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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초상(肖像)

sample_23.JPG 초상(肖像)[명사] 1. 사진, 그림 따위에 나타낸 사람의 얼굴이나 모습. 2. 비춰지거나 생각되는 모습.

아, 어머니...

2007.05.13 11:17

문학 조회 수:3013

  2. 나의 아내는 이곳 옥천에서 속리산 쪽으로 한참을 가다보면 안남이라는 곳이 있다. 그곳에서 대청댐이 들어서기전까지 살았었는데, 어려서부터 물에서 살다시피하였다는 것이었다.
  "수영? 원없이 하였지 뭐! 대청댐이 생기고 마을이 수몰된다고 보상을 받아 대전(大田)으로 이사를 나왔었지만, 어려서 부터 물가에서 멱감는 게 유일한 낙이었다니까요!" 하고 자랑을 늘어 놓곤 했었다.
  그래서 그럴까? 전에도 가끔 물가로 놀이를 즐기려고 나왔을 때 결코 물을 두려워 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아들 놈은 일요일 마다 수영장에 간다고 돈을 타가곤 하더니 수영조차 건성으로 배운 모양이다.
  "물에 빠졌으면 건져 내어야지 그냥 가겠다는 거냐?"
  "저렇게 먼데 그럼 어떻게 해요! 물이 엄청나게 깊어요"
  "그렇다고 낚시대를 두고 가겠다는 거냐! 낚시대가 필요 없어?"
  "필요하지만 어쩔수가 없잖아요!"
  "언제 빠졌냐?"
  "아빠가 가자마다 얼마되지 않았어요!"
  "그럼, 낚시질도 못했겠구나?"
  아들과의 대화에서 너무도 어이가 없었다. 그렇지만, 어른인 내가 옷을 벗고 대신 저수지 한복판으로 수영을 하여 들어가면서 만약에 아들이 섵부르게 수영실력을 믿고 저수지로 들어갔더라면 어떻게 되었을 것인가를 생각하니 그나마 다행이다 싶었다.
  요즘 들어서 실수를 연발하곤 했었다. 크느라고 잦은 실수를 하는 것이었다. 부엌에서 물을 마시다가 컵을 깨기도 하고 자전거를 고친다고 뜯더니 이제 엉망으로 만들어 놓고 타고 다녔다. 엇그저께는 부화시키는 오리알을 모두 꺼내서 다시 넣었다는 것이 심하게 부딪혀서 일곱 개나 부셔져서 깨지고 말았다. 공부를 하려면 책상에 앉자 마자 꾸벅꾸벅 졸기 일쑤고 앞에 있는 교회에 다니는 아디를 놀렸다고 목사에게 불려가서 혼줄이 나기도 하였다. 그렇다고 간섭하고 구속하려고 하지는 않는다. 전에도 일요일 아침에 아이들에게 풀을 뽑으라고 지시를 내린 적이 있었는 둘 다 달아나 버리고 아직도 밭에는 잡초가 무성해 있다보니 오늘 아침은 무슨 일이 있어도 함께 일을 하려고 벼드던 중이었다. 저희들도 용돈을 지금이 중단되어 매우 곤궁해 하던 차였다.
  "풀을 뽑지 않고 말을 듣지 않아 용돈은 안준다. 내일 아침에 함게 풀을 뽑자! 알았지?"
  그렇게 어제 저녁에 다짐을 두웠던 탓에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박으로 내몰았었다. 용돈을 타기 위해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두 아이는 체념을 하고 함께 밭을 정리하고 풀을 뽑으니 2시간 정도에 말끔이 작업을 끝내고,
  "옛따 오 천원씩 용돈이다!" 하고는 만원을 주면서 둘이 나뉘어 갖으라고 저희들 책상에 던져 놓아줬더니 그래도 뿌듯한 모양이다.
