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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기(日記)

6월 2일화요일 06,00 생각 모음

2009.06.02 19:41

文學 조회 수:5336


1.  6월 2일화요일 06,00 생각 모음
  대전에서 영등포 가는 무궁화호 열차 안이다. 가방에서 노트북 컴퓨터를 꺼내 이 글을 쓴다. 

  어제 B.Hung에서 전화가 왔었다.
  “아저씨, 저 외국인 근로자 써니여요! 기계가 먼저처럼 안돼요!”
  그곳에 외국인 근로자가 셋 이있었다. 모두 불법 체류 자들이었으나 단속에서 걸리지는 않고 몇 년을 한 곳에서 일하여 왔기 때문에 귀신같이 잘하였다. 지금도 일을 도맡아 작업하던 써니라는 외국인 근로자가 기계 앞에서 작업하다가 작동이 멈추는 바람에 전화를 한 것이다.
  “내일 갈게요!”
  어떤 이들은 외국인 근로자에게 존칭어를 쓰지 않았지만 그들도 인간들이었다. 한국에 체류하면서 의외로 저임금을 받으면서 너무도 열심히 일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으므로 한편으로는 무척 존경스럽기까지 하였다. 한국사람 못지않게 일을 잘 하였으므로…….

2. 어제는 부산에서 500만원이 자동기계 계약금으로 입금되었다. 그다지 믿지 않았던 탓에,
  ‘설마, 주문할라고?’하고의아심을 갖던 중이었다. 그런데 그 설마가 사람을 잡는다고 진짜로 믿기 어려운 일이 일어났던 것이다. 그래서 입금된 돈 중에 아내에게 꾸어 쓴 200만원을 우선 갚았다. 사실 그 돈은 5월 말일에 지급되는 생활비로 150만원을 썼고 50만원은 내 통장에 입금 시켜놓은 상태였다. 요즘은 이상하게 돈이 벌리지를 않았다. 그 이유는 아무래도 예전과 다르게 일을 많이 하지 않는 탓이지만 기계의 전혀 인상되지 않았으므로 이윤이 줄어든 탓도 있었다. 그런데도 이 일에서 손을 떼지 못하는 건 나름대로 자기 최면 같은 것이 걸려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마치 이 일이 아니면 다른 일을 하지 못할 것처럼…….

3. 어제 늦게 잠을 잤더니 열차 안에서 잠이 쏟아졌다. 옆 집에 S.Sang와 구지자라는 술을 마셨는데 은근히 취했다. 소주도 막걸리도 아닌 술과 도토리 가루로 만든 붙임개가 딱 어울리는 어젯밤의 술자리에서 나는 말이 많아졌는데…….

4. 부산에서 주문이 들어온 기계는 중고 기계였다. 사실 중고 기계는 가격이 쌌지만 중고 몸체가 필요했다. 그런데 한 대는 있었지만 두 대가 없었던 것이다. 다른 곳에서 대체할 수도 없지만 그렇다고 새 기계를 조립하여 갖고 갈 수도 없었다.
  조금 애매한 경우였지만 중고 기계로 두 대를 주문 받았던 것이다. 그곳에서 새 기계를 주문하지 않은 이유는 그래도 가격을 조금이라도 낮추기 위한 대안일 터였다.
 
  기계를 맞춘 사람은 나에 대하여 전혀 알지 못할 것인데 어떻게 선뜻 500만원의 계약금을 준 것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지금처럼 어려운 불경기에도 얼굴을 보지 않고 계약서도 쓰지 않은 상태에서 선뜻 돈을 줄 수 있다니…….

  A라는 사람이 나를 알고 있던 것은 아니었다.
  언양과 통도사 사이에 있는 T.Yeoung 이라는 공장에서 소개를 해 준 것이고 전적으로 그가 이 사람의 공장에 기계를 맞춰주는 것이었다. 그가 나를 전적으로 믿어 주는 것과 그동안에 내가 그를 위해 선의를 베푼 배려 그런 것이 맞아 떨어진 경우였다. T가 처음 공장을 운영한다고 했을 때 잔뜩 기대하였던 것과는 다르게 5년이 지나서 불과 삼 개월 전에 기계를 맞췄는데 계약금도 전혀 받지 않고 납품을 하였었다. 그를 내가 믿어서였을까? 이제 그런 그가 나에게 선의를 베풀고 있었으니…….   
 
