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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서 산밭

군서 산밭에 쏟는 정성은 가히 경이적이다. 불과 1년 만에 많은 발전이 이룩하게 되는데 그것은 인간과 자연과의 싸움처럼…….

벌집을 퇴치했다.

2013.05.12 21:57

文學 조회 수:1158

2012년 9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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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이나 쏘였던 왕벌집을 오늘은 결국 퇴치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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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에 충북 옥천역 근처의 슈퍼마켓에서 벌레 잡는 스프레이 하나를 샀다.

  "벌레 잡는 뿌리는 스프레이를 두 개만 주세요!"

  "벌 때문에 찾는 분이 많네요! 그런데 두 개는 안돼고 한 개 분이군요!"

  나는 조그만 벌이 아닌 엄지 손가락만한 왕벌집을 밭에서 함께 동거하기 위해 무진장 노력을 했었다. 가급적이면 살인을 하지 않기 위해서였다. 그 결과 얼굴에 한 번, 엉덩이에 한 번 두번이나 쏘였는데 5일 정도를 통증으로 고생했으므로 화가 머리 끝까지 난 상태였다. 어쨌튼 밭을 일구기 위해서는 벌집까지 밭을 갈아야만 했다. 

  

    벌레를 잡는 스프레이 를 하나 들고 마침내 밭에 올라온 나는 이미 확인해 둔, 벌집을 향해 분사를 했다.

    스프레이가 뿌려지자 벌들이 쏱아져 나왔는데 모두 힘이 없었다. 아무래도 독성으로 신경이 마비되어 비틀거리는 것이 확연하다. 그렇지만 남아 있는 벌들을 잡기 위해 벌집에 여러 차례 뿌려 대었다.

 

 

  가끔씩 벌들이 집으로 찾아 날아들었는데 그 때마다 지켜 서 있다가 가까이 다가가서 약을 분사했더니 힘없이 떨어져 내리던가 달아났다. 주위의 높은 나무로 나무로 올라 앉은 뒤에는 몇 분 동안 비틀 거리다가 떨어지는 것도 보았다. 그렇지만 벌이 크기 때문에 약효가 나기 위해서는 몇 차례 몸에다 뿌리는 게 효과가 높았다. 

 

  한 시간 후에 벌은 모두 죽일 수 있었지만 이따금 집을 찾는 벌들이 잇었다. 그렇지만 상관하지 않고 벌집을 땄다.

  모두 4층으로 된 벌집이 거꾸로 매달려 있었지만 따 낸 뒤에는 나무 위에 세워서 놓을 수 밖에 없었다. 6각형의 벌집은 마치 종이 같이 얇은 껍질을 갖고 있었는데 그 안에는 깨알 같은 흰 알부터 손가락막한 애벌레까지 4층으로 된 방 안에 모두 검은 입을 꿈틀대며 살아서 움직이는 것이었다. 애벌래가 움직이는 모양을 보니 벌집을 따낸 뒤에는 조금 불쌍한 생각이 들었다.

 

모두 4층이나 바위 아래 매달려 있었지만 밖에서 보았을 때는 하얗게 보였을 뿐이었다.

그렇지만 벌집에는 벌꿀은 전혀 들어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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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집이 있던 바위틈. 그곳에 4층으로 허공에 매달려 있었다. 바닥에 벌이 떨어져 죽어 있지만 그것을 핸드폰으로 찍을 수가 없어서 조금은 안타깝다. 엄지 손가락만한 십여 마리의 왕벌이 아직도 살아 있는 것처럼 꿈틀대고는 있었지만 숨이 넘어가는 것처럼 가늘게 떨는 것이 조금 미안하긴 했지만 어쩔 수 없는 게 근처에만 가도 무섭게 달려 들곤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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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게에 지고 산을 내려와서 이웃에 사는 S.S 라는 사람에게 줬다.

그는 같은 동년배였는데 6개의 소주를 사다가 술을 담갔다.

  "허리 통증에 좋다는 데..."

  "술 담궈서 6개월 후에 먹지 뭐!"

  그렇게 내게 말했다.