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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초상(肖像)

sample_23.JPG 초상(肖像)[명사] 1. 사진, 그림 따위에 나타낸 사람의 얼굴이나 모습. 2. 비춰지거나 생각되는 모습.

어머니의 초상 중에...

2023.04.08 15:56

文學 조회 수:16


  봄인데도 감각이 없다. 해마다 봄이 오면 부드럽고 따뜻한 바람이 불곤 했었다. 그런데 올 해는 이상하게도 봄이 왔건만 춥기만하다. 그 무엇인가 잘못되도 한참이나 잘못되었다. 그것이 뭔지는 모르지만 자신이 지금까지 이런 적이 없었다는 짐작만 간다. 

  '음, 도무지 내 몸이 예전의 내가 아닌데... 어찌된 일인가!'

  이 느낌은 자신이 분명 잘못되었다는 판단으로 인하여 예전과 같지 않다는 결론으로 바뀐다.  

  '왜, 당장 겨울이 다시 올 것만 같을까?'

  여름은 잠시 왔다가 간다. 모든 그늘속에서 겨울 냄새가 난다. 하수도의 썩은 곳에서는 짙게 겨울 냄새가 배여 들었고 여름은 한켠에서 다시 겨울이 숨어 들어 있을 뿐이다. 그 어디에나 같은 반짝임이 잠시 깨어 났다가 사라진다. 그리고 공황상태가 지속되면 겨울이 온다. 

  '무슨 놈의 추위가 이렇게도 여름철에 느껴질까?'

  "썩은 귀신이라도 붙어서 그래!"

  흠씬 뒤에서 자신을 두고 말을 하늘 것같아 바라보면 아무도 없다.


  아들의 집에서 쫒기듯이 들을 밀려 밖으로 나왔는데 500미터 쯤 떨어진 운동기구가 있는 곳까지는 아직도 멀었다. 걸어서 운동을 하고 오라는 아들이 요구에 어쩔 수 없이 밖으로 나왔지만 봄이라고 할 수 있는 날씨는 그녀의 한깃을 싸늘하게 날리었고 무거운 발걸음은 행여 넘어질 것처럼 위태롭다.

  그녀는 한 들어 나이가 한 살 더 먹었다. 1936년 생인 그녀가 갑자기 뇌경색으로 쓰러진 뒤, 다시 정상적 모습으로 돌아왔다고는 하나 전혀 그렇지 못했다. 2014년인 올 해들어 78세인 그녀는 이제 아들 집에서 살게 되면서 낮에는 복지관에 다녔고 저녁에는 집에 돌아와서 생활하는데 그나마 의식이 있는 동안만 유효했다. 

  옥락가락하는 알타이머병까지 겹친 것이다. 뇌속에는 벌레 한 마리가 살고 있었다. 그것이 조금씩 갉아 먹고 있는 것같은 느낌이 든다. 하루가 다르게 기억이 달라지고 있었으니까. 그녀의 머리 속은 벌써 까 맣게 타들어갔다. 


  집에서 박으로 나오면 걷는 것조차 힘에 부친다. 뒤뚱뒤뚱 한 발을 내 딛기가 힘들다. 그렇다고 누가 부축해 주면 좋겠건만 그런 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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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용한 곳 ---> 어머니의 초상 - 모친의 호전되는 병세 (munhag.com)


  몸이 좋아 진 것인지 아닌지에 대한 판단을 내릴 수가 없었다 생명이 질기고 모질다고 하지만 크게 앓아 누웠던 사람처럼 자신의 영혼이 빠져 나간 뒤의 머리 속은 뒤죽박죽인 상태였다. 하나도 의욕이 없었다. 살고 싶은 마음이 없는 건 아니었다. 그렇지만 물귀신이 있어서 물 속으로 자꾸만 끌어 가고 싶은 것처럼 그녀는 누군가가 없으면 혼자서는 걷지도 못할 것처럼 불안스러웠다.

  "아들, 나를 데리고 가면 안 돼!"

  "안 돼요! 전 일을 해야하잖아요! 엄마 혼자서 갔다 와야 해요. 스스로 일어서야죠?"
  "무서워... 서... 그래! 넘어질까 봐!'

  계속하여 누군가를 의지하여야만 한다는 생각. 그렇게 누군가를 걸고 넘어져야만 직성이 풀렸는데 아들 내외가 있는 공장겸 집에서 함께 생활하면서 낮에는 복지관에 갔다가 돌아오곤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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