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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기(日記)



 5층 건물에 자리잡은 대전의 한솔 페이퍼 대리점은 한마디로 궁궐같았다.

부가세를 합쳐서 73,000원어치의 '2-미색80p 국종'을 찾으러 갔는데 우선 압도하는 건물과 진열된 장식장의 칼라 종이등이 한 눈에 들어왔다. 1층은 상품 진열을 해 놓았고 2층은 창고, 3층은 제단실... 그리고 다른 층은 각각의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듯 싶었는데 1층은 중앙에 호텔, 병원의 대기실처럼 의자, 소파, 탁자가 놓여 있었는데 햇빛이 유리창에서 눈부시게 비쳐들어왔다. 앞 의 벽면은 모두 유리였으므로 빛이 들어오는 것은 당연했지만 밖에서 들어 올 때도 그 화려함 건물의 외각은 사람을 앞도하는 듯 싶었다.

  "몇 일전에 주문한 종이를 찾으러 왔는데요!"

  입구에서 반대 방향의 벽면 앞에 놓여 있는 안내를 하는 길죽히 놓여 있는 사무용 탁자 앞에는 두 명의 여성이 컴퓨터, 무전기, 전화기를 사용하여 모든 것을 지시하고 상황을 총괄하는 듯 싶었다.      

'종이를 파는 대리점치고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구나!'

  나는 한솔이라는 제지 회사와 유관한 대리점의 한 곳을 방문한 것에 불과했다. 내가 보아왔던 지금까지의 제지회사는 넝마를 쌓아 놓고 가공하는 소규모의 회사였다. 그런 회사에서 두루마기처럼 감긴 원단의 종이가 1톤가량이며 그 종이를 가공하여 완제품을 만드는 가공업체에 기계를 만들어 납품하는 나로서는 제지 회사와는 언제나 불가분의 관계였다.  

  그런 제지회사를 방문할 때마다 좋지 못한 분위기 탓일까? 언제 부도가 날지 모른다는 그런 불안감을 갖아 왔던게 사실이었다. 신호제지가 그랬고 청주의 ** 제지가 모두 부도가 났었다. 그런데 불과 몇 년 전에 해성처럼 나타난 한솔제지는 이제 전국의 페이퍼 시장을 완전히 장악한 듯한 느낌이 와 닿았다.

  '아, 한솔 칼라 페이퍼의 공룡같은 이 위압감은 무엇때문일까? 한솔이라는 제지가 전국의 종이 시장을 싹쓸이하는구나!'

  "예, 잠시만 기다리시면 위 층에서 에리베이터를 타고 갖고 올 겁니다!"
  "제단을 안 해 놓았습니까? 몇 일 전에 주문했는데.... 눈이 와서 못왔습니다만..."
  "해 놓았을텐데... 찾고 있습니다!"  

  별도의 사무실이 설치되어 있지 않았다. 매장 전체를 원룸으로 만들고 뒤 벽면에 진열장과 함께 그 앞에 사무용 책상과 마주보며 칸막이가 되어 있는 것이 고작이었는데 그 맞은편의 사무적인 두 여성은 계속하여 전화를 받았으며 컴퓨터상으로 내용을 확인하는 듯 싶었다. 그리고는 건물 전체는 무전기처럼 보이는 전화기를 들고 보이지 않는 현장의 담당자들과 내용을 지시하고 상황을 파악하는 것이었다.    

  잠시후 내가 주문한 물건이 작은 운반용 손수레에 실려서 에리베이터를 통하여 통로로 들어 오는 것이 보였다. 모두 4 묶음이었는데 묵직하여 들어 올리기에 벅차 보였다.
  "차가 어디있습니까?"
  "밖에 세워 놓았습니다!"
  "그럼, 함께 가시지요!"
  위에서 승강기를 타고 내려온 젊은 사내는 내가 손수레를 잡고 끌려고 하자 만류하면서 차량이 서 있는 곳까지 운반을 해 주웠다.  

  나는 이 종이로 100권의 책을 프린트 할 것이다. 그렇지만 문제는 종이에 있는 것이 아니었다. 오전에는 겉지를 인쇄하는 비용으로 서울의 모 인쇄소에 185,000원을 보냈었다. 몇 일후에 내가 편집디자인한 겉장을 화물로 받아 볼 것이다. 그렇지만 프린트로 책을 만들겠다는 내 생각이 옳은 것인지는 판단이 서지 않는다. 다만, 최소한의 비용으로 소량 생산을 하겠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었다.  

생각 모음 )))))

  많은 종류의 책을 만들기 위한 준비이며 시작이었다.
  이렇게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들자면
  적은 비용으로 소량 생산을 하기 위해서라고 애써 변명을 한다.
  어짜피 자비 출판이라면 최소한 경비를 들여
  다 품종의 책을 만들어 가급적이면
  적자를 보전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내가 갖고 있는 돈으로 무턱대고 책을 만드는 데
  모든 재산을 다 바치지 않고
  최소의 경비를 들여서 약식의 출간을 하는 길만이
  내가 살아날 수 있다는 사실을
  언제부터인가 깨닫았던 것이다.  

  내 머리 속에는 한 생각에 사로잡히게 되었다.
  '시작은 미약했으나 점차 번창하리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