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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동굴(3)

2009.02.01 12:43

文學 조회 수:4640


  준태가 속한 중대 병력의 부대가 두 번 째 텐트를 친곳은 만장굴이 위치한 북제주군 구좌읍 동김녕리 해안가 근처가 아닌가 싶다. 이곳의 지형들은 참으로 이상했는데 여기저기 해안가 둘레의 바위로 형성된 지하 동굴 속으로 내려가면 사계절 얼지않는 지하수가 흐른다. 그리고 인근의 민가에서는 이 지하 동굴을 빨래터. 식수, 목욕탕, 김장터... 등 마을 공동우물터로 사용하기도 하고 있었다. 그가 속한 부대는 천혜의 이 지하 수로를 세면장으로 이용하기 위해 아침 저녁 구보를 하여 야영지에서 구보를 하곤 했다. 

  마침 그는 당직 하사였다. 그가 왼편에 검은색 바탕에 빨강색 줄무늬가 세 줄 그어진 당직 완장을 팔꿈치에 끼우고 당직병에게 지시했다. 당직병은 병장으로서 하사인 준태를 보좌한다. 각 소대별로 취침중인 텐트는 모두 다섯 개가 야영지에 세워 진 것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날이 밝으면서 아침 이슬과 해안가의 안개가 불어와서 소나무 숲으로 둘러쌓인 주위의 배경들을 걷어 내자 녹색의 텐트와 임시로 설치한 주계(밥을 짓는 곳), 화장실, 차량에 달려서 끌고 아니는 물통, 갑빠가 씌워진 화물 차량 일곱 대, 연병장으로 사용할 수 있는 넓게 조성한 공터 그리고 경계 근무를 서고 있는 보초병들의 윤곽이 나타났다.
 한낮에는 불볕 더위가 찾아 오지만 아침의 기온은 해안가에서 불어오는 바닷물 냄새가 섞인 찬 공기가 섞여서 서늘한 기운이 감돌았다.  
  "당직병, 세면장으로 출발할테니까 구령 넣어!
  "예!" 
  "삐이익!"
  "헛, 병사 떠나 15분전!"
  아침, 빨래터, 샤워장으로 이용하곤 했다. 이곳으로 가는 길에 만난 해안도로를 거짐 2KM 남짓 뛰던가 걸어서 아침 저녁으로 다녀오곤 했었다.       

   이준태는 지하에 흐르는 동굴 속에 세면을 하기 위해 들어 서면서 이상한 소리를 듣게 되었다.  동굴 속은 깊은 통로를 열어 놓고 바람이 불어 왔으며 그 바람곁에 이상한 소리들이 실려 오고 있었던 것이다. 
  "휘이잉----"
  "준태씨이---"
  "감수꽝---"
  바람 소리가 지하수가 흐르는 상류 쪽에서 들려왔는데 그곳에 천년의 이무기라도 살고 있는 것만 같았다. 그리하여 처녀를 재물로 바치던 제주도의 전설같은 을씨년 스러운 숨결이 느껴지는 것이었다. 그 목소리에 대하여 그는 꿈에서 나타나는 이상한 모습을 모았는데 그녀는 헝크러진 머리칼로 동굴 앞에서 재물로 바치기 위해 동아줄로 묶인체 눈에 붕대를 감고 죽기를 결심하고 입술를 질끈 깨물고 있었다. 그리고 동굴 속에서 이윽고 이무기가 나와서 그녀를 한입에 삼킬 때쯤 그가 나타나 칼을 들고 괴물과 싸운다. 이때쯤에서 꿈에서 깨어나곤 했는데 그 꿈속에서 나타난 형상은 어김없이 깊고 넓은 동굴들이었다.   

  제주도에서 동굴을 구경하기 위해서는 만장굴이 위치한 북제주군 구좌읍 동김녕리을 찾아야만 한다. 그곳에 만장굴이 있긴 해도 시원하게 구경할 수가 없다. 불과 2km 남짓한 코스를 돌면 관광이 끝나기 때문이다. 만장굴이 지척인 곧곧의 지형을 자세히 관찰해 보면 밭과 들판 사이에 움푹 꺼진 부분이 바로 개발되지 않은 만장굴의 다른 통로들이라느 사실을 발경하 것이다. 이런 지형을 형성한 곧은 제주도에서 이곳을 조금 주의 깊게 살펴 보면 어디를 가도 발견할 수 있었다. 어느날 자기 집의 안방이 지하로 꺼져 버리는 기각막힌 사연들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곳곳에 지하로 연결된 미로같은 동굴들은 아직도 미발견된 곳이 지척에 깔려 있었으며 그 미로같이 연결된 수 많은 통로의 하나가 자신이 잠을 자는 안방의 바닥면과 접해 있다는 사실을 어찌 상상이라 하겠는가! 그렇지만 이곳에서는 그런 일이 비일비재하였으며 어느날 갑자기 자신이 경작하던 밭에서 무너지는 소리가 들리고 이윽고 동굴로 가는 길이 내려앉은 체 소굴처럼 입구를 벌리고 있는 놀라운 사실에 당하고 망연자실한 사람도 있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