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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기(日記)

현재 내가 잘 보는 것 (2)

2009.01.12 22:59

文學 조회 수:5514


  엇그저께 밤에 보았던 황성 만화를 매가패스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았었는데 오늘 풍랑이라는 내용을 보다가 그만 거부 반응이 일어났다.
  청풍이라는 주인공과 설지하는 여자 주인공의 인물과 이름이 같아서 그럴까?
  내용의 스토리가 전에 보았던 것과 별반 달라진 게 없는 듯싶었다. 너무 단순한 줄거리였다. 

  무협지 소설책을 만화방에서 빌려다 보던 학창 시절이 떠오른다. 값싼 종이에 수첩과도 같은 크기로 인쇄된 것이 특색은 세로로 쓴 글씨였다. 책을 잡고 거꿀로 펼쳐서 주워서도 읽을 수 있을 정도로 길고 좁았으며 한 페이지의 분량은 사실 얼마되지 않았다. 마치 바람이 들은 빵과 솜사탕 같다고나 할까? 한 장을 읽는데 불과 1분도 걸리지 않았으므로 한 권을 읽는데도 시간적으로는 얼마되지 않았으므로 하룻밤에 12권의 내용을 모두 읽을 수도 있었다. 
  책의 분량은 그럴듯한 제목을 한 내용에 대부분 12권부터 20권도 되는 것이었다. 그런데 빌려보는 것은 권당 200원(얼마인지 모름, ?) 도 정도였다고 하면 꽤 많은 돈이었다. 초등학생의 용돈으로는...
 만화방에서 빌려볼 수 있었는데 무협지 소설을 읽기 시작하면 그날밤을 꼬박 새워야만 했었다. 내가 만화책과 무협지 소설을 놓고 어느 것을 더 좋아 했는지는 잘모르겠다. 그렇지만 한 번 빠져들면 말도 안되는 내용에 심취해들어간다. 
  하늘을 날고 장풍을 쏘고 남녀가 부등켜 안고 사랑을 나눈다. 독으로 상대를 죽이는 음침한 사내와 여자가 있었다. 주인공은 처음에는 한결같이 무공이 전혀 없었다. 우연곡절끝에 스승을 만나서 무공과 숨겨지고 사라졌던 검술의 비법을 전수받고 영웅으로 탄생하여 돌연 나타나서 많은 사람들과 함께 악인들을 물리친다. 그리고 그런 와중에 만난 여러 명의 여자들과 함께 승리를 끝낸 뒤에 홀연히 사라진다.
  어디로 간 것일까? 일부 다처제의 사회에서 주인공은 많은 여자들을 거느리게된다. 그것이 마치 행복이라도 되는 것처럼...   

  인터넷 만화에 심취해 있는 중에는 그래도 무협지의 내용이 그렇게 단순하고 천편인륜적이라고 생각지 않았었다. 그렇지만 책을 보면서 결국에는 깨닫게 된 것이 있었다. 무협지의 그림에 빠져 있던 내 모습이 어떻게보면 너무 천진무구하였었다고...

  소설을 쓰고저 뜻을 새운 내게 무협지와같이 단순하고 스토리의 전계가 마치 사람을 기만하는 것처럼 말도 안되는 허무맹랑한 것들이라고 깨닫게 한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었다. 그만큼 그림에 빠져서 모르고 있던 전체 구성의 전개만큼은 언제나 같았다. 악의 무리가 있고 선의 무리가 있었으며 언제나 승리는 선이었다. 위기에 빠졌다가 구사일생으로 빠져나오던가 여자를 등장시켜서 질펀한 사랑을 나누는 장면도 빠지지 않았다. 이때 여자의 육체는 나신으로 등장한다. 그래야만 독자가 흥미를 느낀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나는 점점 무협지 만화에 흥미를 잃고 있었다. 이제는 이런 허무맹랑한 내용에 현혹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내 의지가 새로이 정립되었다. 그리고 못다한 내 소설의 내용을 완성시키라고 충동질한다. 
  올 한 해,
  '한 권의 소설책이나 만들 수 있을까? 아니, 한 권이라도 만들기 위해서는 부지런해야만 할 것이다. 너무나 할 일이 많으니까? 이제, 무협지를 읽기보다 내 소설을 완성하는데 시간을 할애하자! 그렇게 생각이 나를 일으켜 세운다. 불경기로 인하여 너무도 절망했던 부담이 이제 조금 무뎌진 것일까? 그렇지만 올 해는 더 많은 일을 하고 더 많은 책을 만들라고 내 의지가 불타기 시작했다. 이제 새로운 결심을 시작할 때다. 그리고 목표를 세우고 매진하기 위해 나를 체찍질하리라!'
  나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문득 이렇게 무의미하게 시간을 보낼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무협지 만화에 심취해 있는 동안 나는 내 생각을 할 수 없었다. 그냥 시간을 낭비하는 것일뿐인데 무슨 보람이 있겠는가!

  태산처럼 할일이 쌓여 있는데 갈길은 멀고, 할 일은 많고, 시간은 없었다. (상투적이고 의례적인 말로 흔히 쓰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