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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기(日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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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산을 깍아 놓은 절개지에 100여개의 호박싹을 모종했지만 제대로 살아날 지는 미지수였다. 극심한 가뭄탓에 잎이 매말라서 타들어가고 있었고 절개지에 심어 놓은 것은 더욱더 몰골(?) 이 초라하여 살지 안살지는 미지수였다. 많이 심는다고 그것이 모두 번성하리라는 보장은 없었다. 야산의 깍아지른 절개지에 심은 대부분의 호박싹은 전멸한 것처럼 초라하였고 계속 매말라서 사그러들었으니까?
  산에 심은 호박 싹은 말라 비틀어 졌지만 집 뒤에 심은 호박 싹은 지난 가을에 단호박 썩은 단호박을 묻어 버린 곳인데 일찍 나와서 덩쿨이 많이 뻗고 호박 꽃도 피었다. 주위로 덩쿨을 뻗고 있는 이 호박 싹은 다른 것보다 크고 끊임없이 확장을 해 나가리라! 가을이 오기까지 많은 곳으로 가지를 뻗어 나가서 주렁주렁 열매를 맺을 것이다.
  여름은 식물에게 있어서 최고의 생산력을 높이는 최고의 기회였다. 이 기회의 시기를 놓치면 자라지 못하고 시들 것이며 허실한 상태에서 조금마한 상태에서 머물지만 빨리 뿌리를 내리고 충분한 영양분과 햇빛을 받아 자라나면 크고 틈실하게 자라기 시작하여 많은 열매와 씨앗을 생산할 수 있었다. 그렇게 자란 식물에서 많은 수확을 거둘 수 있었으므로 인위적으로 재배를 하는 사람에 따라서 식물은 다르게 성장하곤 하는데 그 방법을 크게 나누면 파종 시기, 땅에 주는 거름 그리고 햇빛을 받는 조건에 영향을 받았다. 그렇지만 그 모든 조건 중에 여름이라는 시기가 가장 중요한 조건이 되었다. 이 시기에 식물은 가장 왕성한 발육을 보이게 되고 줄기차게 성장을 한다. 식물의 잎에는 광합성 작용을 하여 성장하고 열매를 맺는데 필요한 많은 물질을 만들기 위해 마치 공장에서 생산을 하는 것처럼 줄기차게 합성 물질을 만들어 내게 된다. 여름이라는 시기에 식물이 보이는 최고의 성장 조건은 뜨거운 태양과 유관한 듯하다. 이 햇빛으로 넓은 잎에 내려 쪼이면 식물은 왕성하게 활동을 하는데 1년 생 식물의 경우에 그 놀라운 성장은 가히 폭발적이라고 표현할 정도였다. 하루가 다르게 성장을 하여 눈이 의심할 정도였으므로 문득 변모한 주의의 변모에 놀라울 따름이다.
  산에 자라나는 나무의 짙은 녹음은 어느듯 봄빛이 아니었다. 연녹색에서 짙은 암갈색으로 바뀌어서 배경이 벌써 여름임을 증명이라고 하는 것같다. 다만 내가 하는 일없이 나이가 먹고 한 해에 이룬 것이 없음에 서운해할 정도였다. 식물은 저렇게 한 해마다 여름을 맞이하여 왕성하게 자라는데 나는 한 일이 없는 무력함에 빠져 버린 듯한 착각이 드는 것도 여름이라는 이 특혜로 더욱 화려하게 성장하는 식물의 변화 때문이이기도 하리라!  

  요는 그런 것이 아니었다. 
  여름의 왕성한 시기에 재빨리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우는 것이 식물에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하는 점이었다. 이 시기에 뿌리를 내리지 못한 많은 식물이 매마르고 거친 땅에서 싹을 틔우다가 죽어가기도 했었다. 또한 식물은 여름을 맞이하여 왕성한 활동을 할 것이고 가을을 위해 열매를 맺기 위해 꽃을 피우고 있었다. 어느틈에 감나무는 연놁색의 잎을 틔우고 짙어진 녹색으로 완연히 번쩍거리는 빛깔로 변신을 하고 감나무 꽃에서 피어난 열매를 맺고 있다가 별처럼 땅바닥에 떨어트리기도 한다. 그만큼 성큼성큼 일어나는 무수한 식물의 왕성한 생산의욕에 나는 불현듯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가 깜짝깜짝 놀라곤 한다. 아무 할일도 없이 1년을 보낸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였다.

  가을이 오면 아내는 산으로 도토리를 줏으러 다닐 것이다. 도토리 묵과 도토리 수제비로 겨울을 장식할테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