5. 사람과 사람이 사는 변화무쌍한 사회에서 지금까지 내가 공장을 운영할 수 있던 것은 그런 소개로 인하여 늘어난 거래처 때문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또한 새로운 기계의 개발을 지속적으로 병행해 왔던 덕이었을까?

6. B.Hung에서 기계의 상태를 확인해 보았다.
  입력된 자료가 분실된 것 같았다. 에러 메시지가 뜨지만 상태가 호전되지 않은 탓일까? 작업을 하지 못할 정도로 계속 에러 상태가 풀리지를 않는다. 노트북 컴퓨터를 켠 뒤에 통신을 하여 프로그램을 다운로드 한 뒤에 상태가 다행히 정상으로 돌아왔다. 그렇지만 이런 상태로는 얼마가지 않아서 다시에러(Err) 상태가 될지도 모를 것이므로 새로운 PLC로 교체를 했다. 보름 전에 다섯 개를 주문했었는데 이제 두 대를 사용하여 세 개가 남았다.
  1년 만에 구입하여 얼마나 일을 하지 않았는지 심감이 느껴질 정도였다. 그렇지만 올 해는 벌써 두 개를 사용 했으니 다섯 개는 넘을 것이다. 적어도 열 대는 무난할 듯한데…….   

  김포의 고촌에서 버스에 내리자 그곳의 사장이 화물차를 대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어디야!"
  "영등포 역인데... "
  "그럼, 고촌까지만 오라고 내가 기다릴테니까?"
  "오늘 출장가서 보지 못한다고 하지 않았어?"
  "다음으로 미뤘어! 기계가 고장났는데..."
  "그래, 기계가 고장나서 다음으로 미뤘다고?"
  "일을 하지 못하는데... 어쩔 수 없잖아!"
  그렇게 전화로 미리 통화를 해 놓았으므로 고초에서 버스에 내리자 그가 기다리고 있는 것이 보였다. 내가 조금이라도 공장에 빨리 도착해서 기계를 고쳐야만 밀린 작업에 지장이 없었으므로 다른 계획을 전폐하고 마중나온 것이다.
  그가 마중을 나오지 않았다면 30분 동안 걸어서 도착했으리라! 그 시간을 줄여보고저 기다렸다는 사실은 얼마나 웃기는 일인가! 기계를 세워놓지 않았다면 이렇게 기다리지도 않았을 테지만…….   

  공장에 도착하여  기계를 수리하였지만 A/S 비용은 전혀 청구할 수 없었다. 교체를 한지 몇 개월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전혀 돈을 벌지 못하고 출장을 다니면서 그 보 전 방법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은 그만큼 멋쩍은 일이었다. 왜, 수리비용을 청구하지 못하고 그냥 돌아 서야만 했는지는 조금 의아스럽다. 오늘 하루를 공쳐야만 했던 것이다.

7. 자식에 대하여 그렇게 마음대로 행사할 수 없다는 사실을 절감한다. 일을 하는 게 너무 벅찬 가운데 더러는 사람을 쓰고 싶지만 그렇게 하지 못하는 이유는 기술을 배울만한 사람이 드물다는 사실이었다. 어떤 방법으로든 계속적으로 기술을 가르쳐서 원하는 만큼 일을 시킬 수 있는 사람을 구할 수는 없을까?
  ‘인덕이 없어서……. 그래, 내가 인덕이 없는 것은 사실이다. 적어도 그런 의미에서 인덕을 논의하고 찍어 붙이는 게 적당하단 말인가!’
  아들이 운전면허를 합격한 뒤에 얼마되지 않아서 승용차를 사가지고 왔을 때 그처럼 분수없음을 책망하였었다. 일은 하기 싫고 놀고 먹자니 잔소리는 귀가 따갑고하여 아르바이트를 하려고 해도 일자리가 없다고 변명을 늘어 놓는 아들에게 나는 전혀 간섭하고 싶지가 않았다. 이미 내 눈 밖에 났으므로 함께 일하겠다고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