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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초상(肖像)
초상(肖像)[명사] 1. 사진, 그림 따위에 나타낸 사람의 얼굴이나 모습. 2. 비춰지거나 생각되는 모습.시집을 가는 날
2005.12.27 18:25
어린 소녀에게 시집을 가는 것은 꿈이었다. 연지곤지 찍고 쪽두리를 하고 신랑과 마주 서서 절을 함으로서 두 사람은 백년가약을 맺는 것이며 비로소 부부가 되는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언니가 그렇게 가난으로부터 탈출을 한 것은 백번 잘한 일이었다. 가난으로 찌든 시골집에서 그녀는 봄마다 보릿 고래를 겪었으며 어린 시절 부황이 든 적이 몇 차례 되었기 때문에 늘상 쌀밥을 먹고 싶어 했다.
샷골로 시집을 간 큰 언니처럼 사는 게 어쩌면 바램이었다. 그곳에 가면 남부럽지 않은 생활에 절로 부러움을 느끼곤 했었다. 또한 이우지간에 같은 종친들이여서 반갑게 맞이하는 사둔 처녀에게 많은 음식을 주던 것이 무엇보다 최고의 추억이 되었을 정도였다.
큰 언니에게 가기 위해서는 뒤 산의 큰 재를 넘어야만 했다. 그리고 또 오리 쯤을 걸어야만 했는데 어려서 다리가 아프게 걷던 기억과 비가 많이 오면 하천이 범람하여 갈 수 없었으므로 되돌아 오기도 했었다. 그런 길이었는데 버스가 들어오고 다리가 놓아 졌으며 지금은 아무 때나 갈 수 있었으므로 오히려 시골에서 도회지로 동생네 집에 찾아 오기도 했었다.
그 모든 것이 꿈처럼 아련하기만 한데...
처음 남편과 맞선을 보던 때가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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