  아이들에게 한 달 용돈늘 만원 씩 주웠었는데 보름에 한번씩 오천원씩 주곤 했었다. 그런데, 두 달 전에 오늘처럼 풀을 뽑자고 하였더니 회피를 하여 용돈지급을 중단하고 말았었다. 이유인즉,
  "너희들이 이제는 부모를 조금씩 도와주워야 하는데 하기 싫은 일이라고 무턱대로 안하려고 하니 어쩔수가 없다. 이제부터 당분간은 용돈은 없다!" 하고는 단호하게 용돈 중단을 선언하였었다. 그래서 거의 두 달간 이렇다 할 용돈을 받은 적이 없는 아이들에게 작업을 끝내고 마침내 다시 규제를 풀어 주웠던 것이다. 어떻게 해서든지 일을 시키기 위해 두 아이들을 종용(慫湧)시켜야만 했다. 나도 그 나이에는 일하는 것을 스스로 터특하였었다. 외가에서는 논뚝길로 나가 쇠꼬를 베던가 매마른 밭고랑에 나가 물을 뿌리고 소에게 먹일 풀을 작두질을 하여 짤르곤 했었다. 새벽같이 일어나 부엌에 나가 밥을 짓는 것은 그 나름대로 재미가 있었다. 아궁이에 불을 지피면서 넓은 솥단지에 밥물이 배어나오는 것을 보고는 때던 불을 중단하면서 밥짓는 기술도 익혔었다.
  무엇보다 도시에서는 아이스케이크 통을 어깨에 매고 돈을 벌겠다고 돌아다니던 기억이 새로웠다.
  "아이스께끼!"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면서 골목을 돌아다니며 팔다가 녹아 흐르는 것을 먹으면서 그 나름대로 돈을 벌기도 하였었다. 아니면, 모친이 길에서 하던 리어커 장사 중에 핫도그를 팔던 장사를 대신 보면서 주머니에 삥땅을 챙겨 넣던 추억을 떠올려 보면 실수도 많이 했던 것같다. 멀쩡하게 놓여 있던 장독대에 돌을 던져 깨트리던가 이웃집 창문으로 보이는 두꺼운 공책이 보기가 좋아 손을 넣어 훔쳐 내기도 하였었다. 아들도 물론 많은 실수를 하지만 되도록이면 스스로 깨닫게 하려고 관여하지 않아 왔으나 오늘처럼 낚시대가 빠졌다고 그냥 가려는 자세는 그다지 옳은 방법이 아니었다. 그래서 옷을 죄다 벗고 펜티 바람으로 저수지로 뛰어 들어 수영을 하기 시작하면서 머리 속에서 온갖 잡념이 떠올랐던 것이다.
  "휴우!"
  길게 숨을 내 쉰 뒤에 힘을 저축 한다. 혹시 물을 마실 수도 있기 때문에 수영을 하는 동안은 고개를 젖히고 입을 굳게 다문 상태에서 팔과 다리를 교차시키면서 앞으로 나아갔다.
  "아빠, 개구리 헤엄이지요?"
  "그게 개구리 헤엄인 것같아....허허허!"
  나중에 낚시대를 갖고 왔을 때 그렇게 아들이 물었지만 대답하지는 않았다. 가장 편한 자세 그리고, 멀리까지 갈 수 있도록 힘을 저축하기 위해서 수영을 할 수 있다는 사실만이 중요할 뿐이다. 만약에 힘이 들면 뒤로 가면 그만이었다. 팔과 다리를 조금만 저어도 눈과 코가 물 밖으로 나온채 힘들이지 않고 쉬면서 갈 수 있다고 자신했기 때문이다. 그것은 어떤 일이 있어도 물에 빠져 죽지 않는 방법이었다. 낚시대 앞까지 왔지만 아무런 제제도 받지 않았다. 숩도 차지 않았으며 물 아래 물풀이 있을까보아 물 위로 뜬 상태였다. 가위 짓을 하며 다리를 저으면서 물 위로 물장구가 치기 전까지 표면위로 다리가 올라오는 것을 확인해 본다. 전혀 힘에 부치지 않았다. 얼마든지 더 나아갈 수 있었고 넘쳐나는 힘으로 처음이나 마찬가지로 이제 한 손으로 낚시대를 붙잡고 되돌아 서기 위해 방향을 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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