아줄까?'


  이런 걱정이 들어서 더욱 신경을 쓰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불과 7km 내외의 거리였으므로 자주 찾아가게 되면서 그런 걱정은 하지 않게 되었다. 예초기로 풀이 자랄 때마다 깍아 주게 되었는데 벌써 두 번째였기 때문이다. 잔듸보다 잡풀이 더 많이 자랐으므로 오히려 햇빛을 받지 못해서 고사할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그만큼 잔디하고 잡초는 전혀 성장의 속도가 달랐다. 우리가 보는 잔듸로 뒤덮인 공원, 골프장, 국립묘지의 잔듸는 모두 농약을 살포하여 잡초를 제거한 보기 좋은 겉치례같은 전경이라는 점을 그대로 깨닫지 않을 수 없는 현실에 그야말로 할 말을 잃을 뿐이었다.


  '농약을 치지 않고 잔듸를 살려보자!' 하는 내 뜻이 전혀 해당이 되지 않고 어긋나기만 하여서다.

  그만큼 잡초의 끈질긴 생명력에 아연실색을 할 정도로 벽에 부딪힌 느낌이라고 할까? 아직 작년에 심은 잡초가 번지지는 않았으며 군대군대 흙이 많이 찾이하고 있는 묘지. 이곳에 또한 멧돼지가 출몰하여 여기저기 잔듸를 뒤집어 놓아서 그나마 더 피해를 당한 상황. 미처 발견하지 못한 잔듸가 뒤집혀져서 햇빛에 고사(死) 하고 말은 곳도 있었다.     

                      고사(枯死) : 명사 나무나 풀 따위가 말라 죽음. ‘말라 죽음’으로 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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